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邊
西風忽報雁雙雙 서풍에 홀연히 쌍쌍이 기러기 날고
人世心形兩自降 인간 세상에 몸도 마음도 내려 앉는다.
不爲魚腸有眞訣 물고기 배 속에 진리가 있는 게 아니라면
誰能夜夜立淸江 누가 능히 밤마다 청강가에 설 수 있으리.
江月樓 간양현의 강월루
秋風彷彿吳江冷 가을바람 오강 같이 서늘하고
鷗鷺參差夕陽影 석양의 그늘 속엔 갈매기며 해오라기 들쭉날쭉.
垂虹納納臥譙門 드리운 무지개 둥글게 성문에 걸려 아름답고
雉堞耽耽俯漁艇 성마루서 굽어보니 고기잡이 거룻배 몇 隻.
陽安小兒拍手笑 양안의 아이들 손뼉 치고 깔깔대며
使君幻出江南景 사군이 요술로 강남의 경치 만들었다네.
陽安 - 사천성 간양현
使君 - 주(州)의 장관
江亭餞別
綠沼紅泥物象幽 녹소와 홍니에 물상은 그윽하고
范汪兼倅李幷州 범왕과 병주의 이씨를 전별하네.
離亭急管四更後 사경 후 이정의 음악소리 멈추고
不見公車心獨愁 그대 마차 보이지 않자 내 마음 홀로 울적해진다오.
斛石山書事 곡석산의 느낌
王家山水畫圖中 왕가 산수화 그림 보고는
意思都盧粉墨容 모두 상상해서 그린 줄 알았네.
今日忽登虛境望 오늘 문득 전망 넓은 곳에 와 바라보니
步搖冠翠一千峰 보요관취 일 천 봉오리 실사가 틀림없네.
步搖冠翠 - 곡석산 산봉
九日遇雨 중양절에 비를 만나다
1
萬里驚飆朔氣深 멀리서 무서운 폭풍이 찬 기운과 함께 몰아닥치니
江城蕭索晝陰陰 강성은 소슬하고 낮도 어둑어둑하다.
誰憐不得登山去 불쌍히도 누구도 山에 올라 국화주 마실 수 없으니
可惜寒芳色似金 가련하다 추위 속에 떨고 있는 금색의 향기로운 국화여.
2
茱萸秋節佳氣阻 산수유 머리에 꽂는 가절은 막히고
金菊寒花滿院香 향기로운 금국은 외롭게 뜰에 가득하다.
神女欲來知有意 신녀가 국화를 보러오는 뜻을 알리려는지
先令雲雨暗池塘 먼저 운우가 지당을 어둡게 하나 보다.
神女 - 송옥의 신녀부에 나온는 여신
金燈花 금잔화
闌邊不見蘘蘘葉 난간가의 풍성한 잎은 보이지 않고
砌下惟翻艷艷叢 섬돌 아래 오직 꽃만 곱디곱게 피어있네.
細視欲將何物比 자세히 보니 무엇으로 이 아름다움 비교될까
曉霞初疊赤城宮 적성궁(仙宮)의 아름다운 아침 놀 같이 곱게도 피었네.
寄舊詩與元微之 예전 시편들을 원미지에게 보내며
詩篇調態人皆有 시편의 모양새야 누구에나 있지마는
細膩風光我獨知 촉촉하고 고운 풍광 나만이 알고 있네.
月下詠花憐暗淡 달 아래 꽃을 읊다 암담함 슬퍼했고
雨朝題柳為欹垂 비내리는 아침 버들의 노래 늘어짐 아파했소.
長教碧玉藏深處 벽옥을 오래도록 깊은 곳에 가뒀으니
總向紅箋寫自隨 분홍빛 시전에다 속내 모두 그렸다오.
老大不能收拾得 내 늙어 이것들을 수습하지 못하리니
與君開似好男兒 멋진 사내엘랑 열어서 보여주오.
寄詞 어느 분에게
菌閣芝樓杳靄中 균각은 아스라한데
霞開深見玉皇宮 놀 걷히자 심처에 옥황궁이 보인다.
紫陽天上神仙客 천상의 위대한 신선
稱在人間立世功 인간 세상 내려와 큰 공 이뤘네.
菌閣 - 도교 사원
寄張元夫 장원부에게
前溪獨立後溪行 강 건너 홀로 선 백로, 강 이편에 고관들
鷺識朱衣自不驚 백로는 고관들 보고 놀라지 않는구나.
借問人間愁寂意 인간 세상 어찌 이리 적막한가요
伯牙弦絕已無聲 백아가 줄을 끊고 소리 끊겼지.
段相國游武擔寺病不能從題寄
단상국님의 무담사 놀이에 병으로 따르지 못해 시를 지어 부치다
消瘦翻堪見令公 초췌한 몰골로 영공을 못 뵈오니
落花無那恨東風 꽃 져도 하릴없이 봄바람만 탓하지요.
儂心猶道青春在 마음으론 아직까지 청춘이라 우기지만
羞看飛蓬石鏡中 쑥대머리 속상하여 돌 거울 치웠어요.
棠梨花和李太尉 이태위의 당리화 시에 화답하여
吳鈞蕙圃移嘉木 오균의 정원 같은 곳에 좋은 나무 옮겨심어
正及東溪春雨時 바로 봄을 맞아 봄비 촉촉이 내리네.
日晚鶯啼何所為 해지는데 꾀꼬리는 왜 우는가
淺深紅膩壓繁枝 울긋불긋 가지마다 흐드러진 꽃 때문에.
菱荇沼
水荇斜牽綠藻浮 물 위에 마름 수초 당기듯 떠 있는데
柳絲和葉臥清流 실버들 가지에 새 잎 맑은 수초에 드리웠네.
何時得向溪頭賞 얼마나 더 있으면 곡천의 경치 바라보며
旋摘菱花旋泛舟 배 타고 마름꽃 따며 뱃놀이하겠나.
梅
白玉堂前一樹梅 백옥당 앞 한 그루 매화
今朝忽見數花開 오늘 아침 문득 몇 송이 핀 것을 보았다.
兒家門戶重重閉 아이를 시켜 문을 꼭꼭 닫게 했는데
春色因何入得來 봄 기운은 어디로 들어왔을까.
別李郎中 이랑중과 이별
花落梧桐鳳別凰 오동꽃은 지고 봉(이랑중)과 황(이랑중의 처)이 이별하니
想登秦嶺更凄凉 진령에 오르면 생각 간절해 더욱 슬퍼지리니.
安仁縱有詩將賦 안인처럼 시를 지어보려 한다 해도
一半音詞雜悼亡 한 편의 시는 도망시와 비슷해지리라.
郎中 - 官名
安仁 - 진의 藩岳의 자. 그는 처의 죽음 뒤에 300수의 도망(悼亡) 시를 지음
賦陵雲寺
1
聞設凌雲寺裏苔 능운사의 이끼
風高日近絶織埃 센바람 따가운 햇살에 온갖 먼지 털어낸다.
橫雲點染芙蓉壁 가로 놓인 구름 부용벽을 물들이고
似待詩人寶月來 시인 보월을 기다리는 듯하다.
陵雲寺 - 악산현에 있는 절
2
聞設凌雲寺裏花 능운사의 꽃
飛空撓噔逐江斜 하늘 날고 비탈길 돌아 강가로 달려간다.
有時鎖得嫦娥鏡 때로는 달빛 거울 잡아 놓은 듯하고
鏤出搖臺五色霞 하늘의 오색 무지개 새겨 놓은 듯하다.
西巖
凭闌却憶騎鯨客 난간에 기대니 옛날 여기서 고래 타고 승천한 이 생각나고
把酒臨風手自抄 술잔 드니 바람결에 나도 오르라 청하는 듯.
細雨聲中停去馬 가랑비 소리에 말을 멈추니
夕陽影裏亂鳴蜩 석양의 그림자 속으로 매미울음 소란스럽다.
蟬
露滌淸音遠 이슬에 씻긴 맑은소리 멀리 퍼지고
風吹故葉齊 바람불어 마른 잎사귀 함께 날린다.
聲聲似相接 소리들은 흡사 서로 이어진 것처럼
各在一枝棲 저마다 가지에 깃들어 있다네.
宣上人見示與諸公唱和 선스님이 여러 공과 창화한 것을 보여주시다
許廁高齋唱 서재에서 창을 허락해 주셔도
涓泉定不如 샘물 소리만도 못한 내 음성
可憐譙記室 가엾어라 망루의 기실 신세여
流水滿禪居 선방에는 유수 가득한 것을.
續嘉陵驛詩獻武相國 사천성 광원의 가릉역 시에 이어 무상국에 드림
蜀門西更上青天 촉으로 오는 문은 서쪽 하늘에 오를 듯 험한 길
強為公歌蜀國弦 당도한 그대 위해 촉나라 민요 부르리.
卓氏長卿稱士女 이곳의 유명 인사 물으면 탁문군과 사마상여
錦江玉壘獻山川 금강과 옥루산이 산천의 명소일세.
送盧員外 노원외를 보내며
玉壘山前風雪夜 옥루산 앞에 눈바람 부는 밤
錦官城外別離魂 금관성 밖에서의 서러운 이별
信陵公子如相問 신릉공자 같은 그대 내게 묻는다면
長向夷門感舊恩 이문의 노인같이 은혜 길이 못 잊는다고.
玉壘山 - 사천성 이번현 성도 북방의 산
錦官城 - 성도의 별칭
信陵公子 - 위의 소왕 아들 신릉군
夷門 - 양의 수도 동문
送友人
水國蒹葭夜有霜 물 많은 고장 갈대 위에 서리
月寒山色共蒼蒼 찬 달빛과 산 빛깔이 모두 푸르네.
誰言千里自今夕 오늘 밤부터 이별이라 말 한이가 누구던
離蒙杳如關塞長 꿈에서 보기도 아득해라 머나먼 변경이여.
送姚員外 요원외를 보내며
萬條江柳早秋枝 이른 가을 강가의 일만 버들가지
裊地翻風色未衰 바람에 흔들려도 색은 바래지 않네.
欲折爾來將贈別 버들가지 꺾어 이별의 정표 삼으리
莫教煙月兩鄉悲 으스름 달이 그 고장에선 슬프지 않도록.
酬杜舍人 두사인에게 답하다
雙魚底事到儂家 두 마리 물고기가 어인 일로 우리 집에
扑手新詩片片霞 손에 닿는 새 노래는 편편이 노을이라.
唱到白蘋洲畔曲 백빈주 그 노래를 이제껏 부르면서
芙蓉空老蜀江花 촉강의 부용 꽃은 속절없이 시들어요.
十離詩
之一 犬離主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
馴擾朱門四五年 떵떵거리는 집에서 길들여진 지 사오 년
毛香足淨主人憐 털은 향기롭고 발은 깨끗해 주인이 아꼈네.
無端咬著親情客 까닭없이 주인님 친한 손님 물어버렸다가
不得紅絲毯上眠 붉은 카펫에선 다시는 잘 수 없답니다.
之二 筆離手 손 떠난 붓
越管宣毫始稱情 월의 붓대 선의 붓털 이제야 정이 들어
紅箋紙上撒花瓊 붉은 종이 위 꽃무늬를 흩뿌려 보아요.
都緣用久鋒頭盡 오래 오래 애용하여 붓끝마저 닳아버려
不得羲之手裹擎 다시는 님의 손안에 머물 수 없네요.
之三 馬離厩 마구간 잃은 말
雪耳紅毛浅碧蹄 눈처럼 흰 귀 붉은 털 엷은 푸른빛의 말발굽으로
追风曾到日東西 바람처럼 달려 해 있는 곳까지도 이르렀어요.
爲驚玉貌郎君墜 옥 같은 주인 놀라게 해 떨어뜨렸으니
不得華軒更一嘶 다시는 꽃수레 끌며 모실 수 없네요.
之四 鸚鵡離籠 둥지 떠난 앵무새
隴西獨自一孤身 롱서에 홀로선 외로운 신세
飛去飛來上錦茵 이리저리 날아들다 비단 자리에 앉았어요.
都緣出語無方便 생각 없이 해댄 말이 이유가 되어
不得籠中再喚人 다시는 둥지에서 사람을 부를 수 없네요.
之五 燕離巢 둥지 떠난 제비
出入朱門未忍抛 주문을 드나들며 버림받지 않았으니
主人常愛語交交 주인은 사랑의 말 늘 들려주었어요.
衔泥秽污珊瑚枕 머금었던 진흙으로 산호 베개 더럽히니
不得梁間更壘巢 다시는 기둥 사이 둥지 틀 수 없네요.
之六 珠离掌 손에서 떠난 구슬
皎潔圓明内外通 깨끗하고 둥글어 안팎으로 통하고
清光似照水晶宫 푸른빛은 수정궁을 비추는 듯했어요.
只緣一點玷相穢 더럽혀진 한 점 티끌에
不得終宵在掌中 다시는 손안에서 사랑받지 못하겠네요.
之七 魚離池 연못 떠난 물고기
跳躍深池四五秋 늦가을 깊은 연못에 뛰어놀던 물고기
常摇朱尾弄綸鉤 붉은 꼬리 흔들며 낚싯바늘 갖고 놀았어요.
無端擺斷芙蓉朵 무단이 연 꽃송이 부러뜨리고
不得清波更一游 다시는 푸른 물살 속 헤엄칠 수 없네요
之八 鷹離鞲 팔찌(임) 떠난 매(자신)
爪利如鋒眼似鈴 칼끝처럼 날카로운 발톱 방울처럼 맑은 눈빛
平原捉兔稱高情 평원 넘나들고 토끼 사냥 자랑하며 귀한 정 받았어요.
無端竄向青雲外 무단이 하늘 밖으로 달아나 버려
不得君王臂上擎 다시는 주인의 어깨 위에 앉을 수 없게 되었어요.
之九 竹離亭 정자 떠난 대나무(자신)
蓊鬱新栽四五行 너댓 줄의 대나무 숲으로 우거지고
常將勁節負秋霜 늘 굳은 절개 가을 서리 지고 있어요.
爲緣春筍鑽牆破 봄 죽순에 망가진 담장
不得垂陰覆玉堂 다시는 옥당에 그림자 드리우지 못했어요.
之十 鏡離臺 경대 떠난 거울
鑄瀉黃金鏡始開 황금 부어 만든 거울 비로소 열어보니
初生三五月裴回 정월 대보름달 배회하는 듯 밝았어요.
爲遭無限塵蒙蔽 한없이 내려앉아 덮인 티끌들
不得華堂上玉臺 다시는 주인 옥대에 머물 수 없게 되었어요.
憶荔枝 려지를 생각하며
傳聞衆郡隔南荒 듣건대 중군은 멀리 남쪽에 있는데
絳實丰肌不可忘 그곳의 려지 맛 잊을 수가 없네.
近有青衣連楚水 근래 청의 초수가에서도 생산되는데
素漿還得類瓊漿 그곳만큼 맛은 못해도 먹을만하네.
鴛鴦草
綠英滿香砌 푸르름의 향기는 섬돌 가득하고
兩兩鴛鴦小 어린 원앙은 쌍쌍이 어울리네.
但娛春日長 다만 긴긴 봄날을 즐길 뿐
不管秋風早 가을바람 일찍 불어도 불관하는구나.
月
魄依鉤樣小 달은 갈고리 같이 작고
扇逐漢機團 베틀에서 짠 베를 붙인 부채 같은데
細影將圓質 가는 모양 장차 커질 바탕 지니니
人間幾處看 사람들이 도처에서 보고 있겠지.
柳絮咏
二月楊花輕復微 이월의 버들은 가볍고도 작고
春風搖蕩惹人衣 춘풍에 하늘거리면서 옷깃을 건드리네.
他家本是無情物 본시 무정한 물건이기는 하나
一向南飛又北飛 남으로 날리다가 또 북으로 날리네.
題竹郎廟
竹郞廟前多古木 죽랑묘 앞에는 고목이 많고
夕陽沈沈山更綠 석양이 기우니 山은 더욱 푸르구나.
何處江村有笛聲 어느 강촌에서 피리 소리가 울리는가
聲聲盡是迎郎曲 소리마다 임을 맞는 곡이로구나.
贈遠 멀리 계신 임에게
1
芙蓉新落燭山秋 연꽃 피고 지니 촉산에 가을 젖어 들고
錦字開緘到是愁 비단 편지 열어보니 온통 그리움뿐 입니다.
閨閣不知戎馬事 아녀자 전장의 일 알 수 없어
月高還上望夫樓 달 밝은 밤 망부루에 오릅니다.
2
擾弱新蒲葉又齊 여린 부들 새싹 가지런히 돋아 오르고
春深花落塞前溪 봄 깊어 떨어진 꽃 앞 개울을 막았습니다.
知君未轉秦關騎 임은 아직 변방에서 돌아올 수 없으니
月照千門掩袖啼 달빛 가득 문에 비칠 때 눈물로 옷소매만 적십니다.
池上雙鳧
雙棲綠池上 푸른 연못가 오리 한 쌍
朝暮共飛還 아침저녁 함께 노닙니다.
更憶將雛日 아기 오리 탄생할 날 생각하고 생각하며
同心蓮葉間 연꽃잎 사이에서 마음을 함께 합니다.
秋泉 가을 샘
冷色初澄一帶煙 서늘한 빛 맑은 샘에 한 줄기 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幽聲遙瀉十絲弦 열 줄 현의 그윽한 소리가 아득히 울려 퍼집니다.
長來枕上牽情思 베갯머리에 길게 드리운 한 없는 그리움에
不使愁人半夜眠 임 그리워 긴긴밤 잠 못 이뤄 뒤척입니다.
春望詞 춘망사
花開不同賞 꽃이 피어도 함께 감상할 수 없고
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하지 못하네
欲問相思處 묻고 싶어라 그리운 그대 있는 곳
花開花落時 꽃피고 꽃 지는 이 시절에
攬草結同心 풀을 뜯어 동심결을 묶어
將以遺知音 이것으로 소식을 보내려 해보네
春愁正斷絶 봄날의 수심을 없애려는 바로 그때
春鳥復哀吟 봄새는 다시 슬프게 운다
風花日將老 바람에 꽃은 곧 지려하는데
佳期猶渺渺 아름답던 기약은 점점 묘연해진다
不結同心人 사람의 마음은 함께 묶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공연히 동심초만 묶고 있구나
那堪花滿枝 어찌하리 꽃 가득한 저 가지
飜作兩相思 꽃잎 날리면 두 그리움이 될 것을
玉筯垂朝鏡 옥 같은 눈물 아침 거울에 떨어지는데
春風知不知 봄바람아 아느냐 모르느냐
- 이 시의 자구는 곳곳에서 약간씩 다른데 위 자구는 전당시에 실린 것
- 동심결 - 양쪽에 두 고리를 두고 풀리지 않도록 묶은 매듭, 사랑의 증표
玉筯(옥저) - 옥 젓가락, 미인의 눈물
同心鎖 - 중국의 산에 가면 영원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쇠사슬에 자물쇠를 달아 걸어 놓은 것
春郊游眺寄孫處士 봄날 교외에서 구경하며 놀다가 손처사에게 부치다
1
低頭久立向薔薇 고개 숙여 한참 서서 장미를 보았더니
愛似零陵香惹衣 영릉향 몸에 배듯 마음을 빼앗겼네.
何事碧雞孫處士 벽계의 손처사에 무슨 일 생겼나요
伯勞東去燕西飛 백로 제비 동서로 엇갈려 날았으니.
2
今朝縱目玩芳菲 오늘은 여한 없는 꽃놀이 작정하여
夾纈籠裙繡地衣 꽃무늬 비단 치마 한껏 차려입었지요.
滿袖滿頭兼手把 소매와 머리치장 손에 가득 잡고
教人識是看花歸 온 마을 사람들에 은근히 자랑했답니다.
海棠溪 투주의 해당계
春敎風景駐仙霞 봄은 저 풍경에 신비한 노을이 머물게 하여
水面魚身總帶花 수면도 물고기 몸도 모두 꽃을 두르고 있다.
人世不思靈卉异 세상 사람들은 꽃의 경이로움을 깨닫지 못해
競將紅纈染輕沙 다투어 모래를 붉은 꽃잎으로 물들이는구나.
渝州 - 지금은 중경시 남안구
鄕思 고향 생각
峨嵋山下水如油 아미산 아래 강물 기름같이 조용히 흐르는데
憐我心同不繫舟 가련하다 내 마음 맬 수 없는 배 같은 신세
何日片帆離錦浦 어느 날이 오면 돛을 달고 성도를 떠나
欋聲齊唱發中流 뱃노래 힘차게 부르며 중류로 나아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