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조(李淸照, 1081~1150)
減字木蘭花 꽃 행상에게서 봄꽃을 사다
賣花擔上 꽃 행상에게서
買得一枝春欲放 봄이 막 피어나는 꽃을 한 가지 샀네.
漏梁輕勻 점점이 맺힌 눈물은
猶帶彤霞曉露㾗 붉은 아침 햇살에 빛나는 새벽이슬이구나.
怕郞猜道 낭군이 내 얼굴이 보다 이쁘다할까 두려워 샘이나
奴面不如花面好 용모야 꽃보다 못하고
雲鬢斜簪 귀밑머리 이미 세고 비녀 꽂기 어렵지만
徒要敎郞比幷看 괜스레 낭군에게 비교해보라 하네.
孤雁兒 짝 잃은 사람
小風疏雨蕭蕭地 살랑이는 바람에 보슬비는 쓸쓸히 땅에 떨어지고
又催下千行淚 또 천 갈래의 눈물을 아래로 재촉하며 흐릅니다.
吹簫人去玉樓空 퉁소 불던 사람 떠나 옥루가 비어
腸斷與誰同倚 애간장 끊어지나 누구와 함께 의지하리.
一枝折得 한 가지 꽃을 꺾어 지녔으나
人間天上 인간세상과 천상에도
沒個人堪寄 이 꽃을 맡길만한 사람은 없습니다.
南歌子
天上星河轉 하늘에선 은하수 흘러가고
人間簾幕垂 인간세상에선 주렴 내리는데
凉生枕簟淚痕滋 차가운 대삿자리 침상엔 눈물 자국 생겨나네.
起解羅衣 비단 옷 벗으며
聊問夜何其 밤이 얼마나 되었는지 물어보네.
翠貼蓮蓬小 물총새는 작은 연꽃봉오리에 앉아있고
金銷藕葉稀 금빛은 드문드문 연꽃잎에 녹아있네.
舊時天氣舊時衣 날씨도 옛날과 같고 그 옷도 여전히 같은데
只有情懷 단지 이 내 심정만은
不似舊家時 그 옛날 시절과 같지 않구나.
念奴嬌
蕭條庭院 스산한 뜨락에는
有斜風細雨 바람 비껴 불어 가랑비 내린다.
重門須閉 중문은 늘 닫혀있고
寵柳嬌花寒食近 사랑스런 버드나무 예쁜 꽃 피어 한식이 가깝구나.
種種惱人天氣 사람을 고뇌하게 하는 날씨라
險韻詩成 어려운 운자로 시를 짓고
扶頭酒醒 머리 괼 만큼 독주가 깨어도
別是閒滋味 유달리 한적한 기분인데
征鴻過盡 먼 길 떠나는 기러기 다 지나가버리니
萬千心事難寄 수만 갈래 심사는 전하기 어려워라.
樓上幾日春寒 누대는 며칠째 꽃샘추위
簾垂四面 사면을 발로 드리우고
玉闌干慵倚 난간에 지겹도록 기대어본다.
被冷香消新夢覺 이불은 차갑고 향도 다 타버려 새 꿈에서 깨니
不許愁人不起 수심에 잠긴 날 일으키지 못하리라.
淸露晨流 맑은 이슬방울은 새벽에 흐르고
新桐初引 새 오동나무에는 잎이 돋는다.
多少游春意 봄을 즐기고 싶은 마음 그 얼마이련가
日高烟斂 해 높이 솟아 안개 걷히니
更看今日晴未 오늘은 날이 갤까 다시 살펴본다.
多麗 다려
- 詠白菊 - 흰 국화를 노래함
小樓寒 작은 누각 추워지고
夜長簾幕低垂 밤은 길어져 발 낮게 드리운다
恨瀟瀟 한은 쓸쓸하고
無情風雨 무정한 비바람
夜來揉損瓊肌 밤이 오니 옥같은 살결 으스러지네
也不似 같지도 않도다
貴妃醉臉 양귀비의 취한 뺨
也不似 비슷하지도 않네
孫壽愁眉 손수의 수심에 젖은 미간과
韓令偸香 한수의 향을 훔치게 하는 미모와
徐娘傅粉 서랑의 분 바르기
莫將比擬未新奇 신기한 것도 아닌데 대충 빗대려 하지 마소
細看取 자세히 보니
屈平陶令 굴원과 도연명
風韻正相宜 풍운이 바로 딱 맞네
微風起 미풍이 이는구나
清芬醞藉 맑은 향기 좋은 자리
不減酴醾 좋은 술 줄이지는 마세
漸秋闌 점차 가을이 저무니
雪清玉瘦 눈처럼 맑고 옥처럼 파리한데
向人無限依依 사람을 향해 무한히 아쉬워하네
似愁凝 수심이 뭉친 것인가
漢皐解佩 한고에서 신선이 허리띠 풀어 준 것처럼
似淚灑 눈물 뿌리는 것인가
紈扇題詩 흰 비단 부채에 시를 적는 것처럼
朗月清風 맑은 달 시원한 바람
濃煙暗雨 짙은 안개 어두운 비
天敎憔悴瘦芳姿 하늘이 초췌하게 하니 그 아름다운 자태 수척해지네
縱愛惜 애석하도다
不知從此 이것은 따라야 하는 것임을 모르고
留得幾多時 얼마나 오랜 시간 머물러 있을 수 있을까
人情好 인정이 좋았지
何須更憶 어찌 다시 추억하리
澤畔東籬 못 두둑과 동쪽 울타리의 일을
다려 - 송사 사패명. 139자로 구성되는 사의 형식. 다려는 본래 기생의 이름이라고 함
손수 - 후한 권신 양기의 처. 미모가 뛰어나고 愁眉(쓸쓸한 눈썹), 折腰步(허리를 꺾고 걸음),齲齒笑(치통을 참으며 웃음) 등으로 사람을 미혹하게 했다고 함
한령투향 - 서진 시기 진무제가 서역의 귀한 향을 가충에게 하사했는데 가충의 딸 가오가 이를 훔쳐서 잘생긴 韓壽에게 몰래 주었다가 알려진 사실을 말함. 남녀 간의 사통을 일컬음
서랑 - 양나라 원제의 서비. 미모로 황제 주변의 젊은 계강과 염문이 있었음. 나이든 미모의 여자와 젊은 남자의 염문을 언급할 때 등장
굴평 - 굴원의 본 이름. 원은 자
도령 - 도연명. 도연명이 팽택령을 역임했기에 부름. 팽택은 현 강서성북부의 현이름
풍운 - 젊은 여자의 매혹적인 자태. 본인은 인식하지 못하는 성적인 매혹의 의미를 지님
환선 - 한나라 성제의 후비 반첩여의 시 단선시에 나오는 구절. 새 비단으로 부채를 만들어 주나 가을이 되면 사용하지 않고 상자에 넣어버림을 말함
한고 - 호북성 양양현 서북에 있는 산 이름. 주나라 때 한고대 아래에서 두 신선을 만나 띠를 얻은 정교보의 일을 말함. 남녀가 사랑의 징표로 선물을 주는 것을 말함.
택반 - 굴원의 어부사에 나오는 구절. 보통 관직에서 쫓겨나 실의에 빠진 시기의 작품을 말함
동리 - 도연명의 음주에 나오는 구절. 이로 인해 보통 국화을 말함
武陵春
風住塵香花已盡 바람 자고 흙냄새 향기로운데 꽃은 이미 시들고
日晩倦梳頭 날 저물어도 머리 빗질하기가 귀찮네.
物是人非事事休 경치는 그대로지만 사람 없어 일마다 끊어지고
欲語淚先流 말을 하려니 눈물이 먼저 흐르네.
開說雙溪春尙好 듣고서 말하지만 쌍계의 봄은 아직 좋고
也擬汎輕舟 그래서 가벼운 배라도 띄워볼까 한다.
只恐雙溪舴艋舟 아마도 걱정됨은 쌍계의 작은 배로는
載不動許多愁 이 많은 시름 실어도 다 실을 수 없을 것 같구나.
무릉춘 ; 송사의 사패(곡조)의 하나
상계 - 현 浙江省 金華市 雙溪口村
책맹(舴艋) - 돛이 없는 작은 배
菩薩蠻 보살만
1
歸鴻聲斷殘雲碧 돌아가는 기러기 소리 끊기고 드문드문 구름 푸른데
背窗雪落爐煙直 뒷 창 너머 눈은 떨어지고 화로 연기 곧게 오른다
燭底鳳釵明 촛불아래 봉황 비녀 빛나는데
釵頭人勝輕 비녀머리 사람인형은 가볍기만 하네
角聲催曉漏 뿔피리소리 새벽 바루를 재촉하고
曙色回牛斗 새벽빛은 우성과 두성 사이로 돌아왔네
春意看花難 봄의 기미로는 꽃 보기도 어렵겠고
西風留舊寒 서풍은 여전히 지루한 추위 속에 있네
2
風柔日薄春猶早 바람 부드럽지만 햇빛 옅으니 봄은 아직 일러
夾衫乍着心情好 겹옷을 입자마자 기분은 좋아지네
睡起覺微寒 낮잠에서 깨니 으슬으슬 춥고
梅花鬢上殘 매화는 귀밑머리 위에 붙어있네
故鄕何處是 고향이 어디인가
忘了除非醉 취하는 것 제외하고는 잊어버렸네
沈水臥時燒 침향은 잠자는 동안 다 탔고
香消酒未消 향은 사라졌는데 술은 아직 남아있네
보살만 - 사의 형식의 하나. 주로 새봄 노래
인승 - 인승절, 인승절의 인형. 정월 7일을 인일이라고 하여 사람의 날, 정월 8일은 곡식의 날로 부름. 이날은 일을 하지 않음. 이날 궁에서 금박으로 만든 인형을 하사함. 이 인형을 머리에 꽂으며 장수와 복을 빔
우두 - 동북방향의 별자리 이름. 북방별자리순서는 동쪽에서부터 斗牛女虛危室壁이다
聲聲慢 찾고 찾아보아도
1
尋尋覓覓 찾고 또 찾지만
冷冷清清 그대 없고 쓸쓸하기만 하다
悽悽慘慘戚戚 처량하고 우울하고 근심스러워
乍暖還寒時候 잠시 따스하다 도로 차가워지는 시절
最難將息 마음 편히 내려놓기가 가장 어려워
三盃兩盞淡酒 두세 잔 맑은 술이
怎敵他、 이 마음 어찌 다 감당하리.
曉來風急 세찬 밤바람을
雁過也 기러기 지나가니
正傷心 가슴 아픈 건
卻是舊時相識 옛날 서로 알던 기러기라서 그런가보다
2
滿地黃花堆積 땅에 가득 국화꽃 떨어져 쌓여
憔悴損 초췌하게 버려졌네
如今有誰堪摘 이제 국화를 따는 이는 그 누구
守著窗兒 창가에 붙어 서서
獨自怎生得黑 어두워지는 걸 혼자 어찌 지켜보나
梧桐更兼細雨 오동나무에는 다시 가랑비
到黃昏 황혼이 올 때까지
點點滴滴 조금씩 내리네
這次第 이런 때에는
怎一箇愁字了得 내 마음을 어찌 愁字 하나로 表現할 수 있으랴!
聲聲慢 - 사패명으로 “胜胜慢”, “人在樓上” 등으로 불리우며 쌍조 99자이며, 쌍조 97자도 있다. 주로 고뇌와 우수에 대한 내용
漁家傲
1
天接雲濤連曉霧 구름과 파도가 맞닿아 새벽안개 이어지고
星河欲轉千帆舞 은하수가 선회하려하니 일천 돛이 춤을 춘다.
彷彿夢魂歸帝所 꿈속의 넋이 하늘로 돌아가려는 것처럼
聞天語 하늘의 말이 들리는데
殷勤問我歸何處 은근히 나에게 어느 곳으로 돌아갈지를 묻는 듯
我報路長嗟日暮 길은 먼데 날이 저물어 한탄하고 있다고 답했네.
學詩漫有驚人句 시를 배워 헛되이 사람 감탄하게 할 구절만 가지고 있을 뿐.
九萬里風鵬正擧 구만 리 바람불면 붕새가 바로 거동하니
風休住 바람아 멈추지 말아라
蓬舟吹取三山去 조각배 바람 받아 삼신산으로 가자.
2
雪裏已知春信至 눈 속에 이미 봄 소식 도달 알고
寒梅點綴瓊枝膩 찬 매화 점점이 옥 가지에 매끈하다.
香臉半開嬌旖旎 뺨에 향기 반 쯤 열려 교태로 나부끼니
堂庭際 집 정원가에
玉人浴出新妝洗 미인이 목욕하고 나와 새롭게 단장한 듯
造化可能偏有意 만물의 조화도 치우친 사랑 있으니
故敎明月玲瓏地 명월의 광채가 땅에 영롱하면서
共賞金尊沈綠蟻 막걸리 잠긴 잔 함께 감상하네.
莫辭醉 술 취함 사양말게
此花不與群花比 이 꽃은 다른 꽃과 비교를 못하나니.
송사 사패 의 하나. 곡명의 하나
蓬舟 - 조악한 배
三山 - 봉래, 방장, 영주(蓬萊 方丈 瀛州) 세 신선이 사는 산
如夢令
1
昨夜雨疏風驟 어젯밤 성긴 비에 세찬 바람 불었고
濃睡不消殘酒 잠을 푹 자서도 숙취는 남았구나.
試問捲簾人 발 걷는 아이에게 슬쩍 물어보니
却道海棠依舊 도리어 해당화는 전과 같다고 말하네.
知否知否 그럴리가, 그럴리가
應是綠肥紅瘦 응당 푸른 잎새는 짙어지고 꽃잎은 말랐을 텐데.
2
常記溪亭日暮 늘 생각나는 건 계곡의 정자에 해질 무렵
沈醉不知歸路 너무 취해 돌아갈 길 잃었던 일.
興盡晩回舟 기분을 가라앉히고 저녁에 배 돌려 돌아오는데
誤入藕花深處 연꽃 무성한 데로 잘못 들어섰지.
爭渡爭渡 어찌 헤쳐가나, 어찌 헤쳐 갈거나
驚起一灘鷗鷺 여울에선 갈매기와 백로가 놀라서 날아올랐다네.
3
誰伴明月獨坐 누가 밝은 달 벗 삼아 외로이 앉아 있나
我金影兒兩個 나와 그림자 둘이로다
燈盡欲眠時 등불 꺼지고 잠자려 할 때
影也把人抛躱 그림자 사람을 붙잡고 자신을 버리네
無那無那 말아라 말아라
好個悽惶的我 처량한 나 같은 이 좋아하다니
여몽령 - 사패의 하나, 단조, 33자로 구성, 오측운, 5,6구는 중첩해 짓는다.
永遇樂
落日熔金 지는 해는 황금을 녹인 빛이요
暮雲合璧 늦구름은 벽옥을 더한 색인데,
人在何處 사람이 있는 곳은 어디일런가?
染柳煙濃 버드나무 물들인 안개가 짙고,
吹梅笛怨 매화곡조 피리에 원망 실리니,
春意知幾許 봄 기분 어떠할지 알고 있을까?
元宵佳節 정월 하고도 대보름 참 좋은 절기
融和天氣 부드럽고 따스한 날씨이다만,
次第豈無風雨 이때라고 비바람 어이없으랴?
來相召, 香車寶馬 나를 불러, 고운 수레 좋은 말을 보내준,
謝他酒朋詩侶 술동무 시우(詩友)를 고이 사양하련다.
中州盛日 중원이 번성했던 지난날에는
閨門多暇 규중생활 더없이 한가로워서
記得偏重三五 대보름을 유달리 중하게도 여기었지.
鋪翠冠兒 물총새 파란 깃털 붙인 모자며
捻金雪柳 금실로 엮은 하얀 버들가지며
簇帶爭濟楚 잔뜩 꽂고 누가 더 예쁜가 겨루었지.
如今憔悴 이제는 초라해진 신세가 되어
風鬟霧鬢 바람 맞고 서리 내린 머리인지라,
怕見夜間出去 대보름 밤마실을 나서기도 두렵구나.
不如向, 簾兒底下 차라리 나직하게 주렴 드리워 두고
聽人笑語 남들 웃고 말하는 소리 들을지어다.
烏江 / 夏日絶句
生當作人傑 살아선 당연코 사람 중 호걸이었고
死亦爲鬼雄 죽어서도 역시 귀신들 중 영웅이리라.
至今思項羽 지금에 이르러도 항우를 그리워함은
不肯過江東 그가 강동으로 달아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浣溪沙
1
樓上晴天碧四垂 누각 위 갠 하늘 사방이 푸르고
樓前芳草接天涯 누각 앞 방초는 하늘가에 닿았다.
勸君莫上最高梯 권하건대 최고 높이 오르지 마세요
新筍已成堂下竹 죽순 이미 집 아래 대나무 되며
落花都入燕巢泥 낙화 모두 제비 흙집에 드는데
忍聽林表杜鵑啼 숲속 두견새 울음 차마 못 듣겠네.
2
小院閑窗春色深 소원의 한창(閑窗)으로 춘색은 깊어가고
重簾未捲影沈沈 겹 주렴 걷지 않아 그림자는 침침하다.
倚樓無語理瑤琴 말없이 누대에 의지해 요금을 고르니
遠岫出山催薄暮 먼 산봉우리엔 어둠을 재촉한다.
細風吹雨弄輕陰 세풍이 비를 몰아 가볍게 그늘 흔드니
梨花欲謝恐難禁 지려는 배꽃을 말리지 못해 두렵기만 하다.
3
淡蕩春光寒食天 맑고 화창한 봄 볕 쬐는 한식날에
玉爐沈水嫋殘煙 옥향로에 침수향 가물거린다.
夢回山枕隱花鈿 꿈 깨니 꽃 비녀가 목침에 가리고
海燕未來人鬥草 재비 오지 않아도 사람들은 두초(鬥草)를 하네
江梅已過柳生綿 강가 매화는 이미 지고 버들 솜은 생기는데
黃昏疏雨濕鞦韆 황혼에 성긴 비가 그네를 적신다.
4
髻子傷春懶更梳 쪽머리는 봄 시름에 빗질 아니 내키고
晩風庭院落梅初 저녁 바람 부는 뜰에 매화 이제 막 지는구나.
淡雲來往月疏疏 엷은 구름 오가는 달 휘영청 말갛고
玉鴨熏爐閒瑞腦 옥향로에 피워둔 서뇌향이 사위어 간다.
朱櫻斗帳掩流蘇 앵두빛깔 휘장이 술 장식을 가려
通犀還解辟寒無 무소뿔로 한기를 달래볼 수 있을거나.
偶成 우연히 짖다
十五年前花月底 십오 년 전 달빛 어린 꽃 아래에서
相從曾賦賞花詩 함께 꽃을 보며 시도 지었었지요.
今看花月渾相似 지금 보는 꽃과 달은 예전 그대로 인데
安得情懷似昔時 이내 마음 어찌 예전과 같을 수 있으리오.
怨王孫 왕손을 원망함
湖上風來波浩渺 호수 위에 바람 불어오니 파도 아득하고
秋已暮 가을은 이미 저물어
紅稀香少 단풍은 드물어졌고 향기도 적네
水光山色與人親 물빛과 산색이 사람과 친하게 되니
說不盡 말로 다할 수 없네
無窮好 끝없이 좋아라
蓮子已成荷葉老 연 열매 이미 익었고 연잎은 마르고
清露洗 맑은 이슬에 씻기는 것은
蘋花汀草 개구리밥과 물가 풀들
眠沙鷗鷺不回頭 모래밭에서 잠자는 갈매기와 백로는 머리도 돌리지 않고
似也恨 불만 비슷하게
人歸早 사람들 일찍 돌아갔으면 하네
호묘 - 넓고 아득함
一剪梅 매화 한 가지를 꺾다
1
紅藕香殘玉簟秋 붉은 연꽃 향기만 남으니 고운 대자리에 가을이 왔네.
輕解羅裳 살며시 비단 치마 벗어두고
獨上蘭舟 홀로 목란 배에 올랐네.
雲中誰寄錦書來 저 구름 속 그 누가 임의 편지 내게 전해주려나?
雁字回時 기러기 떼 돌아올 때인데
月滿西樓 서쪽 누각엔 달빛만 가득하구나.
2
花自飄零水自流 꽃잎은 휘날려 떨어지고 강물은 절로 흘러가네.
一種相思 한 가지 그리움으로
兩處閒愁 두 곳에서 뜻 모를 시름에 잠겨 있네.
此情無計可消除 그리운 정 헤아릴 길도 풀 길도 없어
才下眉頭 겨우 눈썹 아래로 내려갔나 했더니
卻上心頭 도리어 마음 위로 다시 차오르네.
一剪梅 - 詞牌名. 本來는 멀리 있는 사람에게 梅花 가지를 꺾어 보내 그리움을 나타내는 內容, 송사의 사패(곡조)의 하나
臨江仙 강가 선경에 임해
庭院深深深幾許 정원은 깊고 깊으니 얼마나 깊은가.
雲窗霧閣常扃 구름 서린 창과 안개 덮인 누각은 늘 닫혀있다.
柳梢梅萼漸分明 버들가지 끝과 매화꽃 받침색이 조금씩 또렷해지니
春歸秣陵樹 봄은 말릉의 나무에도 돌아 왔는데
人老建康城 나의 건강함도 늙어가고만 있네.
感月吟風多少事 달을 보고 바람에 시를 읊조리던 날 많았건만
如今老去無成 이제는 늙어버려 이루어놓은 일 하나 없네.
誰憐憔悴更凋零 그 누가 야위고도 시든 나를 어여삐 여겨주려나
試燈無意思 등불 켜두는 일도 시들하고
踏雪沒心情 눈 위를 거니는 일도 마음 내키지 않네.
臨江仙 - 당 교방곡명으로 후에 사패가 되었다
秣陵 - 현명(縣名), 현 남경. 진시황 때 금릉을 말릉으로 이름을 고쳤다고 한다
試燈 - 중국의 풍속으로 원소절(元宵節) <정월 대보름날> 하루 전날 밤에 켜는 등불
鷓鴣天 자고천
寒日蕭蕭上瑣窗 찬 날씨 옥 창살 위에 쓸쓸한 바람
梧桐應恨夜來霜 오동나무도 아마 밤 서리 원망하고 있겠지
酒闌更喜團茶苦 술이 깰 무렵 다시 좋은 것은 덩이차의 씁쓸한 맛
夢斷偏宜瑞腦香 꿈이 깰 때 더욱 좋은 것이 용뇌의 향기
秋已盡 가을은 이미 끝나가도
日猶長 해는 오히려 길다
仲宣懷遠更淒涼 중선이 멀리 고국 생각하는 것은 또 처량해
不如隨分尊前醉 분수에 맞게 술동이 앞에서 취하는 것만 못해
莫負東籬菊蕊黃 동쪽 울타리 노란 국화 꽃술이나 배신하지 말자
자고천 - 송 사패의 하나(사의 형식 이름) 자고는 꿩 비슷한 새의 이름
서뇌향 - 용뇌의 향
단차 - 덩이차
중선 - 왕찬의 자. 조조를 섬긴 위나라의 문장가 시인
동리국 - 동쪽 울타리의 국화 도연명의 시에 나오는 구절 採菊東籬下 - 도연명 음주의 구절
點絳脣 점찍은 붉은 입술
1
寂寞深閨 적막한 깊은 규방
柔腸一寸愁千縷 여린 일촌간장에 천 가닥 수심인다.
惜春春去 애달픈 봄이 지나가더니
幾點催花雨 낙화 재촉하는 몇 점 빗줄기.
倚遍欄幹 난간에 두루 기대어
只是無情緖 그저 아무런 정서도 없다네.
人何處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지
連天衰草 하늘까지 연이은 풀은 시들고
望斷歸來路 끊어진 돌아가는 길을 바라본다네.
2
蹴罷鞦韆 그네를 박차고 뛰어내려
起來慵整纖纖手 일어나 섬섬옥수로 자태 고친다.
露濃花瘦 이슬이 짙어 꽃이 여위었는데
薄汗輕衣透 엷은 땀으로 가벼운 옷이 비치네요.
見有人來 사람이 오는 것을 보고선
襪鏟金釵溜 버선도 깎이고 황금비녀 떨어뜨리며
和羞走 좇을까 봐 부끄러워 달렸습니다.
倚門回首 대문에 기대어 머리 돌려보니
卻把靑梅嗅 도리어 청매화 부여잡고 향을 맡는다.
添字采桑子 첨자채상자
窗前誰種芭蕉樹 창 앞에 누가 파초를 심었나
陰滿中庭 그늘은 뜰에 가득
陰滿中庭 그늘은 뜰에 가득
葉葉心心 잎마다 줄기마다
舒卷有餘情 펴고 말고 남은 정 있네
傷心枕上三更雨 상심한 침상 삼경에 비 내리고
點滴霖霪 점점이 떨어져 장마비
點滴霖霪 점점이 떨어져 장마비
愁損北人 수심이 북쪽 사람을 상하게 하니
不慣起來聽 익숙치 않아 일어나 빗소리 듣네
첨자채상자 - 사패(사의 곡조) 채상자에 글자를 첨가한 것
淸平樂
年年雪裏 해마다 눈 속에서
常揷梅花醉 설중매 머리에 꽂고 향기에 취했었지.
挼盡梅花無好意 지금은 매화를 어루만져도 기쁘질 않고
贏得滿衣淸淚 어느새 옷자락은 눈물로 채워진다.
今年海角天涯 금년은 머나먼 하늘 끝 바닷길을 헤매고
蕭蕭兩鬢生華 두 귀밑머리만 쓸쓸히 희어져 간다네.
看取晩來風勢 저녁녘에 세찬 바람 불어대니
故應難看梅花 그나마 보던 매화 구경마저도 어려워지겠구나.
배경 - 金나라 침략으로 피란길 오름
송 사패(곡조)의 하나
春殘 남은 봄
春殘何事苦思鄕 봄의 끝자락에서 무슨 일로 고향 생각날까
殘裏疏頭恨髮長 그 속에 머리 빗으니 긴 머리카락 한스럽다.
梁燕語多終日在 들보 위의 제비는 종일을 지저귀는데
薔薇風細一簾香 장미꽃에 산들바람부니 주렴이 온통 향기롭다.
醉花陰 꽃그늘에 취해
薄霧濃雲愁永晝 엷은 안개 진한 구름에 낮은 길어 애태우니
瑞腦消金獸 금수향로엔 용뇌향은 사위어 가네요.
佳節又重陽 꽃다운 절기 중양절은 다시 왔건만
玉枕紗廚 옥 베개 비단 궤짝엔
半夜凉初透 한 밤이면 서늘함에 몸서리쳐요.
東籬把酒黃昏後 동쪽 울타리에서 땅거미 지도록 꽃을 잡고 취하니
有暗香盈袖 어둠 속에도 소매 가득 향기어려도
莫道不銷魂 타는 그리움이야 지울 수가 없네요.
簾捲西風 서풍이 불어 주렴을 말아 올리니
人比黃花瘦 제 몰골이 황국(黃菊)보다 야위었어요.
사패명. ‘九日’이라고도 한다. 쌍조 52字
芭蕉
窓前種的芭蕉樹 창 앞에 심어놓은 파초들
陰滿中庭 뜰엔 가득 그늘이 지고
陰滿中庭 뜰엔 가득 그늘이 지고
葉葉心心 잎새마다 줄기마다
舒捲有余情 폈다가 말아 감은 남은 정
傷心枕上三更雨 잠자리에서 한밤중 비에 상심하네.
點滴凄淸 뚝뚝 떨어져 서글퍼라
點滴凄淸 뚝뚝 떨어져 서글퍼라
愁損離人 수심으로 야위는 고향 떠나온 나는
不慣起來聽 빗소리 듣는 일이 익숙지 않네.
好事近 가까운 좋은 일
風定落花深 바람이 멈추니 떨어진 꽃잎은 깊이 쌓였고
簾外擁紅堆雪 발 밖 붉은 꽃에도 눈이 쌓였네.
長記海棠開後 한참 생각해보니 해당화가 핀 다음이
正是傷春時絶 지나간 봄을 아파하는 시절이구나.
酒闌歌罷玉尊空 술자리가 끝나면 옥 술잔은 비고
靑缸暗明滅 푸른 등잔의 불빛은 사라지네.
魂夢不堪幽怨 꿈속에서도 마음속 원망 견딜 수 없는데
更一聲啼鴂 또다시 들리는 두견새 울음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