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亭月夜送別 강변 정자에서 달밤에 이별하며
1
江送巴南水 강은 파산 남쪽 물 흘러 보내고
山橫塞北雲 산에는 변방 북쪽 구름 빗기어 있다.
津亭秋夜月 나룻가 정자의 가을 달이여
誰見泣離群 누가 울면서 이별함을 볼 수 있을까.
2
亂煙籠碧砌 여기저기 안개는 푸른 섬돌 감싸고
飛月向南端 나는 듯 흐르는 달은 남쪽으로 향한다.
寂寂離亭掩 적적한 이별의 정자는 닫혀 있고
江山此夜寒 이러한 밤은 강과 산이 차기만 하다.
郊園卽事 교외의 동산에서
烟霞春旦賞 안개와 노을은 봄날 아침에 감상하고
松竹故年心 송죽은 옛날의 마음을 생각하게 하네.
斷山疑畵障 끊긴 산은 획을 그어서 막은 듯 하고
懸溜瀉鳴琴 허공에 걸린 급류는 거문고 소리를 내며 쏟아지네.
草遍南亭合 풀이 두루 퍼졌다가 남쪽 정자에서 합쳐지고
花開北院深 꽃이 피니 북쪽 정원이 깊구나.
閑居饒酒賦 한가히 살며 여유롭게 술 마시고 시 지으니
隨興欲抽簪 흥을 따라 관직을 그만두고 싶구나.
郊興 교외의 흥취
空園歌獨酌 텅 빈 동산에 노래하며 홀로 술 마시고
春日賦閑居 봄날의 한가로움을 노래하네.
澤蘭侵小徑 등골나무가 오솔길로 침범하고
河柳覆長渠 강가의 버들은 긴 도랑을 뒤덮었네.
雨去花光濕 비가 그치니 꽃빛이 젖고
風歸葉影疏 바람 그치니 잎사귀 성기네.
山人不惜醉 산인은 취하기 애석치 않지만
唯畏綠尊虛 오직 푸른 술잔이 비는 것을 걱정하네.
九日
九日重陽節 구일 중양절
開門有菊花 문을 여니 국화가 피었구나.
不知來送酒 술은 누가 보냈을까
若個是陶家 아마 도씨네 집에서 온 게 아닐까.
九日懷封元寂
九月郊原望 구월에 교외로 나가 바라보니
平野遍霜威 평야엔 두루 서리가 위엄을 부리네.
蘭氣添新酌 난 향기가 새 술잔에 더하고
花香染別衣 꽃향기는 특별한 옷을 물들이네.
九秋良會少 구월 가을철은 좋은 모임은 적고
千里敵人稀 천 리에 적을 만든 사람은 드무네.
今日龍山外 오늘 용산 밖으로 나오니
當憶雁書舊 친구의 편지가 그립네.
羈春 객지의 봄
客心千里倦 나그네 천 리 길에 지쳐 가는데
春事一朝歸 봄은 하루아침에 돌아가려하네.
還傷北園裏 북원 안에서 더욱 마음 상하니
重見落花飛 다시 낙화가 날리는 것을 보네.
對酒春園作 봄 동산에 술을 놓고 시를 짓다
投簪下山閣 벼슬을 그만두고 산각(山閣)으로 내려와
携酒對河梁 술을 들고 강가의 다리에서 이별하네.
狹水牽長鏡 좁은 강은 길고 긴 거울을 안고 있는 듯
高花送斷香 높은 곳의 꽃은 끊어진 향기를 전해오네.
繁鶯歌似曲 번거로운 앵무새는 가곡처럼 노래하고
疏蝶舞成行 드문드문한 나비는 줄을 지어 춤추네.
自然催一醉 자연히 술에 취하도록 재촉하니
非但閱年光 비단 세월을 깨달아서만은 아니라네.
滕王閣
滕王高閣臨江渚 등왕이 세운 높은 누각은 장강 기슭에 서 있으되
佩玉鳴鸞罷歌舞 패옥소리와 말방울 소리에 가무는 사라졌도다.
畵棟朝飛南浦雲 아침에 채색된 기둥에 남포의 구름이 날고
珠簾暮捲西山雨 저녁엔 주렴 걷고 서산의 비를 바라본다.
閑雲潭影日悠悠 한가로이 떠가는 구름과 연못의 짙은 물빛은 아득한데
物換星移幾度秋 만물은 바뀌고 별 운행한지 몇 해나 지났던가.
閣中帝子今何在 누각의 황태자는 지금 어디 계시는지
檻外長江空自流 난간밖엔 장강만 부질없이 흐른다.
滕王閣序
南昌故郡 옛 남창군이었던 이곳은
洪都新俯 새로이 홍도가 되었다.
星分翼軫 별자리로는 익(翼), 진(軫)에 해당하는 땅으로
地接衡廬 서쪽으로는 형산에 접해 있고, 북쪽으로는 여산에 접해 있다.
襟三江而帶五湖 세 강이 옷깃처럼 두르고 다섯 호수가 띠처럼 둘러져 있다.
控蠻荊而引甌越 이곳은 형만을 누르고 구월을 끌어당기는 위치이기도 하다.
物華天寶 이곳 물산의 정화는 하늘이 내린 보배이니
龍光射牛斗之墟 용천검의 광채가 견우성과 북두성 사이를 쏘았고,
人傑地靈 인물 걸출하고, 땅은 영기가 있어
徐孺下陳蕃之榻 서유는 태수인 진번(陳蕃)이 걸상을 내려주며 맞아들였다.
雄州霧列 경치 좋은 주와 군이 안개처럼 즐비하고
俊彩星馳 문채가 뛰어난 인물들이 밤하늘의 뭇 별처럼 찬란하게 활약하니
臺隍枕夷夏之交 누대와 성 밑의 못은 초나라와 중화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데,
賓主盡東南之美 등왕각에 모인 많은 빈객과 주인은 동남의 훌륭한 인물들이다.
都督閻公之雅望 도독 염공의 고상한 아망(雅望)을 갖추어
棨戟遙臨 계극(棨戟)을 앞세우고 멀리서 부임해왔다.
宇文新州之懿範 우문(宇文)은 신임 태수로 부임하던 중에
幨帷暫駐 이곳에서 수레를 멈추었다.
十旬休暇 마침 십순(十旬)의 휴가날이라
勝友如雲 훌륭한 벗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千里逢迎 천 리 먼 곳의 사람들도 맞아들이니
高朋滿座 인품이 높은 친구들이 자리에 가득했다.
騰蛟起鳳 솟아오르는 교룡같고 날아오르는 봉황새 같은 친구들은
孟學士之詞宗 맹학사는 문장의 대가이고
紫電淸霜 자주빛 번개 같고 차가운 서릿발 같은 지조를 갖춘 인물들은
王將軍之武庫 왕장군의 무기고처럼 유능하다.
家君作宰 우리 아버님이 현령이 되시니
路出名區 가시는 길에 유명한 이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童子何知 어린 제가 무엇을 알아서
躬逢勝餞 이 훌륭한 잔치를 만났겠습니까?
時維九月 때는 구월
序屬三秋 계절은 가을이었다.
潦水盡而寒潭淸 길에 고인 빗물은 다 말라버리고 차가운 못물은 맑고
煙光凝而暮山紫 안개는 엉기고 저문 산은 자색으로 빛나는지라
儼驂騑於上路 길가에 말 네필을 위엄있게 치장하여
訪風景於崇阿 높은 산으로 풍광을 찾아간다.
臨帝子之長洲 제자의 땅 장주에 임하니
得仙人之舊館 선인의 옛 관저가 있었다.
層巒聳翠 중첩한 산봉우리들은 비취빛을 띠고 솟아있고
上出重霄 위로 솟아올라 높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飛閣流丹 나는 듯한 누각에 단청빛이 흐르고
下臨無地 아래를 보니 땅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었다.
鶴汀鳧渚 학이 노는 물가와 오리가 노니는 물가는
窮嶋嶼之縈廻 섬을 둘러 끝없이 이어져 있고
桂殿蘭宮 계수나무 궁전과 목란 궁궐이
列岡巒之體勢 언덕과 산봉우리의 형세를 따라 줄지어 있다.
披綉綉闥 채색한 작은 문을 열고
俯雕甍 조각한 용마루 얹은 누각을 굽어보니
山原曠其盈視 산과 들은 광활하여 그것이 시야에 가득하고
川澤盱其駭矚 시내와 못은 광대하여 보는 이의 눈을 놀라게 한다.
閭閻撲地 촌락이 땅에 늘어서 있어
鍾鳴鼎食之家 종을 울려 모으고 솥을 걸어놓고 식사하는 큰 집안도 있다.
舸艦迷津 큰 배와 전함들이 나루터에서 왔다 갔다 하니
靑雀黃龍之舳 청작과 황용을 그린 뱃고물이 보인다.
虹銷雨霽 무지개 사라지고 비도 개니
彩徹雲衢 햇살이 구름 사이에서 드러난다.
落霞與孤騖齊飛 저녁노을은 짝 잃은 기러기와 나란히 날고
秋水共長天一色 가을 물빛은 높은 하늘과 같은 색이다.
魚舟唱晩 고기잡이배에서 저녁에 노래 부르니
響窮彭蠡之濱 그 울림이 팽려(彭蠡)의 물가까지 들려오고
鴈陣驚寒 기러기 떼 추위에 놀라
聲斷衡陽之浦 그 소리가 형양의 포구까지 멀어진다.
遙吟俯暢 아득히 읊조리며 구부리며 펴고 하니
逸興遄飛 편안한 흥취가 재빨리 날 듯이 일어난다.
爽籟發而淸風生 상쾌한 소리 들려오니 맑은 바람 일고
纖歌凝而白雲遏 고운 노랫소리 엉기어 흰 구름까지 닿는다.
睢園綠竹 휴원의 푸른 대나무
氣凌彭澤之樽 그 기상은 팽택령 도연명의 술잔을 능가하고
鄴水朱華 업수가의 붉은 꽃은
光照臨川之筆 그 빛 임천지필(臨川之筆) 비춘다.
四美具 오늘 이 자리가 네 가지 아름다움을 다 갖추고
二難幷 두 가지 어려운 것도 함께 갖추었으니
窮睇眄於中天 하늘 중천까지 눈길 다 주고
極娛遊於暇日 한가한 날에 마음껏 즐겨 논다.
天高地逈 하늘은 높고 땅은 아득하니
覺宇宙之無窮 우주가 무궁광대함을 깨닭았도다.
興盡悲來 흥이 다하면 슬픔이 오니
識盈虛之有數 차고 비는 것에는 정해진 운명이 있다는 것 알았도다.
望長安於日下 멀리 태양아래 있는 장안을 바라보며
指吳會於雲間 구름 사이에 있는 오군과 회계군을 가리켜본다.
地勢極而南溟深 지세가 다하니 남쪽 바다가 깊고
天柱高而北辰遠 하늘기둥은 높고 북극성은 멀리도 하다.
關山難越 관산은 넘기가 어려우니
誰悲失路之人 누가 길 잃은 사람을 슬퍼해 주리오.
萍水相逢 부평초와 물이 만났으니
盡是他鄕之客 이들 모두가 타향의 길손이로다.
懷帝閽而不見 제왕의 궁문을 그리워해도 보이지 않으니
奉宣室以何年 어느 해라야 선실에서 봉명할까?
嗚呼 아아
時運不齊 시운이 고르지 못하고
命途多舛 운명은 어긋나는 일이 많구나.
馮唐易老 풍당(馮唐)은 등용되기 전에 늙기 쉬웠고
李廣難封 이광(李廣)은 공적이 있어도 봉해지기 어려웠다.
屈賈誼於長沙 굴원(屈原)과 가의(賈誼)가 장사(長沙)에 지내야 했음은
非無聖主 성군이 없었음이 아니도다.
竄梁鴻於海曲 양홍의 바닷가에서 숨어 산 것은
豈乏明時 어찌 밝은 시대가 부족한 것이겠는가?
所賴君子安貧 내가 믿는 바, 군자는 가난을 편안히 여기고
達人知命 달인은 자기의 천명을 안다.
老當益壯 늙어질수록 더욱 강해진다면
寧知白首之心 어찌 노인의 마음을 알겠는가?
窮且益堅 가난할수록 더욱 굳세어진다면
不墮靑雲之志 청운의 뜻을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다.
酌貪泉而覺爽 탐천의 물을 마셔도 상쾌함을 느끼고
處涸轍以猶懽 곤궁함에 처해도 오히려 기쁠 것이다.
北海雖賖 북해가 비록 아득하여도
扶搖可接 회오리바람을 타면 닿을 수 있을 것이다.
東隅已逝 젊은 시절은 이미 지나갔지만
桑楡非晩 노년기는 아직 아니도다.
孟嘗高潔 맹상(孟嘗)은 성품이 고결하나
空懷報國之心 공연히 나라에 보답할 마음만 가졌고
阮籍猖狂 완적(阮籍)은 미친 듯이 행동하였으니
豈效窮途之哭 어찌 길 끝난 시골에서의 통곡을 본받겠는가?
勃 나 왕발은
三尺微命 삼척의 미천한 사람으로
一介書生 일개 서생에 지나지 않는지라.
無路請纓 벼슬을 청할 길 하나 없으니
等終軍之弱冠 종군의 약관 때의 일을 기다렸다.
有懷投筆 붓을 던질까 생각해 보았으니
慕宗慤之長風 종각의 장풍을 부러워도 했다.
舍簪笏於百齡 백 살이 될 때까지 벼슬할 생각 버리고
奉晨昏於萬里 만 리 먼 곳에 계신 부모님 안부를 받들리라.
非謝家之寶樹 나는 사씨 집안에서 받드는 보배로운 나무는 아니지만
接孟氏之芳隣 맹자처럼 좋은 이웃은 만나리라.
他日趨庭 훗날 뜰을 종종걸음으로 지날 때
叨陪鯉對 공자의 아들이 배운 것처럼 나도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으리라.
今晨捧袂 오늘 소매를 받쳐 들고
喜托龍門 용문에 기탁하니 기쁘도다.
楊意不逢 양운(楊惲)을 만나지 못하여
撫凌雲而自惜 능운부를 어루만지며 스스로 애석해한다.
鍾期旣遇 종자기는 이미 만났으니
奏流水以何慙 흐르는 강물을 연주하여 무엇이 부끄러운가?
嗚呼 아아,
勝地不常 명승지는 항상 있지 않고
盛筵難再 성대한 잔치는 다시 맞기 어렵나니
蘭亭已矣 난정은 이미 버려졌고
梓澤丘墟 재택은 폐허가 되었도다.
臨別贈言 이별에 임하여 말씀을 올림은
幸承恩於偉餞 다행히 큰 잔치에 은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登高作賦 높은 곳에 올라 부(賦)를 짓는 것
是所望於群公 이것이 여러 공들에게 바라는 바이니
敢竭鄙誠 감히 저의 보잘 것 없는 정성을 다하여
恭疎短引 공손히 짧게 지으니
一言均賦 한 마디 부(賦)를 고루어
四韻俱成 4운(四韻)으로 함께 완성하였다.
滕王高閣臨江渚 등왕각 높은 누각 강가에 있는데
佩玉鳴鑾罷歌舞 패옥 소리, 방울 소리 노래와 춤도 끝났구나.
畵棟朝飛南浦雲 화려한 누각 기둥에 아침에 날아오른 것은 남포의 구름
朱簾暮捲西山雨 붉은 발 저녁에 걷히니 서산에 내리는 비
閑雲潭影日悠悠 한가한 구름 못에 비치고 해 아득하니
物換星移度幾秋 해 바뀌고 별 지니 몇 해가 지났는가?
閣中帝子今何在 누각 안 왕자는 지금 어느 곳에 있는가?
檻外長江空自流 난간 밖 긴 강물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別薛華 / 重別薛華
送送多窮路 퍽이나 험한 길로 그대를 보내고 나서
遑遑獨問津 허둥지둥 홀로 나루에 가서 물어 보노라.
悲涼千里道 슬픈 천 리길에 애끓는 사람 마음이나
淒斷百年身 기껏 백년신 슬픔으로 애간장 끊어지는 듯.
心事同漂泊 마음은 일과 떠돌기를 함께 하니
生涯共苦辛 평생토록 고생만 하는구나.
無論去與住 가고 머무는 것 따위야 논하지 말게나
俱是夢中人 모두가 꿈속의 사람이니.
別人. 2
江上風煙積 강에는 바람에 안개 날리고
山幽雲霧多 깊은 산엔 운무가 짙다.
送君南浦外 그대를 남포에서 송별하나니
還望將如何 다시 만날 그날을 어찌 기다리나.
別人. 4
霜華淨天末 서리꽃은 하늘가에 해맑고
霧色籠江際 안개 빛은 강가에 자욱하다.
客子常畏人 나그네는 늘 사람을 두려워하면서도
胡爲久留滯 어찌 그토록 오래 머물러 있는가.
普安建陰題壁
江漢深無極 양자강과 한수는 깊고 넓어 끝이 없고
梁岷不可攀 양산과 민산은 잡고 올라갈 수가 없구나.
山川雲霧裏 산천은 자욱한 구름과 안개 속에 있어
遊子幾何還 떠도는 사람은 어느 때나 돌아오려나.
山扉夜坐
抱琴開野室 거문고 안고 거친 방을 나와
携酒對情人 술을 가지고 정든 사람과 마주하네.
林塘花月下 숲과 연못가에 꽃이 핀 달밤 아래라
別似一家春 한 집안의 봄날과 아주 닮았네.
山中
長江悲已滯 장강도 슬픔에 잘 흐르지 못하는데
萬里念將歸 만 리 먼 땅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노라.
況屬高風晩 하물며 가을바람 부는 이 저녁
山山黃葉飛 산마다 누런 나뭇잎 날리고 있구나.
山亭夜宴 산정에서 밤에 하는 연회
桂宇幽襟積 계수나무 집에 그윽한 회포가 쌓여
山亭凉夜永 산정에서의 서늘한 밤은 길었도다.
森沈夜徑寒 숲은 잠기고 밤길도 차가운데
肅穆巖扉靜 엄숙한 바위문은 조용히 지키도다.
竹晦南柯色 대숲 쪽 어둡고 남쪽 가지 고운데
荷飜北潭影 연꽃은 북쪽 못에 그림자 번뜩이네.
淸興殊未歸 맑은 흥에 아직 돌아가지 않았는데
林端照初景 숲풀 끝에 아침 햇살이 비추이네.
聖泉宴
披襟乘石蹬 가슴을 풀어헤치고 바윗길을 오르며
列籍俯春泉 장부를 늘어놓고 봄 샘을 굽어보네.
蘭氣熏山酌 난향이 산에서 마시는 술잔을 물들이고
松聲韻野弦 솔바람소리는 들판에서 뜯는 거문고 연주를 더욱 운치있게 하네.
影飄垂葉外 그림자는 퍼져 잎사귀 밖으로 드리우고
香度落花前 향기는 낙화 앞으로 옮겨가네.
興洽林塘晩 저녁에 숲과 연못에 흥이 넘쳐나고
重岩起夕烟 겹겹이 쌓인 바위로 저녁 안개가 일어나네.
送杜小府之任蜀州
城闕輔三秦 3진(三秦)이 둘러싸고 있는 장안성궐에서
風煙望五津 바람과 안개 아득한 오진(五津)을 바라본다.
與君離別意 그대와 이별하는 이 마음 각별함은
同是宦遊人 나 또한 벼슬살이로 떠돌기 때문일 터
海內存知己 세상에 자기를 알아주는 친구만 있다면
天涯若比隣 하늘 끝에 있어도 이웃과 같으리.
無爲在岐路 헤어지는 갈림길에서
兒女共沾巾 아녀자처럼 눈물로 수건을 적시지는 마세나.
三秦 - 섬서성 일대. 항우가 진을 멸하고 이곳에 雍. 塞. 翟의 삼국으로 분산시킴
始平晩息 始平의 저녁 휴식
觀闕長安近 대궐이 보이니 장안이 가까운데
江山蜀道賖 강과 산으로 막혀 촉으로 가는 길 멀기만 하네.
客行朝復夕 나그네 길 조석으로 반복되어도
無處是鄕家 고향 집만 한 곳이 없구나.
臨江
1
汎汎東流水 두둥실 동으로 흘러가는 강물
飛飛北上塵 자욱이 북방으로 피어오르는 먼지바람.
歸驂將別棹 뭍으로 돌아가는 인마(人馬) 그리고 이별의 뱃노래
俱是倦遊人 모두가 지친 나그네일 뿐인걸.
2
去驂嘶別路 달려가는 말은 이별 길에서 크게 울고
歸棹隱寒洲 귀향 배는 싸늘한 모래 벌에 정박했구나.
江皐木葉下 강변에 나뭇잎은 바람에 떨어지고
應想故城秋 고향의 가을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 진다.
林泉獨飮 은거하는 곳에서 홀로 마시며
丘壑經涂賞 언덕과 골짜기 가는 길에서 감상하고
花柳遇時春 꽃과 버드나무는 때를 만나니 봄이로구나.
相逢今不醉 서로 만났지만 지금은 술에 취하지 않으니
物色自輕人 봄경치로 인해 우정이 자연히 가벼워졌기 때문이라네.
贈李十四 이씨 집 열 네 째 아들에게 주다)\
亂竹開三徑 어지러운 대숲에 길이 셋
飛花滿四隣 날리는 꽃잎은 사방에 차네.
從來楊子宅 종래부터 양씨 집에는
別有尙玄人 따로 도교의 도인이 산다네.
蜀中九日
九月九日望鄕臺 촉나라 땅에서의 중양절 망향대에 올라
他席他鄕送客杯 다른 자리 다른 나라에서 술잔 들어 나그네 보내네.
人情已厭南中苦 사람마음은 이미 남쪽 지방에서의 고생에 싫증났는데
鴻雁那從北地來 기러기는 어찌하여 북녘 땅에서 날아오는가?
蜀 - 지금의 사천성 지역
秋江送別
早是他鄕値早秋 이른 타향살이에 벌써 가을을 맞이하니
江亭明月帶江流 강정(江亭)의 밝은 달은 강물 따라 흐르네.
已覺逝川傷別念 흐르는 물에 이별의 상흔 느껴지는데
複看津樹隱離舟 다시 보니 나루터 나무가 떠나는 배를 가리네.
春園
山泉兩處晩 산과 물 두 곳엔 해질녘
花柳一園春 꽃과 버드나무 가득한 동산의 봄.
還持千日醉 천 일 동안 취해서
共作百年人 백 년을 함께 사는 사람이 되세나.
春日還郊 봄날 교외로 나와
閑情兼嘿語 한가한 마음에 말은 묵묵
携杖赴岩泉 지팡이 짚고 바위샘으로 갔네.
草綠萦新帶 초록이 새 허리띠처럼 엉켰고
楡青綴古錢 느릅나무 푸른 싹은 옛 동전처럼 맺혔네.
魚床侵岸水 강바닥은 강언덕을 침식하고
鳥路入山烟 새만 다니는 길은 안개 묻힌 산속으로 이어지네.
還題平子賦 돌아와 장형의 귀전부(歸田賦)를 흉내 내어 지으니
花樹滿春田 꽃과 나무가 봄밭에 가득하네.
春莊 봄의 동산에서
山中蘭葉徑 산 속 난잎이 흐드러진 오솔길
城外桃李園 성 밖엔 복숭아며 오얏꽃이 피어있는 동산.
豈知人事靜 세상살이가 이렇듯 조용함을 어찌 알리요
不覺鳥聲喧 새들의 울음도 느끼지 못하네.
他鄕叙興 타향에서 흥취를 풀어냄
綴葉歸烟晩 잎사귀를 장식하는 안개 낀 저녁 무렵
乘花落照春 꽃을 틈타 해가 떨어지는 봄날.
邊城琴酒處 변성(邊城)은 거문고를 타고 술 마시는 곳
俱是越鄕人 짝한 사람은 월(越)땅이 고향 사람.
懷仙歌 신선을 그리는 노래
一鶴東飛過滄海 학 한 마리 동으로 날아 창해로 건너가서
放心散漫知何在 제멋대로 너울너울, 어디에 있는고.
仙人浩歌望我來 선인들이 호탕한 노래로 나 오길 기다리니
應攀玉樹長相待 응당 옥수에 올라가 장 함께 하리라.
堯舜之事不足驚 요순의 일인들 놀랄 게 못되는데
自餘囂囂直可輕 나머지 왁자한 소리일랑 부질없도다.
巨鰲莫戴三山去 큰 자라야, 삼산(三山)을 떠메고 가지 마라
我欲蓬萊頂上行 나 봉래산 꼭대기에 올라 보련다.
滄海 - 신선의 섬 창해도
玉樹 - 신선세계에 있는 신비로운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