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가혜자 - 광복절
강순구 – 광복절 단상
강신갑 – 혜원이
강은교 – 그 여자
고형렬 - 광복절이 지나고
고형렬 - 속초 광복절 무렵
국순정 – 광복 70년
김금자 - 광복
김기림 - 우리들의 팔월(八月)로 돌아가자
김덕성 - 고결한 숨결
김덕성 - 무궁화 – 69년 광복절에
김덕성 - 어느 노인의 회고록
김덕성 – 친구야 오늘은
김덕성 – 팔월에는
김덕성 – 팔월의 기도
김선규 – 소식
김소엽 – 다시 광복절을 맞이해서
김소월 -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대일 땅이 있었더면
김소월 - 옷과 밥과 자유
김유택 - 광복(光復)의 날에
김정환 – 사랑 노래
김종상 – 해방의 날
나상국 - 광복절 날에
나상국 – 그날의 함성
류정숙 - 아, 우리의 대한민국이여
박송죽 - 해마다 8월이 오면
박인걸 - 광복절
박종영 - 8.15는 오는데
박진표 - 광복절
박진표 - 광복절 오늘
박태원 - 광복의 아침
배태성 - 8.15 광복절 아침에
백낙원 - 광복 70주년에 부쳐
백원기 - 광복절
서비아 - 광복
손병흥 – 광복절
신석정 - 꽃덤불
신성호 - 8.15 광복절을 맞으며
심훈 – 그날이 오면
오보영 - 8.15에 부쳐
오보영 – 광복절 아침에
오애숙 - 광복 그날의 함성
오애숙 - 광복절과 후손의 함수관계
오애숙 – 그때 그 광복의 환희로
오애숙 - 엘에이 맥아더 공원에서
오애숙 – 정겨운 팔월의 아침
오애숙 - 팔월의 노래
오장환 - 8월 15일의 노래
오정방 - 광복 60년, 조국이여 영원하라
유순호 – 광복절
윤동주 - 길
윤동주 –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 참회록
윤의섭 - 72주 광복절 못다 한 꿈
윤의섭 - 광복 그리고 건국 통일
이강철 - 칠천만이 하나 되게 하소서
이광웅 - 목소리 향기
이상화 -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원문 – 광복의 한숨
이원문 – 광복절의 그늘
이원문 – 광복절의 미래
이원문 - 위안부의 밤
이육사 - 광야
이육사 - 청포도
이재환 - 광복절
이정화 – 광복절
이형숙 – 2021년 광복절에
이혜선 - 달려간다
임영석 – 대한 광복 60주년에
임영준 - 8.15 광복절에 부쳐
임종호 - 1945년 8월 15일
장종섭 - 8.15 광복
정려성 – 해방의 노래
정민기 – 광복을 위하여 무궁화를 내건다
정민기 - 광복의 나날들
정민기 – 한라에서 백두까지
정연복 – 광복절의 기도
정연복 – 광복절의 작은 기도
정이산 - 완전한 광복을 위하여
정인보 - 광복절 노래
정희성 - 8.15를 위한 북소리
정희성 - 그네들만의 축제
정희성 - 안부
조남명 - 광복을 되새기며
조태일 – 어찌 하오리까
최은혜 – 해방의 기쁨
최홍윤 - 광복절의 추억
피천득 - 1945년 8월 15일
한용운 – 님의 침묵
한용운 - 당신을 보았습니다
함동진 - 대한민국 그리고 태극기에게
황지우 –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광복절
가혜자
우리의 조상님들
초계같이 목숨바쳐 지켜낸 자유대한민국!
나의 조국이여,
백두산에 태극기 꽂고
만세부를 그날은 언제쯤일까
임들의 핓값으로 되찾은 이나라
어서어서 통일이 되어
방방곡곡 얼싸안고 울어볼 날은
그 언제쯤일까
그날은 하늘도 기뻐 울고
그날은 바다도 기뻐 춤추고
우리는 "만세 만세" 목이 터져라 ~
기뻐 외치겠다
광복절 단상
강순구
따가운 여름 햇살을
등에 업은 무궁화는
만세 소리에 미소를 띄우고
반짝 반짝거리는
초록 이슬은 기쁘게
웃으며 풀잎에 미끄럼 타고
높고 푸른 하늘의
하얀 구름은 물결 되어
너울너울 춤을 추며 평화를
주신 주님을 찬양한다
거리마다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을 품은
태극기는 바람에 휘날리며
백성들의 가슴을 울리고
코끝으로 파고드는
나라 사랑의 향기가
온몸 가득히 스며든다
태극기야 휘날려라
오대양 육대주에 영원토록
혜원이
강신갑
계룡산 정기 담아
연기와 논산을 흐르는
금강의 품에
보금자리 틀었지
광복절
한반도 성전
천안의 하늘
아기별 떠오고
갑천을 달려
보문산 약수 받아
식장산 일출 맞는
한밭의 혜원이
세계로 나아가
우주로 웅비하여
한민족 길이 빛낼
찬란한 횃불이어라
그 여자 - 광복 50주년 기념식
강은교
그 여자는 달려왔다.
길고 긴 강물 출렁이는 물결의 푸른 살들을 지나서
길고 긴 수풀 펄럭이는 나무의 뼈들을 지나서
길고 긴 식민의 늪을 지나서
길고 긴 논쟁의 덤불을 지나서
길고 긴 이념의 언덕과
독재의 벽들을 지나서
불타는 얼굴들과
넘실대는 파괴들과
노예의 춤들을 지나서
그리고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이라고 한 시인이 외쳤던
광복의 계단을 넘어
아, 그 여자는 달려왔다
일어서는 기쁨의 냄새에 입맞추며
일어서는 폭풍의 손에도 입맞추며
일어서는 슬픔의 눈가에도 입맞춤 입맞춤
그러나
지금 그 여자는 누워 있다
도시의 한퀴퉁이 햇빛 달아난 방에
아니, 한반도의 모오든 모래 위에
아니, 뜨거운 남도의 자갈 위에
그 여자,
무수한 나의 어머니
임진강을 끌고
동해를 끌고
싸움의 어깨들을 끌고
다리는 퉁퉁 부은 채
희디흰 추억이 되어 누워 있다
누가 그 여자의 퉁퉁 부은 다리에
향유를 부어줄 것인가
한반도여
이제 너는 한 잔의 향유가 될 것인가
저 많은 슬픔의 잔에
넘치는 죽음의 얼굴들 위에.
이제 남은 것은 사랑뿐이니
한반도여
너에게 사랑을 던지는
우리에게 답하라
사랑으로서 그 여자를 위로하겠노라고
사랑의 이불을
모오든 추억이 된 얼굴 위로 살풋 덮어주겠노라고
아름다운 우리의 집, 한반도여
광복절이 지나고
고형렬
문 창호지를 뜯는다
아빠는 두 개를 책임지고
동생과 나는 한 개를 맡았다
들창문을 떼어 놓고
물을 뿌려서
헌 창호지를 뜯어낸다
창호지 뜯기는 쉽지 않다
살에 붙어 잘 뜯어지지 않았다
때까지 깨끗이 씻는 데는
한 시간 반이 걸렸다
창호지를 새로 붙인 방은
바깥보다 환했다
방안에 혼자 앉아서
은은함을 느끼는
오후 네 시, 방이 조용하다
속초 광복절 무렵
고형렬
해바라기 씨가 여물고 방아깨비가 태엽을 감고 투투투 날아가다 몸이 무거워 풀밭에 툭, 떨어지면 왜 속초 광복절 무렵은 쓸쓸한가 하마 아침저녁 물빛은 차갑고 길들은 먼 길을 떠났다는 얘기였다 해가 멀어지며 반소매가 까칠하면 왜 나는 속초를 가고 싶은가
잃어버린 외로운 바닷가 햇살처럼, 방게와 살고 있는 찬 간물처럼, 북으로 가는 길가 코스모스처럼, 광복절 무렵엔 내가 당신을 사랑한 세월만큼
광복 70년
국순정
울 밑에선 봉선화
눌린 설움으로 10년 피 울음
억울함에 분통으로
찢긴 가슴 부여잡고 20년을 울고
무릎은 고사하고
머리라도 숙이려나 희망 품고 30년
수요집회 기를 쓰고
피를 토하듯 외친 날이 40년
백발이 성성해도
젖은 가슴 마르지 못해 50년 운다
해방되지 못한 소녀 별
떨어지는 안타까움에 60년을 절규했고
행여 넘어지고 포기하고 절망할까
70년의 기억을 붙잡고 무궁화는 다시 핀다
광복
김금자
피 끓던 팔월의
조국애
핍박에 맞서
총칼을
가슴으로 항거한
백의민족이
태극기로
만세 부른 날
숭고함이 어린
아픔이다
우리들의 팔월(八月)로 돌아가자
김기림
들과 거리 바다와 기업도
모두 다 바치어 새 나라 세워 가리라-
한낱 벌거숭이로 돌아가 이 나라 지줏돌 고이는
다만 조약돌이고저 원하던
오- 우리들의 팔월(八月)로 돌아가자
명예도 지위도 호사스런 살림 다 버리고
구름같이 휘날리는 조국의 깃발 아래
다만 헐벗고 정성스런 종이고저 맹세하던
오- 우리들의 팔월(八月)로 돌아가자
어찌 닭 울기 전 세 번뿐이랴
다섯 번 일곱 번 그들 모른다 하던 욕된 그 날이 아파
땅에 쓰러져 얼굴 부비며 끓는 눈물
눈뿌리 태우던 우리들의 팔월(八月)
먼 나라와 옥중과 총칼 사이를
뚫고 헤치며 피 흘린 열렬한 이들마저
한갓 겸손한 심부름꾼이고저 빌던
오- 우리들의 팔월(八月)로 돌아가자
끝없는 노염 통분 속에서 빚어진
우리들의 꿈 이빨로 물어뜯어 아로새긴 조각
아무도 따를 이 없는 아름다운 땅 만들리라
하늘 우러러 외우치던 우리들의 팔월(八月)
부리는 이 부리우는 이 하나 없이
지혜와 의리와 착한 마음이 꽃처럼 피어
천사들 모두 부러워 귀순하느니라
내 팔월(八月)의 꿈은 영롱한 보석 바구니
오- 팔월(八月)로 돌아가자
나의 창세기 에워싸던 향기론 계절로-
썩은 연기 벽돌 더미 먼지 속에서
연꽃처럼 홀연히 피어나던 팔월(八月)
오- 우리들의 팔월(八月)로 돌아가자.
고결한 숨결
김덕성
광복의 날
무궁화꽃이 피었네
삼천리 금수강산 방방곡곡에
화려한 무궁화동산 이루고
나라꽃 무궁화여
더 빛나리
겨레와 함께 살아오며
놈들이 강산을 짓밟으며
총칼 앞에서도
백절불굴의 뜨거운 피로 핀
위대한 겨레 혼이 담긴 꽃
반만년 군자의 위용으로
모진 고난과 민족정기로
동해 빛 백두서 한라까지
선열의 핏물로 일편단심으로
붉게 핀 불멸의 넋
연보랏빛 애틋한 품속에
백의민족의 혼을 가득
들려오는 고결한 숨결
꽃 중의 꽃 무궁화여
무궁화 – 69년 광복절에
김덕성
뙤약볕에서도
은은한 얼굴로 다가오는
한여름 동안 내내 피는 꽃
그리 화려하지도
향기는 없어도
순박하고 고귀한 가슴으로
하늘을 우러르며
무궁한 사랑으로
순결과 끈기로
오랜 세월
겨레와 함께 살아온 나라꽃
의젓한 품위로
한 점 부끄럼 없이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무궁하도록 피어 있을 꽃
무궁화여!
광복의 날에
겨레의 가슴에도
더 맑고 밝게 피려무나
어느 노인의 회고록
김덕성
어린 시절은 웃기는 세상이었지
하고 입을 연 노인은
일본이 항복하는 날까지
학교에선 일본 말을 하며 일본 글을 배웠고
우리말을 쓰면 매를 맞았고
한글은 배우지 못했어
그러다 1945년 8월 15일
만세를 부르는 군중에게서
애국가를 듣고 태극기를 처음 보았지
나라를 잃은 다는 것은
삶을 잃은 거나 다름이 없다고 하시는
노인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지
일흔두 번째 광복을 맞는다
해마다 광복절 날에는
대한 나라를 무궁화 꽃동산을 만들어
집집마다 태극기 휘날리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날이었으면
친구야 오늘은
김덕성
친구야
오늘은 8월 15일
해방의 날이란다
태양이 솟아올라도
빛을 잃어 어두웠고
숨을 쉬어도 산 것이 아닌
나를 잃어버린
허수아비 같은 세상이었지
삼십 육년 동안
고생고생 끝에
신의 은총으로 우리에게
자유를 선물로 주신
일흔 네 번째 광복절이란다
꼭 기억해야 하는 날
우린 오늘을 잊지 말자
친구야
팔월에는
김덕성
팔월에는
온 나라 안이 무궁화꽃으로 덮인
금수강산이 되게 하소서
겨레의 고난과 함께 겪으며
군자의 위용으로
겨레의 얼이 되어 나라를 지켜 온
겨레의 꽃 무궁화
나라 구석구석에
시들지 않는 싱싱하고 화려한
장한 늠름한 모습으로
당당하게 핀 꽃 중의 꽃
팔월에는
단심(丹心)을 일깨워 주면서
새벽부터 새롭게 피려무나
나라꽃 무궁화여
팔월의 기도
김덕성
사랑의 손길을 펴시어
꼭 알맞게
태양열을 고루고루 내려 주시고
목마른 이에게 담비를 내려
생명수가 되게 하소서
광복의 달인 이 땅에
무궁화 꽃이 만발하게 하시고
올 해 열매가 맛있게 익어
오곡이 넘실되는
풍요로운 세상 되게 하소서
초록빛으로 나약한 영혼이
사랑 꽃이 아름답게 피게 하시고
보복보다는
사랑의 용서로 하나 되어
화합으로 가는 길이
축복의 길이 되게 하소서
소식
김선규
민적 넣으러 갔던 남편 기분이 왜 저래.
면서기한테 막걸리 얻어 마시고 말 많아졌어
감리교 신자란 건 관두더라도
매사 진중한 양반이 무슨 일에 떠벌이 됐나.
아득한 날 기다려 뭘 해 예서 살자는 걸 보면
아마도 좋은 얘긴 오 가지 못한 것 같고
필시 답답한 시국 소식 듣고 심란스런 게야
지나온 고생길 지칠 만도 하겠지만
예서 뿌리박자니께 내 기분도 어수선해
고향 땅 옹진을 광복하던 해에 떠난 이후
수래포선 이발소 채려 농사땅 좀 모았는데
그것들 다 잊고 그냥 주저앉잰다.
그것도 그렇지만 친정집은 어찌 됐을까
남편 따라 시집온 지 어언 십육 년
김씨 문중 귀신 되느라 친부모 걱정 못 했어
폭격에 덜컥 맞아 저승이나 안 가셨는지
다시 광복절을 맞이해서
김소엽
오천년 역사위에 지금처럼 눈부신 우리나라가 있었던가
늘 강대국의 침략하에 짓밟히고 수탈 당했던 아픔의 역사지만 콩 한쪽도 나누어 먹었던 정많고 선량한
우리 민족
일제 압제에서 벋어나서 장롱 속 깊이 감추어 두었던
테극기 높이 들고 온 민족 하나 되어 만세를 소리 높여 외쳤던 아 그 날의 감격 아 그 날의 함성을
이제 우리는 다 잊었는가
그 아픔의 세월에서 빛 밝은 세상으로 훨훨 비상했던
지난 세월 자유 시장경제 기반 위에 깃발을 높이 꽂고
가장 모범 되는 민주주의 헌법 기초 위에 대한민국을 세우고 다시는 나라를 뺏기지 말자고 다시는 자유를 강탈당하지 말자고 가난에서 벗어나서 우리도 한 번
잘살아 보자고 우리의 부모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피와 땀과 불철주야 근면 성실을 담보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낸 우리나라 대한민국
단군 이래로 이렇게 잘 살던 적이 있었던가
세계가 부러워할 세계 경제 대국 독립 후 가장
뻐르게 자유민주주의를 정착시킨 아 장하고 위대한 대한민국
방탄소년단 BTS가 빌보드 챠트 1위에 오르고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수상하고 한글이 세계
최 우수 문자로 UN이 세종상을 제정하고
아리랑이 세계 최고 민요로 선정되고 세계 반도체 기술, 원전 기술 1위 국가로 비상한 문화강국
기술 대국 우리나라
그런데 지금 이 위대한 대한민국이송두리채
흔들리고 있다 어떻게 이룩한 대한민국인데
이대로 바라만 볼 것인가 이 방관죄를 어이 할 것인가
이 나라의 의인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이 나라의 독립투사들은 다 어디에 있는가
이 나라의 애국지사들은 다 어디로 숨어있는가
어서 나오라 어서 깨어 일어나라
다시 광복을 찾아 위대한 대한민국이여,
영원하라 일어나 빚을 발하라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대일 땅이 있었더면
김소월
나는 꿈꾸었노라, 동무들과 내가 가지런히
벌 가의 하루 일을 다 마치고
석양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을
즐거이, 꿈 가운데
그러나 집 잃은 내 몸이여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이처럼 떠돌으랴, 아침에 저물 손에
새라 새로운 탄식을 얻으면서.
동이랴, 남북이랴,
내 몸은 떠 가나니, 볼지어다
희망의 반짝임은, 별빛의 아득임은
물결뿐 떠올라라, 가슴에 팔다리에.
그러나 어쩌면 황송한 이 심정을
날로 나날이 내 앞에는
자칫 가느란 길이 이어가라
나는 나아가리라
한 걸음, 또 한걸음.
보이는 산비탈엔 온 새벽 동무들
저 저 혼자…… 산경(山耕)*을 김매이는
* 보습 : 땅을 가는 데 쓰는 농기구의 일종.
* 산경 : 산에 있는 경작지.
옷과 밥과 자유
김소월
옷과 밥과 자유
공중에 떠다니는
저기 저 새요
네 몸에는 털 있고 깃이 있지
밭에는 밭곡식
논에는 물베
눌하게 익어서 숙으러졌네
초산(楚山) 지나 적유령(狄踰靈)
넘어선다
짐 실은 저 나귀는 너 왜 넘니?
광복(光復)의 날에
김유택
빛이 있어 자유가 있다
푸르른 날 희망이 있다
어두운 고통은 땅속에 처박히고
아, 서러웠던
지난 세기(世紀)
가엾은 우리 선열(先烈), 우리 부모들
비행기 떠 폭격 몸살이
콩밭에 숨어 살던 선조(先祖), 겨레여
이젠 빌딩 숲에 살아
부유(富裕)와 윤택(潤澤) 속에
자손만대 영원히 밝은 날에 있어라
세계로 뻗어가는 한민족 기상
미래의 선구자가 되어라
후손들이여 들리는가
아리랑 가락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우리는 한민족
이 광복의 기쁜 날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분열되고 힘없으면 또 나라를 잃어
강한 단결과 화합만이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존하세」
사랑 노래
김정환
먼 데서 가까운 데서
비 오듯 태양이 타네요
찌는 듯한 더위를 저에게 주셔요
8월도 한나절 어느 한 많은 광복절 같은
기쁨의 절정을 저에게 주셔요
그대가 또한 제게 바랐던 것은
아픔의 절정, 깨달음의 절정, 만남의 절정, 분단되어 있음의 절정
그리고 참음의 절정이었겠으나
지워지지 않아요 그대를 만난 여름, 자갈밭 뜨거운 땡볕....태양이 타는데
먼 데서 가까운 데서 태양이 타네요
찌는 듯한 불볕더위를 저에게 주셔요
그 활활 타오름의 세례를 저에게 주셔요
그대와 다시 만날 눈물 뒤범벅
아아 가르쳐 주셔요 그대
앙칼진 사랑의 무기를
태양이 타는데
그대와 진정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해방의 날
김종상
대한독립 만세를
목터지게 외쳤지
넘치는 태극 깃발에
하늘땅이 춤을 췄어
죽었던 우리 역사가
부활하던 날이야
광복절 날에
나상국
바람 앞에 위태롭게
흔들리던 조선
꺼져가는 등불을 되살리려
살 속을 매몰차게 후벼 파는
칼바람에 피를 흘리며
임진강을 건너고
봉이 김선달이 팔아먹었다던
얼어붙은 대동강을 건넜다
푸른 솔은 늙고 늙어갔어도
해란강을 말달리던
선구자도 가고 없지만
청산리 전투에서
피 흘리며 승전보를 전해 온
임들의 역사가
조국의 해방에 초석을 다진
그 역사의 숨결이
풀잎에 구르는 새벽이슬
바람과 햇빛에
흔적도 없이 허공으로 사라지듯
오래된 사진이 색바래
희미해져 가듯
오늘날
저만 잘난 듯 아는
후손들에 의해서
망각의 저편
그늘 속에 감춰진 채
감동도 감정도 없이
손에 쥐어진 태극기만 흔드는
광복절 날에
마음 한쪽이 아리다
그날의 함성
나상국
그날의 함성이
보이는가
들리는가
그날의 희열
지금은
잊혀져가는
그날의 함성
들리는가
거리마다
골목 골목마다
넘쳐나는
만세 만세 소리의 물결
태극기 휘날리며
주체 못 할
해방의 기쁨
인산인해의
자유의 물결
그날의 함성
보이는가
아, 우리의 대한민국이여
류정숙
백두와 한라산이 우뚝한 조국 땅
압록과 한강이 유유히 흘러 기름진 이 땅을 넘보던
일제 식민지의 마수들을 물리치기 위하여
우리들은 얼마나 많은 땀과 피를 흘렸던가?
우리 선열들의 피가 삼천리강산을 적시고
선열들의 땀이 산과 들을 적실 때
일제의 탄압을 벗어나기 위하여
두 주먹 거머쥐고 온 겨레가 힘껏 일어섰다.
아, 대한민국
우리들은 이 땅을 찾기 위하여
순국선열들이 목숨을 바쳤고
이 겨레를 이 땅에 살리기 위하여
그들의 혼과 넋을 이 땅에 묻었다.
대한민국이여
우리들은 온갖 힘과 정성을 다하여
그대 품에서 살기 위하여
우리들의 누이, 우리들의 어머니를
독립의 제단에 바쳤나니
대한민국, 그대는 영원하리라
아, 대한민국이여
해마다 8월이 오면
박송죽
해마다 조국의 맥박이 뜨겁게 뛰는 8월이 오면
한 맺힌 36년의 일제에 탄압에서
목숨 바쳐 되찾은 선열들의 피의 함성이
삼천리강산 방방곡곡
가슴 저렵도록 용솟음치며
불타오르던 애국 찬가
빛은 빛으로 되살아나
어둠 문질러 신새벽을 여는
빛은 빛으로 되살아나
동트는 부활의 아침처럼
대한민국 만 만세의 아침으로 온다
그러나 해마다 청포도가 익어가는 8월이 오면
찢기고 할퀴이고 피 흘린 상처 다시 도져
죽어서도 깊이 잠들지 못한 한 끌어안고
짐승보다 못한 사람의 탈을 쓴
일본군의 군화 자국에 짓밟혀가며
정신대로 끌려가던 이 땅에 우리네 어머니가
살아있어도 죽어있는 목숨
죽어서도 눈감지 못할
천추에 씻지 못할 치욕 부둥켜안고
갈기갈기 찢긴 상처
삼천리를 돌고 돌아
구만리 장천 혼백 자락
피로 고여 돌고 돌아
아...., 뼈와 살 깎아 내는 아픔으로 돌고 돌아
유유히 흐르는 강이 되고 흙이 된다
해마다 고향 그리워 눈물이 베여 오는 8월이 오면
녹슨 철마는 달리고 싶어 한다.
시공을 초월한 인종을 초월한
세계는 하나, 한 가족 하나로
이념과 사상을 초월한
자유와 평화의 물결 속에
역사의 강은 도도히 흐르고 있는데
유독 우리만이 절망과 비애를 안고
분단의 장벽 허물지 못한 채
쓰린 한을 안고 울고 있어야 하는가
찬연한 새 역사의 장을 여는
겨레의 숙원인 조국 통일 이룩하여
떠오르는 동방의 빛,
세계 속에 통일 조국
한 핏줄 하나로 단결된
내일의 영광된 조국 하나로
자자손손 민족 만대에 물러주어야 할 이 땅
새날 새 역사를 창출하여야 할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기필코 하나가 되어야 한다
광복절
박인걸
하늘은 검고
태양은 빛을 잃었다
별들은 돌이 되고
바다는 흉용했다
긴긴 삼십육 년
가슴엔 응어리가
명치끝엔 한이
울분은 마그마였다
죽음을 달라
조국을 잃으니
자결하리라
끌려간 징용은
불귀객 되고
아들딸 기다리다
눈이 멀었다
그러던 어느 날
태양이 떴다
홀연히 찾아온
해방이었다
새들이 높이 날고
산들은 춤을 춘다
함부로 짓밟힌 땅이
툭툭 털며 일어섰다
잊지 말라 그 세월
빼앗기지 말라 이 강토
기억하라 선조들을
감사하라 그 축복을.
8.15는 오는데
박종영
햇빛 바른 그날 다시 찾은 조국의 강토 짙푸른 산하에서
앵두 붉게 익어가는 언덕배기에서
목이 터져라 너를 불렀어도
겨우내 몇 번씩 꽃봉오리 얼어 터지고 나서야
광활한 땅 굳게 달구어 밝게 피는 나라꽃 무궁화
조금은 낮게 솟아오르는 달처럼
수줍어 속 맘 곱게 토실토실한 꽃술은
하늘 위로 추어올리며 출렁이는 꽃무늬 소원을 빌고 있다
아주 유연하게 피어나는 연둣빛 너를 호명하면
숨 가쁘게 달려와 안기는 포근함
무궁화 너를 안았을 때 그윽한 향기 손에 잡히는 비밀은 무엇인가?
우리 너로 하여 배운 투쟁의 교훈으로
오늘에야 푸른 고향 들녘 차지하고 목놓아 울고 있다
8.15는 오는데, 광복의 그 날은 다시 찾아오는데
그렇게 짓밟힌 겨레의 함성이 소용돌이 용오름처럼 달려오는데
요요(姚姚)한 깃발로 펄럭이는 조국의 푯대 무궁화여
우리는 너를 향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장구한 역사와 순금의 햇빛 아래서 천년을 이어 갈 우리의 꽃,
무궁화로 살아 거듭 피어나기를
광복절
박진표
비가 옵니다
눈물이 내립니다
독립을 향한
뜨거운 마음과 간절함이
비가 되어
눈물이 되어 내립니다
지금 내리는 이 비는
선열들의 간절한
소망이자 눈물입니다
어디선가 외로이 홀로
쓸쓸히 죽어가며
쟁취하고 일궈낸
뜨거운 피 입니다
나라 잃은 설움
그 치욕의 아픔
남겨주지 않으시려
못다 핀 꽃이되어
지금도 아리랑 노래 되어
우리들 가슴에서 우시는 꽃이여
다시 찿은 이 나라
이제는 그 쓰라린 아픔
새기고 새기어
삼천리 금수강산
푸르게 푸르게 지키겠습니다
광복절 오늘
박진표
날지 못하던 새
오늘 훨훨 다시 나는 날
한 맺힌 치욕의 고통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날
우리들의 피와 살은 기억하리라
사랑하는 아들아 딸들아
오늘 너희들의 행복
깊은 어둠에서 피어난
눈물의 꽃임을 잊지 말아라
새야 새야 훨훨 날아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저 무지개 넘어
은하수 초롱한
조국의 밝은 미래를 향하여
광복의 아침
박태원
아-
어둠의 세월을 넘어
어언 광복 60돌을 맞아
찬찬히 걸어온
대한민국이여
너의
고난의 발걸음이
피 맺혀 있구나
이젠
지난날의 아픔이
치료될 때도 되었건만
또 덧나는 독도의 아픔
모든
아픔과 어두운 그림자가
솟아오르는
태양 빛 아래 무릎 꿇고
보다 밝은 나라로
발돋움하여
아직
걷히지 않는 시련들의
안개 걷히고
빛 밝은 나라로
웅비하여라
무한한 가능성 위에
하나님이 보우한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여
8.15 광복절 아침에
배태성
하늘의 감옥에 틈새 하나 없이
공허한 욕심과 편견과 기만으로
그 잘못된 입을 통해서
씻을 수 없는 죄를 태산만큼 쌓고도
모자라서 광기와 편협이 어지러이
나라의 흐름과 발자취마저 감히 지우고 짓밟는다
진정 무엇이 두려웠단 말인가?
거짓된 행동과 위선들이
잠시는 감출 수 있으나 영원할 수는 없듯이
이 땅에 무리 지어 악을 횡행하는
반역의 무리들아 역사의 죄인들아
더렵혀진 자국들이 하나 남김없이
깨끗이 씻기우고 지워져 멸살되리라
이제 새로운 변화의 물결들이
힘차고 도도하게 이 강토에 넘쳐흐른다
밝은 태양이 두 눈 부릅뜨고
하늘로 부터 비칠 것이며
조국과 겨레를 위한 순국선열의 희생이
이 나라를, 이 옥토를 지킬 굳건한 의지가, 힘이
새롭게 용솟음쳐 오르고 있다
우리는 이제 다시 태극기 높이 들고
힘차게 나아가리라 앞장서 달려가리라
이 땅은 자유 대한민국, 영광된 땅이라고
광복 70주년에 부쳐
백낙원
패권주의에 사로잡힌 일제가
한반도 침탈에 눈이 어두워
곡식은 물론 숟가락 총까지 공출하고
젊은이는 강제징집 총알받이로
낭자(娘子)들을 정신대 위안부로
민족혼 말살하려 창씨 개명까지 했다.
백 년도 더 넘은 아름드리 소나무에
V자형 갈매기 자국 수십 개씩 내고
송진까지 앗아간 흔적 역력한데
한민족의 고혈 알뜰히도 빨아가고도
독도를 자기 땅이라 우기니
천추에 씻지 못할 죄 어찌하려는지
마수(魔手)에 할퀸 상처 깊어
피고름 여기저기 딱지로 엉기고
일본군 성노예 위안부들 호호백발 되어
한 분 두 분 세상 떠나시는데
침략 야욕 아직 버리지 못했으니
광복 70년 맞은 우리 정신 차려야겠네.
* 패권주의 : 권력을 이용해 세계를 지배하려는 제국주의적 사고방식
광복절
백원기
빛을 되찾는다는 광복절
78년 전 잃었던 주권 되찾아
국가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36년간 식민지의 고통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되새겨보는 소중한 날로 기억되며
앞으로 나아갈 의지를 다짐하는
귀중한 시간으로 만들어야 하겠다
광복(光復)
서비아
짓밟힌 무궁화
삼천리 금수강산
검은 우주 나침 판
깃발은 흔들리지 않았다
살기 좋았던 터전
하늘도 울었다
꽃이 꽃답게 웃었다
땅도 진동하며
활짝 웃었다
초록 잎도
토해내면서
세계 속에
알리고 찾았다
광복절
손병흥
우리나라를 식민지배한 일본으로부터 해방이 되어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하여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한 날
국경일로 제정이 되어 이를 축하하고 기념하는 날
경축 행사를 전국적으로 거행하는 매우 뜻이 깊은 날
공휴일로 지정을 하여 매년 경축하고 있는 국경일
나라와 주권을 다시 되찾게 된 일제강점기 벗어난 날
일본제품 불매운동 반일 감정이 치솟고 있는 시기에
온 국민들과 함께 그 역사적인 의미를 되새겨보아야 할
일본제국주의의 억압지배로부터 독립한 것을 돌이켜보아
국기게양 잊지 말며 선조들에게 감사하는 나라 사랑하는 날
꽃덤불
신석정
태양을 의논하는 거룩한 이야기는
항상 태양을 등진 곳에서만 비롯하였다.
달빛이 흡사 비오듯 쏟아지는 밤에도
우리는 헐어진 성터를 헤매이면서
언제 참으로 그 언제 우리 하늘에
오롯한 태양을 모시겠느냐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
가슴을 쥐어뜯지 않았느냐?
그러는 동안에 영영 잃어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멀리 떠나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몸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언에 맘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서른여섯 해가 지나갔다.
다시 우러러보는 이 하늘에
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
오는 봄엔 분수처럼 쏟아지는 태양을 안고
그 어느 언덕 꽃덤불에 아늑히 안겨 보리라
8.15 광복절을 맞으며
신성호
짓궂던 하늘은 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에 태양이 떠오르니
어제의 쓰리고 애리던 아픔은
아침 안개처럼 사라지고
메였던 올가미가 풀리고
빼앗겼던 우리말과 참된 삶을 찾았으니
출애굽의 기쁨이요 환희의 광복이니
우리의 가슴마다 펄럭이던 태극기
누구의 강요리요 동요도 없음이니
뜨거운 가슴속에 눈물이 흘러내림은
배고픔에 나오는 눈물도 아니요
가진 것이 없어서도 아닐진 데
삼천리 금수강산이 기뻐하고
온 나라가 감격하여 애국가를 합창하네
멀고 먼 이국땅 하늘 아래에서
사선을 넘나들며 말없이 희생하신
선열들의 외침이 우리 귓전에 들리는데
말로만 나라 사랑 허울 좋은 희생정신
먼저 가신 순국선열 전에 겸손히 내려놓고
한민족이 하나 되어 조국광복 뜻 기리어
웃음꽃이 만발하고 행복이 넘쳐나는
우리나라 만들어서 모든 나라에 으뜸가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 복지국가 세우리라
그날이 오면
심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한다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8.15에 부쳐 - 정체성 확인
오보영
야옹하고 울면
고양이 이고
멍멍하고 짖으면
강아지 이듯이
만물의 영장인 사람 역시
말하고 행동하는 바에 따라
그의 추구하는 사상과 가치관
즉
정체성이 드러나는 건 당연한 게지요
하나님을 찬양하면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이고
부처님을 찬불하면
불교를 믿는 불교인임이 자명하듯이
공산주의 사상을 추종하면서
인공기에 경배하고 3대 세습 독재자를 칭송하면
당연히
북한 인민민주주의에 속한 자들인 거잖아요
반면
자유 민주주의를 신봉하고
애국가를 목청 높여 부르고 태극기에 경의를 표하면서
자유민주주의국가 우리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법질서를
존중하며 따르는 사람은
당연히 우리 대한민국 국민인 게지요
그런데
혹시 당신은 어떤 정체성을 가지신 분인가요?!
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우리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사랑하면서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와 풍요가
자손만대까지 어어져 번창하기를
위해
늘 마음 모아 기도하는
하나님을 믿는 하나님의 사람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임을
당당히 내세울 수 있습니다
광복절 아침에 - 자유와 평등
오보영
1
천부적(天賦的)으로
인간은
각기 다른 재능과 능력 사고(思考)
감성 이성(理性)을 갖고 태어남이라
따라서 모든 인간에겐
각자에게 부여된 자질을
당당하게 누리며 살아갈
고귀한 자유가 주어졌음이라
하지만 이 자유는
제멋대로 사는 방종이 아니라
건전한 사회윤리규범 법질서
안에서 주어지는
기회 평등 안에서 자유롭게
능력을 발휘하며 사는 삶이라
2
그런데
평등한 사회 구현이라는
그럴듯한 언어유희 궤변을 앞세워
실제로는
권력 잡은 세력들만의
부귀영화(富貴榮華)만을 추구하면서
평범한 국민들의
자유로운 삶은 억압 통제 탈취하려는
삐뚤어진 이념(ideologie)이 있으니
바로 공산주의 사상(思想)이라
3
따라서 자유민주주의 국가
우리 대한민국 선량한 국민들은
이를 깊이 인식하고
공산주의 세력들의
거짓 선동에 현혹되지 말고
강하게 대처해야만
진정한 자유의 삶을
제대로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
광복 그날의 함성
오애숙
반만년 역사 속에 황사로 휘둘려
참담한 고통의 깊은 수렁에 빠지더니
스멀스멀 울 넘어 피바다 이룬다
황사에 밀려 사위어 가는 하현달 속
사그랑주머니에 겹겹의 한 껴안은 외기러기
조국 떠나 망망대해 떠돌고 있을 때
아우성이 고뇌의 응징 속에서
사방팔방 뭉쳐 만든 횃불로 불꽃 연다
자유 깃발로 열방에 펄럭이라고
한(恨) 묻고 살얼음판 서성이는데
한겨레 혼으로 상현달 속에 꽃 피웠다
겨레의 한 날리라 환희로 나팔 분다
광복절과 후손의 함수관계
오애숙
광복의 환희와 함께
날아가는 엄마의 기쁨
날개 쳐 오는 학기 첫날
독립운동가 있었기에
오늘날 존재감의 조국 한겨레
내 자녀의 희망 날개
상아탑 우듬지 위에서
환한 웃음으로 미소 짓는 기쁨
순국선열의 숭고함에
가슴 깊이 감사로 머리 숙인다
그때 그 광복의 환희로
오애숙
누가
빛바랜 과거에
연연하냐 말하고 있나
겹겹이 쟁여 쌓인 36년의 한
수천 년
수억 년이 지나도
흘러갔던 일본 만행의 역사
결코 땅에 묻어선 안될 겨레의 한
너는 아는가
역사적인 만행에
통곡해야 할 일에 대해
그 사실 파도 속에 던지려는가
네가 기억하고
우리가 기억할 것은
다시 물려주지 않기 위해
손 마주 잡고 국력 기르는 것이네
엘에이 맥아더 공원에서
오애숙
그 옛날 광복절의 환희를 느끼고파
맥아더 공원에서 주위를 살펴보며
새롭게 단장 된 공원 산책하는 이 마음
놀라운 변화속에 예전에 없었던 일
맥아더 장군업적 어울릴 무궁화 꽃
환하게 발걸음마다 반겨주고 있기에
새롭게 피어나는 무궁화 바라보며
이곳에 성조기와 태극기 휘날리길
가슴에 두 손 모으며 감격의 꽃 피누나
정겨운 팔월의 아침
오애숙
녹 푸름 들판을 달린다
메마른 대지 위에 내린
빗줄기 속에 촉촉한 팔월
초록빛 향그러운 환희가
시냇물의 졸졸 거림 속에
싱그럼 물결쳐 해맑게 빛나
새들도 기쁨 속에 노래하며
채마밭 여름 과일 방실거리는
정겨운 팔월의 아침이다
팔월에 아침의 창 열고
피고 지고 꽃피는 겨레 꽃
웃음 짓는 한얼의 숨결 속에
광복으로 얻은 참 자유의 기쁨
그 고결하신 선혈로 한겨레 속
모진 고초 위에 피어난 자유여
세계 속에 높이 높이 휘날려라
팔월의 노래
오애숙
신록 속에
익어가는 기쁨
들판에 날개 칠 때
구릿빛 농부의 땀방울
메아리치는 환희의 노래
한여름
품어내는 태양광
신록의 장 마감하며
들판엔 황금물결 춤추고
찬란한 광복의 아침 속에
앞마당엔 무궁화 활짝 피었네
이름도
빛도 없는 핏값
순국선열의 숭고함으로
광복의 기쁨과 환희 팔월 속에
태극기 휘날리며 세계로 뻗어가네
8월 15일의 노래
오장환
기폭을 쥐었다.
높이 쳐들은 만인의 손 우에
깃발은 일제히 나부낀다
"만세!"를 부른다. 목청이 터지도록
지쳐 나서는
군중은 만세를 부른다
우리는 노래가 없었다
그래서
이처럼 부르짖는 아우성은
일찍이 끓어오던 우리들 정열이 부르는 소리다
아 손에 손에 깃발들을 날리며
큰길로 모이는 사람아
우리는 보았다
이곳에 그냥 기쁨에 취하고, 함성에 목메인 겨레를
그리고
뒤끓는 환희와 깃발의 꽃바다 속에
무수히 따러가는 이동과 근로하는 이들의 행렬을
춤추는 깃발이여
나부끼는 마음이여
이들을 지키라
너희들은, 자랑스런 너희들 가슴으로
해방이 주는 노래 속에서
또 하나의 검은 쇠사슬이 움직이려 하는 것을 ...
광복 60년, 조국이여 영원하라
오정방
침략을 일삼던 저네들이 천황(天皇)이라 일컫는
인간 히로히토 일본 왕이 침통한 목소리로
자국의 패전을 인정하며 무조건 항복한다는
긴급뉴스가 전파를 통해 들려왔던 8.15 정오
핍박과 압제 가운데 있던 우리 동포들은
반신반의하면서 하나같이 태극기를 흔들며
거리로 거리로 물결처럼 뛰쳐나왔으니
해방의 그 날, 바로 60년 전 을유년의 일이다
조국광복의 그 벅찬 감격과 큰 기쁨을
만세의 함성으로 표출했던 우리 선조들
잃었던 나라 되찾은 감동에 마냥 흥분하였다
일본은 더 이상 앉아서 버틸 수가 없었다
36년간이나 한결같이 내선(內鮮)일체를 외치며
말을 빼앗고 글을 빼앗고 정신을 빼앗으려
억누르고 짓눌러 창씨개명까지 강압하였지만
우리 선조들은 말도 글도 버릴 수 없었고
더구나 배달의 얼은 절대로 내 칠 수 없었다
사전 예고를 거쳐 히로시마에, 나가사키에
침략을 응징하는 미국의 원자탄이 투하되고
수십만 명이 크게 다치거나 죽어갔기에
마침내 막다른 항복의 길을 택할 수밖에는
또 다른 길이 침략국 일본에겐 전혀 없었다
우리 독립투사들의 참된 저항은 헛되지 않았다
기미년 만세운동에 일본은 간담이 서늘했고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등의 역사적 의거는
대한의 기개를 유감없이 만방에 보여주었다
잔악한 일본 경찰이 애국지사들을 고문했으나
그들의 투철한 애국정신마저 앗아가진 못했고
인면수심의 일본 병사들이 우리의 누나들을
정신대란 이름으로 전장(戰場)으로 끌고 갔으나
한 시(時)라도 그 속마음만은 빼앗지 못했다
오, 잃었다가 어떻게 되찾은 내 나라인가
조국이여 영원하라, 대한민국이여 무궁하라
광복절
유순호
오늘은 광복 칠십육 주년
우리 국민 가슴마다 태극기 품고
선열들의 애국정신 기념하는 날
일천구백사십오 년 팔월 십오 일
일제시대 치욕 세월 패망시키고
대한민국 국권 회복 자랑스런 날
우리 국토 방방곡곡 무궁화 피어
태극기 펄럭이는 하늘 우러러
독립운동 선열들께 감사하는 날
길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의 호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담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 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이-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72주 광복절 못다 한 꿈
윤의섭
남녀노소 모두 나와 만세 부르던 날
태극기 흔들면서
무궁화를 보았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와 보니
확 바뀐 세상에 어린 마음 놀랐다
학교에서 일본어
집에서는 조선말
낮에는 일본 쪽에 동방 예배
밤에는 조상께 제사 지냈지
말없이 행동한 부모님 생각
열 살배기 어린 시절 기억이 아련하다
팔순의 노구에 무상한 세월
분단의 분노에도 나라를 세웠고
동족상잔은 눈물만 뿌렸네
새벽 별이 알고 있는 건설의 피와 땀
이제는 살만하게 큰 나라 이루었네
패전 일본은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노예냐
위안부냐 논란만 하는구나
북핵의 무력보다 경세에 힘쓴다면
동북아 이웃 함께 화해를 일궈 보세
4차 산업 혁명의 초연결성 기술 융합
3국 도시 간 연결하여
동북아 연합시장 만들어 보자
유럽연합 본떠 보는 화합의 동북아
꿈 중의 꿈을 꿔 본다
열하(熱夏)의 하늘에는 흰 구름 춤을 추며
가슴에 서린 꿈을 일렁이게 하는구나
광복 그리고 건국 통일
윤의섭
종군위안부 정신대 근로보국대
황국신민 개병(皆兵) 지원 위장하여 모조리 끌고 가니
시련의 민족 말라버린 눈물 마지막 시련이여
일제의 노예 착취 사람뿐인가
집안 놋그릇 숟가락 젓가락 쇠붙이 공출하고
솔방울 관솔 따다 바친 후에는
마지막에 소나무 벌목까지 민둥산을 만드니
착취의 종말이여! 헐벗은 이 강산 지옥으로 변했네
논 빼앗기고 소작하며 농사지으면
수확한 벼는 공출로 빼앗기고
배고파 우는 어린 것의 콧물을 닦고
한 많은 보릿고개 한숨 짓던 일
일본식 성 이름으로 강제로 바꾸고
말과 글도 뺏어버린
민족문화 말살을 거침없이 하였네
위장의 귀신 같은 도깨비짓
악마도 주저하는 패악 무도 일제
수천 년 한반도의 문화 전수
그 은혜를 외면한 패륜의 극치
너희 후손에 이를 면목은 어찌하려노
하늘도 알고 땅도 아는 악마의 실제
세상이 노하여 명줄을 끊어 노니
암흑에서 탈출한 민족의 광복이여
자유 민주 대한민국 건국이여
그대의 탄생은 우연이 아닐세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분단과 공산 침략 힘으로 밀쳐내고
공산주의 패망까지 버틴 나라 되었네
아 대한민국 자아 자존의 위대한 나라
50년 압축성장 기적 이룬 우리나라
도움받던 나라에서 도움 주는 나라로
세계에 우뚝하게 일어선 나라
헐벗은 북반부의 산하도 가꾸고
민족애로 화합하여 도우며 살며
동북아 세계 평화 발원지를 만드세
그대들과 우리는 한 뿌리가 아닌가
휴전선 비무장지대에 꽃동산 가꾸고
남북이 차별 없이 산책을 하며
사랑의 만남을 영원토록 누리세
우리도 할 것이니 그대들도 함께 하소
통일 외치며 주도하려 나서지 말고
서로 도울 길을 찾아 나설 때
하늘이 주시는 선린의 미덕
우리 후손에게 영광 있으리
70년이나 흘러버린 일제의 흉터
아직도 반성 없이 미몽에 허덕이는
욱일(旭日) 세력을 잠재우려는
세상의 정의가 이곳저곳에서 번득이네
칠천만이 하나 되게 하소서
이강철
반만년 유구한 역사
선조들이 흘린 피와 땀으로
마침내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 낸
동방의 등불 Korea
일제의 탄압과
6.25 전쟁의 고난을 딛고
강인한 의지와 하늘의 도움으로
경제대국 반열에 오른 기적의 나라
수출강국으로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
태초의 하나님이 물려주신 금수강산
아름답고 거룩한 축복의 땅
후손들에게 영원히 물려 주어야 하리
혈맥을 이어온 남과 북
백두에서 한라까지 칠천만이 하나되게 하소서
세계의 빛이 되게 하소서
목소리 향기
이광웅
북간도에서
조국의 광복을 따라
어린 날이랑
젊은 날이랑
온통 다 보내고도
여직 동토에서, 허리 잘린 국토에서 여생을 사시는
‘용정댁’ 할머니시다.
그 93세 조선의 어머니께서
73세 조선의 아들을 바라보시는
보석 같은 애정
어리인
그렁한 눈매
“그 곱던 아이 얼굴이
이렇게나 늙었어.....”
그 93세 조선의 어머니께서
73세 조선의 아들을 앉혀두고
먼 산에게론 듯 혼잣말
그윽히 흘리신다.
그 깊고 잔잔한
목소리
향기
동토에 머잖아
봄이 온다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쁜 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매던 그 들에라도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쌈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띄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명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광복의 한숨
이원문
식민지의 그 날
그 아픔의 36년
백년이면 잊을까
천년이면 잊을까
죽어간 넋인들 어찌 잊을까
다 빼앗긴 그날
다 내어준 그 날
더 무엇을 빼앗기고
더 무엇을 내어 줄까
우리 이 민족 어떻게 살고 있나
광복절의 그늘
이원문
1
오늘도 뜨는 태양
우리의 역사는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아물지 않고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그 흔적이 남긴 그날 잊지 않으셨겠지요
우리끼리의 그 날도 잊지 않으셨겠지요
삼각관계의 적과 적 하나라도 지워야 하지 않겠는지요
그 하나는 바로 우리끼리 총 맞대었던 그 날을 지워야 한단 말 입니다
피 흘리며 지켜 준 우리의 땅 우리의 자손
일본이 우리에게 어떻게 했습니까
조상들의 바램이 무엇이었나요
아직도 지팡이에 온 힘 다해 싣은 몸
생전에 그 어르신들의 한을 어떻게 하시렵니까
이대로는 안 됩니다 열 번 백 번 안 됩니다
보셨지요 그들이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
데려다 죽이고 피 빨아댄 우리 민족의
그 흔적 놓고 구경시켜가며 돈 받고 있어요
세계의 구경거리 다 소문내고 찾아오게 하고요
그러는 독도는 남한만 우리 땅인가요
민족의 땅 북한 형제도 우리 땅이 아닐런지요
지금 우리의 민족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이대로는 안 됩니다 안 됩니다
열 번 백 번 이대로는 안 됩니다
2
다시 보는 광복절
피 끓는 광복절
우리 민족 그 후
어떻게 살어 왔나
우리 민족 그 후
어떻게 살고 있고
부끄러운 역사 앞에
남과 북이 못 할 짓
우리 민족 남과 북
통일의 길로 나가자
조상이 바라보고
그 일본이 보는 민족
우리 민족 남과 북
민족의 독도 함께 밟자
광복절의 미래
이원문
역사 앞에 부끄러움
그런 날이 또다시
또다시 오면 안 됩니다
안 됩니다
남과 북의 우리 형제
남과 북이 뭉쳐야
그런 날이 또 안 옵니다
안 옵니다
어떻게 하시렵니까
민족의 우리 영토
남한의 힘으로 안 됩니다
안 됩니다
위안부의 밤
이원문
안 됩니다
우리 국민 이래서는 안 됩니다
빨간 글씨 쉬는 날 73년의 8월 15일
내걸린 태극기 썰렁하니 한두 집이고
사람마다 표정에 담긴 그 마음들
서로 마주 보는 표정에 무엇이 담겨 있습니까
공휴일에 먹고 입고 놀러 가는 날
일제의 그 날을 얼마나 되새겨 보았습니까
강제징용 위안부 주권 잃은 우리 민족
비웃는 일본을 생각해 보셨나요
아물지 않은 상처에 우리 독도 보셨나요
지금도 집적대며 시비하고 있지 않습니까
벌어질 시비에 우리 국민의 대안이 무엇입니까
안 됩니다
우리 국민 이래서는 안 됩니다
그 강제 징용 보호소에 노을 져 가고
그 위안부의 밤하늘에 별이 반짝입니다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던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집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광복절
이재환
하늘도 울고
삼천리강산도 울고
온 국민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나라를 빼앗기고
36년간 서러움에
피눈물 흘리며
힘들게 보낸 세월
독립운동에 몸 바친
선열들의 애국정신
뜨거운 팔월에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다시는 후손들에게
아픈 역사가 없도록
이번에는 반드시
이겨서 승리하자
광복절
이정화
조국 잃은 서러움 잊지 못할 그 날
펄럭이는 태극기 앞에 그 한(恨) 어찌 잊으랴
피비린내 진동했든 그날의 처절한 비명을
역사의 참 비극(悲劇)에 가슴 깊이 숨긴 태극기
애국 열사들의 찢긴 슬픈 가슴, 가슴마다
새 역사(歷史)의 소리 밀려온 환호(歡呼) 소리를
집집마다 거리마다 대한독립 만세! 만세!
휘날려라, 휘날려라. 태극기 오늘 더 높이 휘날려라
2021년 광복절에
이형숙
해방둥이로 태어나
해방의 기쁨도 잠시 잠깐
세상은 날마다 살기 좋고
화려하게 변해가고 달나라 여행까지
계획하며 사는 세상인대
남, 북은 왜 이리도 담을 헐지 못하고
이념과 권력욕으로 철조망을 치고
총부리를 겨누며 살아가는가
한라에서 백두까지
손에 손잡고 즐겁게 즐겁게
살아가도 짧은 세월을
후손들을 위하여 헛된 욕심 버리고
정신 차리고 살아가자
칠십 노년을 지나고
팔십 고령으로 숨이 찬대
아직도 이념 싸움으로
헛된 세상 살고 있으니
슬프다 이 나라 이 백성들이여
우리들의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선물을 주자
남과 북이 하나 되는 꿈을 이루어주자
달려간다
이혜선
그 심장에 쓰인 하얀 글씨 혼자 달린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민간인 통제선 안, 월정리역에 가면
전쟁 때 폭탄 맞은 기차와 레일
녹슬어 뒤집혀 하늘 보고 누워 있다
밤마다 내 몸뚱이가 늘어난다. 늘어나서는
비틀리고 우그러진 레일 두 줄기 이어서 뻗어간다
달의 심장 한 조각 훨훨 벌판 한가운데 달린다.
비무장지대 바다 건너 길게 기적을 울린다
철원평야 갈라진 궁예의 갈비뼈들
새빨간 피의 능선
철의 삼각지 묻힌 후예의 갈비뼈들
절룩이며 한탄강을 건너간다
뒤집혀 출렁이는 물결 위
눈 떠보면 아직 나는 갈대밭머리
찰진 흙 속에 군번 없는 해골로 누워있다
월정리역 갈대만 허공에 손들어 쓰고 있다.
'이제는 모두 달리고 싶다'
대한 광복 60주년에
임영석
나는 대한독립이라 말하지 않겠다
그냥 대한 광복이라 말하겠다
친일 행위자가 버젓하게 사는 나라에
부끄럽게 대한독립을 어찌 외치겠는가
독립은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독립은 부끄러움을 반성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대한광복이라 말하겠다
광복은 이 땅의 평화다
꽃봉오리에 바람이 들어야
꽃향기가 번지듯
광복을 했을 뿐이다
아직도 우리는
과거를 독립시키지 못했다
친일(親日), 친(親)러, 친미자(親美者)가 없이
대한(大韓) 애국자(愛國者)가 사는 나라
대한독립(大韓獨立)을 이루어야 한다
월남 이상재 선생과도 같이
단재 신채호 선생과도 같이
의사 안중근과도 같이
열사 유관순과도 같이
대한독립을 외쳐야 한다
그 정신만이 광복에서 독립으로
대한독립을 만들 것이다
8.15 광복절에 부쳐
임영준
절로 가진 것이 아니다
누군가가 베푼 것도 아니다
수많은 선인의 희생과
민초들의 고난으로
쟁취한 본령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어지러운 순간마다
흐물거리는 고위들과
민심에 반하는 역적들에
휘둘리며 지낼 것인가
우리의 저력은 결코 그 정도에
일그러지지 않을 것인데
게다가 뚜렷한 영토와 불굴의 의지와
때마다 치솟아 오르는 혈맥이
구국의 길을 닦아놓는데
광복의 함성이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인데,
아직도 열망의 불꽃이 눈부신데
툭하면 자강의 끈을 놓으려 하는가
이젠 더 크게 눈을 부라리고
뼛골에 새겨야 하리라
찰나도 흘리지 말아야 하리라
8.15의 열정을 되새기고
또 새겨야 하리라
아무리 넘쳐도 넉넉지 않은
광복의 그 순간을 절절히
간직해야 하리라
1945년 8월 15일
임종호
그날은
처음으로 해가
동녘에서 떠오르던 날
닭이 홰를 치던 날
송아지가 껑충대던 날
그날은
우리 아가가
웃어대던 날
아 그날에
만세가 있었네
하도 마음이 격해서
만 만세
만 만세
그 소리밖에 다른 말이 없었네
그날에야 비로소
하늘이 파랗게
드높았었네
8.15 광복
장종섭
힘이 센 코끼리가
큰 몸짓의 배를 채우려
육식을 즐겼다면
자연은 멸망했을 것이며
코끼리도 사라졌을 것입니다
더불어 살기 위하여
풀을 먹었던 코끼리의
지혜를 지금 일본인의
조상들이 알았다면
함께 살아야 할
이웃 나라를 빼앗았으랴
일본의 젊은이들이여
1945년 8.15 광복은
대한민국의 경사이며
조상의 잘못으로부터
해방된 그대들의
기쁨이기도 합니다
일본과 대한민국은
이웃이니 손잡고
만세를 부릅시다
해방의 노래
정려성
쿵쿵쿵
쇠망치 소리가 들려오는구나
우상이 마구 무너지는 소리가
동토를 뚫고 힘차게 솟아오르는
자유와 해방의 종소리가 들려오는구나
둥둥둥
큰 북소리가 들려오는구나
어둠이 마구 물러가는 소리
역사의 무능을 이기고 일어선
여명을 알리는 큰 북소리가 들려오는구나
댕그렁 댕그렁 댕그렁
평화의 종소리가 들려오는구나
전쟁은 이미 끋나고
자유와 평등과 평화의 종소리가
머얼리 머얼리 들려오는구나
광복을 위하여 무궁화를 내건다
정민기
광복을 위하여
화단 한 귀퉁이에 꽂혀 있는 무궁화나무에
무궁화를 내건다 나뭇잎 배는 흐르듯
하늘을 떠가는 참새의 아침
세상이라는 그릇에 담긴 우리들의 눈빛은
어느 순간 새벽이슬에 젖은 풀잎처럼
그렁그렁하게 젖어 초롱초롱하다 먼 그대에게
마음이라도 전할까, 간밤 먹빛 종이에
묵묵히 써 내려간 별들 하나하나 빛나고 있었다
그늘이란 그늘은 다 펼쳐 놓고 동네 노인들을
말려놓았던 여름도 끄트머리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선물처럼
강물이 흘러 내려오고 무궁화는 가냘픈 몸 겨우
추스르고 있다 가을은 엽서 한 장처럼
울긋불긋 물들어 찾아오겠지만
시(詩)와 문장으로 노래했던 희망은 기꺼이
우리나라에 빛을 쏟아붓고 갔습니다
맑은 하늘에 우리가 풀어놓은 구름 둥실 떠
한가롭기만 한데
그날의 북소리 씨앗처럼 흩뿌려져
거둬들이기까지 온갖 비바람을 용케도 견뎌
고갯길마다 평화로운 분위기로 들려온 만세 소리
아직 그 스피커 멈추지 않고 들려온다
광복의 나날들
정민기
태양이 떠서
어두운 날은 없을 줄 알았다
빼앗긴 하늘을 지배하던 햇살
모여있던 낙엽 흩어지고
황소 울음소리 저수지 둑에 멈춘다
진돗개 짖는 소리 대문 밖으로 나오기 전
이내 강아지풀이 되어 꼬리 내린다
새벽닭 한 번 울어 젖히면
볏이 뜯겨 나가는 참혹한 시대가 시련이었다
마음이 막혀 울려고 하면 눈물이 역류가 되기도 했다
너의 하늘에 우리가 깃털 날렸다면
너희도 지진처럼 화산처럼 일어섰을 것이다
때가 되어 광복이 찾아왔노라
천구백사십오년 팔 월 십오 일
하늘에 건곤감리 눈썹처럼 휘날렸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정민기
한라에서 백두까지 비둘기가
해방의 플래카드를 걸었다
무궁화 삼천리 푸른 강산을 물든다
지저귀는 참새들을
업신여기던 일본제국주의
연탄 같은 밤하늘 속에서 연탄불이
반짝이며 타오른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태극기가 펄럭인다
광복절의 기도
정연복
일본제국주의의
식민 지배 아래
신음하던
삼천리 금수강산이
감격적인 독립을
맞이한 지
만 칠십팔 년
되는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로운 삶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선물이 아니요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피와 땀과 눈물의
열매라는 걸
다시 한번
기억하게 하소서
부익부 빈익빈의
물질적 풍요를 넘어
더불어 잘사는
참 자유와 평등
민주와 평화의
통일된 한반도를
꿈꾸고
또 실천해 나가는
이 겨레 이 민족
되게 하소서
광복절의 작은 기도
정연복
나라 없는 이들의
서러움은
하늘같이 크고
바다같이 깊습니다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을
참 자랑스럽고
고맙게 여기게 하소서
이 땅의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명실상부한
자유와 평등
민주와 평화의
통일된 한반도를
이루는 일에
나도 한몫하게 하소서
완전한 광복을 위하여
정이산
조용한 아침의 나라
조선 왕조의 몰락으로
한반도는 일제가 침략하여
나라와 민족은 해체되어
잔혹하게 짓밟히던 중에
러일 전쟁에 승리하고
일제는 전쟁에 광분하여
하와이 진주만을 폭격하니
미국의 핵폭탄 투하로
준비 없는 광복을 맞으니
남녀가 만나 결혼하여
상대를 사랑하지도 않고
서로의 성격마저 다르면
함께 살아가기 어려워서
이혼하고 헤어지듯이
남과 북의 지도자가
서로 이념으로 나누어져서
같이 상생하지 못하고
6.25 남북 전쟁을 치르니
휴전선으로 갈라졌도다
우리의 소원인 통일이여
남과 북이 서로 화해하고
서로 발전하여 잘살게 되고
민족의 교류가 이루어지면
강대국의 외세가 없어도
이혼한 남녀가 다시 만나
재결합하여 잘 살 수 있듯이
남북이 서로 협력하고 도우며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을 때
평화통일은 시나브로 온다
광복절 노래
정인보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 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꿈엔들 잊을 건가 지난 일을 잊을 건가
다같이 복을 심어 잘 가꿔 길러 하늘 닿게
세계에 보람될 거룩한 빛 예서 나리니
힘써 힘써 나가세 힘써 힘써 나가세
8.15를 위한 북소리
정희성
북을 치되 잡스러이 치지 말고 똑 이렇게 치렸다
쿵
부자유를 위해
쿵 딱
식민주의와 그 모든 괴뢰를 위해
하나가 되려는
우리들의 꿈 우리들의 사랑을 갈라놓는
저들의 음모를 위해
쉬 저들의 부동산과 평화로운 잠을 위해
쿵
우리들의 피어린 희생을 위해 가진 것 없는
우리 하나뿐인 영혼 하나뿐인 몸을 던져
쿵
외진 땅 서러운 아들딸들아 아닌 밤
네 형제가 없어져도 북채 잡고
세상의 모든 압제자를 위해 눈물 삼켜 딱 한 번
쿵
북을 쳐라. 한밤이 가까워오면
돌고 도는 지구도 제 자리를 바꾸고
파수꾼은 우주의 시계판 위에
시간의 흐름을 표시하리니
사람들은 잠에서 깨어나고
때가 되면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하게 될 것
북을 쳐라 새벽이 온다
새벽이 오면 이방인과 그 추종자들이
무서움에 떨며 물으리니
누가 아침으로 가는 길을 묻거든
눈 들어 타오르는 해를 보게 하라
오오 영광 조국 동방에 나라가 있어
거기 사람이 살고 있다 하라
때가 오면 어둠에 지친 사람들이
강변으로 나가 머리를 감고
밝은 웃음과 사랑 노래로
새로운 하늘과 땅을 경배하리니
북을 쳐라
바다여 춤춰라
오오 그날이 오면 겨울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모든 언어 모든 은유를 폐하리라
그네들만의 축제
정희성
올해가 광복 칠십 주년이니 내 나이 칠십이다 특별한 해이니만큼 나한테나 그동안 숨죽이고 살아온 남과 북의 주민들에게도 숨통이 트일 무슨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랐다 그런데 뜬금없이 광복절을 앞둔 시점에 북측이 ‘목함지뢰 도발’을 감행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이어서 남측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면서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로 내몰렸다 가까스로 고위급 접촉을 통해 합의문을 이끌어내면서 일단 급한 불은 껐다고 하지만 사태는 여전히 불안하다 그래도 그만하기 다행이다 싶어 후유 한숨 내쉬고 축배는 아니더라도 나도 혼자서나마 한잔하고 싶다 청와대에서는 북측의 사실상의 사과를 얻어낸 것은 대통령의 일관된 통일정책의 결과라고 “원칙 승리”를 외치며 여당 의원들을 불러 축배를 들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또 오늘 신문을 보니 무슨 장관을 한다는 자가 의원 연찬회 자리에서 잔을 들고 “총선 필승”을 외쳤다니 아하 안보가 총선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것인지 실감하겠다 더위도 가시지 않았는데 벌써 북풍이 부는구나
안부
정희성
시민단체는 반전 평화를
보수 우익인사들은 반핵 반김을 외치던 이 기묘한 광복절
민족통일대축전 평양 행사에 참여하고 돌아온
젊은 시인한테서 전화가 왔다
북의 오영제 시인이 안부를 묻더라고
생전에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눈을 감고, 달리 수식어가 필요할 것 같지 않은
그의 순박한 모습을 생각했다
광복을 되새기며
조남명
잠시도 맘 못 놓았던
그 많은 외침에도
이 터전을 지키고 있는 우리는
위대한 겨레의 혼이 있었다
이 땅을 욕심내는
쉴 새 없는 침략의 짓들
지금도 그 근성 놓지 않았으니
독도를 제 것이라고
삼십육 년 총칼 짓에
숱하게도 머리통은 뒹굴고
몸은 뒤집어 쓰러져도
불굴의 민족 영혼은 더 살아났다
그리도 갈망하던
조국의 되찾음
그 감격의 목 매인 소리
귓전에 생생히 다가온다
이걸 못 보고 먼저 가신
선열의 헛됨이 아니어야 하리
그 정신 가슴 깊이 되 담아
후손들이 소중히 이어가게 하소서
이 땅을 영원히 간직하며
번영된 나라 이끌어 가게 하소서
어찌하오리까
조태일
그날은 살아 있는데
그날은 아직도 유효한데
빈사 상태로나마, 배고픔으로나마
이 땅의 살과 피와 영혼 속에 살아 있는데
죽지 아니하고, 누가 자꾸 죽이려 해도
거듭거듭 일어서서 살아 있는데
어찌하오리까
어찌하오리까
만세 소리가 희미하게나마 살아 있는데
귓전에 가까스로나마 살아 있는데
만세 소리를 총검으로 파헤치전
그 소리도 살아 있습니다요
그 만세 소리보다 어쩌면 더 큰 소리로
살아있습니다요
그 총검을 잡았던 손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이 땅을 덮고 있습니다요
이 가슴을 짓누르고 있습니다요
이 얼굴을 가리고 있습니다요
어찌하오리까
어찌하오리까
두 동강이 난 채로 몸 뒤척이며 신음하는
우리들의 몸을 짓누르는 저것들은 도애체
누구입니까?
제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선량한 사람보다는 모두 도둑으로 보이는 것은
내 눈 탓입니까? 우리들 눈 탓입니까?
제 아무리 햇볕이 내리쬐도
마르지 않는 이 눈물은 누구의 것입니까?
제 아무리 깊은 밤이 되어도 가려지지 않는
저 얼굴은 누구의 것입니까?
제 아무리 깊은 밤이 되어도
잠들지 않는 이 육체와 숨결은 누구의 것입니까?
어찌하오리까
어찌하오리까
해방이란 말을 잊어버릴까요?
만세 소리를 씻어내 버릴까요?
압박이란 말만 떠올릴까요?
어찌하오리까
어찌하오리까
이 한반도 다시 들고 일어나
털어버릴 건 털어버리고
쓸어낼 건 싹싹 쓸어버릴까요?
몽당비라도 들고 나와
내 집 안방부터 마당부터 골목부터
싹싹 쓸어버릴까요?
그날은 살아 있는데
그날은 아직 유효한데
손들은, 총검을 잡았던 손들은 살아서
더 큰 손으로 이 땅을 덮치고 있습니다요
우리들을 덮치고 있습니다요
40여 년의 세월은 헛것이었습니다요
해방의 기쁨
최은혜
이름다운 금수강산 백의(白衣)민족
정겨운 호미로 지켜 온 대한민국
36년 식민지 굴욕 역사에 묻고
나라 잃은 설음에 눈물로
지혜롭게 살아 온 우리 민족
피와 생명으로 되찾은 우리나라
새 하늘 새 시대를 열어주는
1945년8월 15일 해방의 기쁨
희망의 깃발 휘날리는
영원한 우리 대한민국
130년 전 언더우드 아펜젤러 두 선교사
사랑과 신앙의 뿌리 뻗어 온
동방의 작은 나라 코리아
세계 선교사 파송 국가 1위와 IT 강국으로
한류열풍의 문화예술 꽃피우는
세계의 우두머리로 우뚝 선 대한민국
백두산 한라산 정기 받은
압록강 한강 낙동강 흐르는
자유민주 평화통일 복음 통일
꿈꾸는 해방 76년이여!
하늘은 기뻐 웃고 온 천하 만물
생명을 살리는 대한민국
우리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감격의 8월 15일
해방의 노래 영원히 부르리라
광복절의 추억
최홍윤
오히려 가난의 추억이 그리운 것은
긍정의 희생이 빛났기 때문일 게다
도랑 치고 가재 잡던 시절의 8월 보름은
늘, 읍내 오 일 장날이었다.
벼 이삭 하늘거리고
뒷물 끊겨 마중물마저
마르기 전에 우린
도랑치고 물고기 가제를 잡다가
광복절에는 어김없이
교복을 차려입고 학교에 갔었다.
"흙 다시 만져 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우리는 식을 마치고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올라 보면
동해바다에는 푸른 물결 넘실대고,
읍내 장터에는 자유의 물결이 넘실거렸다.
해맑은 얼굴로 팔도 장돌뱅이 숲에서
풀빵을 배불리 먹고 나서 해 질 녘에 집에 돌아오면
여름 방학도 끝물이었고 적어도 우린 십여 년간
광복절에는 해마다 늘 그랬다
보름의 잔치
정월 대보름에는 쥐불놀이로 달님게 소망을 빌었고
한가위 보름달에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해 보름인 8월 15일에는
나라 사랑하는 마음 애국심 한 자락을
여린 가슴에 품고 조국광복의 참뜻을 되새겼는데
정녕, 몇 해 지나
해방둥이 아래 세대만 살아갈 이 땅에
시방은 그저 그렇지만 머언 장래가 걱정된다
입맛들인 침략자들은 뉘우침 없이
미물처럼 점점 간교해지는데
우리 주변 정세도 변화무상한데
그 시절 가난과 긍정의 추억이
퍽 아름다웠는데
나이 들어 근심스럽고
밤잠마저 설치는 것은
왜일까?
1945년 8월 15일
피천득
그때 그 얼굴들
그 얼굴들은 기쁨이요 흥분이었다
그 순간 살아있다는 것은
축복이요 보람이었다
가슴 여는 희망이요
천한 욕심은 없었다
누구나 정답고 믿음직스러웠다
누구의 손이나 잡고 싶었다
얼었던 심장이 녹고
막혔던 혈관이 뚫리는 것 같았다
같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모두 다 '나'가 아니고 '우리'였다
녹ㆍ꽃향기에
정말 피었나 만져보고
아, 이름까지 빼앗기고 살던 때
'새야 새야 파랑새야'
눈 비벼 봐도 들리는 노래
눈 비벼 봐도 정녕 들리는 노래
갇혔던 새 아니던들
날으는 마디마디
파란 하늘이 그리 스몄으리
꿈에서도 이런 꿈을 꾼다면
정녕 기뻐 미칠 터인데
나는 머엉 하니 서 있고
눈물만이 눈물만이 흘러내린다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려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의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리에 들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난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쓸고 돕니다
당신을 보았습니다
한용운
당신이 가신 후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니, 주인은 “거지는 인격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이 없다. 너를 도와주는 것은 죄악이다.”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 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니다
“민적 없는 자는 인권(人權)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에게 무슨 정조(貞操)냐.”하고 능욕하려는 장군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로 화(化)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 도덕, 법률은 칼과 황금을 제사 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永遠)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의 첫 페이지에 잉크 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대한민국 그리고 태극기에게
함동진
1
대한민국에 네가 있으므로
한국이란 얼굴이 있고
무궁화꽃 국민의 가슴속에 만발하다
해방 조국광복의 날
대한민국 건국 있던 날
손에 손에 너를 들고 환희하며
겨레 동포 한마음 어루 안고
감격의 눈물 뿌렸었지
지구상 어디에 가든지
“대한민국” 이름 듣고
거기 “태극기” 있으면 자랑스러움
든든한 국력에 힘 솟았더니
2
오늘날
농무 같은 까닭 희미한 자들에 의해
대한민국 네 글자 지워볼까 하고
네 이름조차 부르기 싫다 하고
태극기 펄럭임을 거부하는 병든 자 있어
암담함 죽음에 이르듯 숨 막힘 있더니
저 서울시청사 태극기 치장 펄럭임은
링거 생수처럼 절망스런 국민들에게
소생하는 힘을 뿌리고 있다
시청광장 푸른 잔디 위로 애국심 키우는
천진 난만히 뛰는 아이들에게 왜곡의 뿌리를
더 이상 내리지 못하게 하여라
광복 60년 “대한민국”의 “태극기”야
너를 믿는다.
악마의 깃발들을 꺾어 버리고 물리치거라
서울의 의인(義人)
황명걸
그렇게 흩날리던 휴지(休紙)도 자리를 잡고
그렇게 떠돌던 거지도 자리를 펴고
그렇게 시달리던 창부(娼婦)도 자리에 들고
도회(都會)는 온통 잠에 떨어졌다
그러나 이 밤 홀로 깨어 있는 자(者) 있으니
무엇 때문에 누굴 위(爲)하여
이토록 뒤척이며 잠 못 이뤄하는가
3.1운동(三一運動)의 피맺힌 만세(萬歲) 소리
8.15(八一五) 광복(光復)의 감격(感激) 어린 잉경 소리
4.19의거(四一九義擧)의 노도(怒濤) 같은 함성(喊聲) 소리
그 민족(民族)의 소리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까와
병(病)들어가는 서울이 애처(哀凄)로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것이다
깨어 있는 자(者)여 서울의 의인(義人)이여
당신(當身)은 하나가 아닌 일곱
일곱이 아닌 일곱의 열 배(倍)
당신(當身)들이 깨어 밤을 지키는 한(限)
민족(民族)의 소리는 사라지지 않고
병(病)든 서울은 죽지 않으리라
* 잉경 : ‘조선시대(朝鮮時代:1392. 10.1)에, 통행금지(通行禁止)를 알리거나 해제(解除)하기 위(爲)하여 치던 종(鐘)’인 ‘인경(人定)’의 잘못된 표현(表現). ‘인경(人定)을 친 뒤에 통행(通行)을 금지(禁止)하던 일’은 ‘야금(夜禁)’이라 하였고, ‘인경(人定)을 친 뒤에 야금(夜禁)울 해제(解除)하던 일’을 ‘파루(罷漏)’라’ 하였다. 야간(夜間)의 통행금지(通行禁止)는 매일(每日) 저녁 2경(二更 : 9시)에 종각(鐘閣)의 종(鐘)을 28번 쳐서 알렸는데 28번은 28수(二十八宿)를 뜻하고, 이 이후(以後)에는 공부(貢賦)와 질병(疾病) 등(等) 이외(以外)는 대관(大官)도 통행(通行)할 수 없었다. 통금(通禁)의 해제(解除)는 새벽 5경(五更 : 5시)에 종각(鐘閣)의 종(鐘)을 33번을 쳐서 알렸는데 33번은 33천(三十三天)을 뜻한다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황지우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렬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