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8월 25일
Jorge Luis Borges
“우리는 둘이면서 하나로군. 그렇다 해도 이게 꿈에서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지”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꿈이란 말입니까?”
“단언하건대 나의 마지막 꿈이지”
“나는 금세 죽을 거고, 내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 빠져들어 가게 될거고, 그리고 나는 계속 또 다른 나를 꿈꾸게 되겠지. 거울과 스티븐슨이 내게 안겨다 준 그 지리한 주제”
“도대체 누가 누구를 꿈꾸고 있다고? 나는 내가 자네를 꿈꾸고 있다는 것을 알아. 그러나 자네가 나를 꿈꾸고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해”
“꿈꾸는 자는 나예요”내가 도전적으로 반박을 했다. “자네는 꿈꾸는 사람이 한 사람이냐, 아니면 두 사람이 서로를 꿈꾸고 있느냐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건가”
“우린 서로 속였어” 그는 내게 말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처럼 느꼈기 때문이야. 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둘이면서 하나잖아”
“나의 운명이 자네의 운명이 될 것이고, 아주 짧은 순간 라틴어와 버질을 통해 계시를 받게 될 것이고, 두 시간과 두 공간을 오가며 나눈 이 기이한 예언적 대화를 까마득히 잊어버리게 될 거야. 자네가 다시 그것을 꿈꾸게 되었을 때는 자네는 내가 될 것이고, 자네는 나의 꿈이 될 걸세”
그가 말을 멈추었고 나는 그가 죽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떻게 보면 나 또한 그와 함께 죽은 것이었다.(...) 나는 방에서 도망쳐 나왔다. (...) 밖에서는 또 다른 꿈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