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아부 심벨 대신전

아부 심벨 대신전(Abu Simbel  و سمبل)

 

누비아

아스완에서 수단 국경에 이르는 지역에는 매우 중요한 고고학 유적이 분포해 있다. 제1폭포 북쪽의 중요 전략 지점에 있는 아스완에서는 선사시대 이래로 누비아의 지속적인 지배를 위한 승리의 원정이 진행되었다. 이집트 남쪽에 있는 누비아는 금과 여러 광물, 상아, 그리고 값비싼 목재가 풍부한 지역이었다.

이집트 역사에서 각각의 영광스런 시대는 부분적이나마 누비아 점령과 관련이 있었다. 누비아는 이집트 왕국에 천연자원의 보고 역할을 했다. 파라오의 왕국은 ‘새로운 제국’ 시대에 공고하게 확립되었다.

기원전 1550년 무렵의 군사 원정 이후 누비아는 사실상의 식민지가 되었다. 총독의 통치를 받았고, 그 재정 및 상업으로 얻어지는 수입은 아스완으로 이전되었다. 새로운 제국(BC 1070년)이 붕괴된 후 이슬람의 승리 이전까지, 누비아는 그리스 로마시대와 초기 기독교 시대 동안 다시 번영기를 누렸다.

고대 아프리카 북동부에 있었던 지명으로, 이집트인이 이 지방의 흑인을 놉(Nob : 노예라는 뜻)이라고 부른 것이 ‘누비아인’으로 되어 누비아라는 지명이 생겼다고 한다. 남서쪽 코르도판 고원에 사는 부족이 누바(Nuba)라고 불리는 것도 같은 어원(語源)에서 온 것이다.

누비아의 유적은 나일 강 상류의 제1폭포에서 제4폭포에 이르는 하안지역(누비아)에 산재한다. 즉, 이 지방은 황금, 석재의 산지이며, 또 상아, 흑단, 진귀한 동물 등을 생산하는 아프리카 오지(奧地)로 통하는 길목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집트 국왕들은 때때로 원정하여 이곳을 영유하였다. 따라서 구석기시대부터 이슬람 침입까지의 각 시대의 신전, 성채, 비문, 분묘 등의 유적이 많다. 특히, 아부 심벨신전, 제벨 바르칼에 있는 신전군(群), 쿠르르와 누리에 있는 나파타 왕국의 피라미드군(群)은 중요하다.

 

람세스 2세의 아부심벨 신전(Abu Simbel)

오랫동안 모래더미 속에 묻혀 있다가 19세기 초반 발견되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아부심벨 신전은 1960년대 아스완 하이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하게 된다. 결국 유네스코가 주도하여 아부심벨 신전을 원래 위치보다 65m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 또한 세계적인 대공사였다. 세계 50여 개국 기술자들이 동원되어 4년에 걸쳐 작업을 했으며, 공사비가 4천2백만 달러에 달했다. 신전의 암벽에 1만 7천 개의 구멍을 뚫고, 무게 30톤의 1천여 개의 조각으로 잘라서 옮긴 뒤 재조립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집트인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는 인간이 만든 ‘신의 기적’인지도 모를 일이다.

 

수몰 직전의 아부심벨 신전

 

1965년 유네스코의 누비아 유적 보호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아부심벨 신전 이동작업

 

아부심벨 신전의 원래 있던(옮기지 않았더라면 수몰되는)위치와 원래 위치보다 65m 높은 곳으로 이동한 현재 위치를 보여주는 모델 (아스완박물관)

 

1819년 아부심벨 신전. Francois Gau 작

람세스 2세 이전부터 이곳은 하토르(Hathor) 신의 신성한 영역이었고, 람세스 2세는 이 사원을 태양신 아몬 라와 라 호라크테(Ra-Horakhte), 프타신(Ptah)에게 바쳤다. 수단 국경 근처 먼 이집트 남쪽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이 사원은 1813년 재발견될 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1817년 이집트 학자 지오바니 바티스타 벨초니가 이곳을 처음으로 탐험하였다. 아부 심벨 신전은 람세스 2세가 오늘날 아부 심벨이라고 알려진 누비아 지방의 아스완 남쪽 나일 서안에 천연 사암층을 뚫어서 건립한 것으로, 대신전과 소신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신전은 겉으로는 아몬라, 하르마키스, 프카 등의 신에게 바쳐졌으나 실제로는 당시 강력한 왕권을 휘두르던 람세스 2세를 찬양하기 위해 세워졌다. 람세스 2세는 왕좌에 머무르는 동안 7개의 신전을 건축하였는데 대신전은 그중 가장 인상적인 신전으로 꼽힌다.

 

아부심벨의 대신전과 소신전

 

아부 심벨 대신전(Abu Simbel  و سمبل)

 

발견 당시 모습 David Roberts, 1838

 

4개의 람세스상이 있는 대신전 정면

4개의 상중 입구 왼쪽의 것이 훼손되었지만 나머지 3개의 상은 보존상태가 좋은 편이다.

신전 출입문 위에는 매의 머리를 한 여신 라 하크트의 상을 조각했다.

기원전 13세기에 거대한 암벽을 깎아 만든 대신전은 정면 높이 32m, 너비 38m, 안쪽 길이 63m이며 입구에 높이 22m의, 상이집트와 하이집트의 이중 왕관을 쓰고 신의 상징인 수염을 단 신과 동격이 된 파라오의 모습을 한 람세스 2세의 상(像) 4개가 있다. 8개의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열주실에는 람세스 2세의 각종 전투 장면을 그린 부조가 새겨져 있다. 가장 안쪽 지성소(至聖所, most holy place,성막의 가장 안쪽에 있으며 대제사장만이 들어갈 수 있는 방)에는 프타(Ptah), 하로라크티(Ra-Horakhty), 아몬 라(Amon La)와 나란히 신격화된 람세스 2세의 상이 놓여 있다.

제1실에는 람세스 2세를 오시리스 신을 본떠 만든 8체의 상과 6면의 넓은 전쟁화(戰爭畵)와 명문(銘文)이 있다. 제2실과 제3실의 벽화는 종교의식(宗敎儀式)에 관한 것이고 제4실에는 4개의 신상(神像 : 라크티, 아몬 레, 프타하, 람세스)이 있다. 암벽 안을 60m 정도 파고 들어간 성소(聖所) 안에는 해마다 2월 20경, 10월 20일경이면 햇빛이 들어와 20여 분간 신상들을 비치다 사라진다. 다만 죽음의 신 프타하만은 그때도 어둠 속에 있다. 이 날짜의 의미에 대한 정설은 아직 없다.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신전 안쪽 네 신의 신상이 놓인 곳으로 태양 빛이 가 닿도록 치밀하게 설계할 수 있었던 것은 고대 이집트의 천문학 지식과 건축 기술 덕분이다.

 

가장 왼쪽의 람세스상 상체 부분. 팔 쪽에 상형문자가 새겨져 있다.

 

대신전 람세스 좌상 다리에 적힌 흔적

 

좌상들의 다리 사이에는 람세스 2세의 가족, 즉 아내 Nefertari, 어머니와 아들 Amen-hir-khopshef 상들이 부조되어 있다.

 

 신전 입구 윗쪽에 조각된 태양의 신 라 하라크티(Ra-Harakhty)

 

람세스 2세 대신전 외부의 조각

두 신전은 원래의 모습대로 다시 조립되었고 주변에는 인공 산지도 조성되었다. 돌의 이음 부분은 고고학자들이 세밀하게 접합하여 식별이 어려우나, 신전 안으로 들어가면 어느 부분에서 이어졌는지 알 수 있다. 또 신전 내의 둥근 인공 천장에 들어가 보면, 이전 공사 당시의 단계별 작업 현장 사진을 관람할 수 있다.

 

람세스상의 상형문자(Hieroglyphs)

 

외벽의 조각. 아마도 누비안족 노동자이거나 노예로 추정

 

신전 내부의 벽화

 

출입구의 8개의 오시리스(Osiris) 신상

출입문을 들어가면 길이 65m에 달하는 긴 인공 동굴이 나타난다. 좌우로 8개의 오시리스 신상을 모신 복도를 지나면 신전의 가장 은밀하고 깊은 방인 지성소에 도달하게 된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가장 위대한 신은 태양신 라와 나일강의 신 오시리스였다.

파라오는 지상에서 태양신 '라'를 대신하는 존재였다. 2월 20일과 10월 20일, 1년에 두 차례 햇빛이 비친다. '신의 거울'에선 이 현상에 의미를 부여한다. 동굴의 가장 안쪽에 람세스 2세와 세 명의 신이 앉아 있다.

 

 

오시리스(Osiris) 기둥

지하세계와 풍요의 신인 오시리스는 이집트의 신 가운데 최고의 신이다. 형의 권력을 시샘했던 동생 세트(악의 신)에 의해 살해를 당하고 몸이 갈기갈기 찢겨 이집트 각지에 버려졌으나, 아내이자 동생인 이시스가 몸을 주워 모아 미라로 만들어 부활시켰다. 미라의 상징으로 손을 가슴에 포개고 있다.

거대한 석주들이 늘어서 있는 큰 홀로 통하는 중앙 입구를 들어가면 왕의 오시리스 상과 접하게 된다. 안으로 들어가면 제1실에는 오시리스 신의 모습을 차용한 약 10m 높이의 람세스 2세 입상 8개를 시작으로 그의 치세 혹은 그가 승리한 전쟁 등을 다룬 각종 조각, 부조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발견 당시 신전 내부 그림 (David Roberts, 1838) 발굴 당시 신전은 거의 모래에 뒤덮여 있었다.

 

발견 당시 지성소 모습 David Roberts, 1838

 

신전의 지성소

암벽 안을 60m 정도 파고 들어간 성소(聖所) 안에는 가장 안쪽 지성소(至聖所, 신전의 가장 안쪽에 있으며 대제사장만이 들어갈 수 있는 방)에는 프타(Ptah), 라 호라크티(Ra-Horakhty), 아몬 라(Amon La)와 나란히 신격화된 람세스 2세 상이 놓여 있다

 

신전의 창고 내부 역시 상형문자들이 빼곡히 새겨져 있다

 

시리아의 카디슈에 있어서 히타이트 연합군과의 전투(BC 1300년경) 부조, 전차 위에서 활을 쏘며 적과 전투를 벌이는 람세스 2세

 

이집트의 여러 신들과 함께 있는 람세스 2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