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朱熹)
看經有感 불경을 읽으며 느낌
半畝方塘一鑑開 조그마한 밭두둑 옆에 거울같이 맑은 연못이여
天光雲影共徘徊 파란 하늘 흰 구름이 자유로이 배회한다.
門渠那得淸如許 연못이여 어찌 그리 맑고 깨끗하뇨
爲有源頭活水來 그 길은 근원에서 생수가 솟구쳐 나옴이라네.
警世賢文 세상을 살아가는데 좋은 글
有田不耕倉稟虛 밭이 있되 갈지 않으면 창고가 비고
有書不讀子孫愚 책이 있되 읽지 않으면 자손이 어리석다.
寶劍鋒從磨礰出 보검의 날카로움은 연마에서 나오고
梅花香自苦寒來 매화향은 고통과 추위에서 나오네.
少壯不知勤學苦 젊은 시절 면학의 고통을 알지 못하면
老來方悔讀書遲 나이 들어서야 독서가 늦었다고 후회하게 되리.
觀書有感 책을 보다 느낀바 있어
1
半畝方塘一鑑開 조그만 네모 연못이 거울처럼 열리니
天光雲影共徘徊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가 그 안에 떠 있네.
問渠那得淸如許 무엇일까 이 연못이 이리 맑은 까닭은
爲有源頭活水來 샘이 있어 맑은 물이 흘러오기 때문이지.
2
昨夜江邊春水生 지난 밤 강가에 봄물이 불어나니
蒙衝巨艦一毛輕 거대한 전함이 터럭처럼 떠올랐네.
向來枉費推移力 이전엔 힘을 들여 옮기려고 애썼는데
此日中流自在行 오늘은 강 가운데 저절로 떠다니네.
勸學
休林坐石老人行 숲에 쉬고 돌에 앉아 쉬는 노인의 걸음
三十里爲一日程 겨우 삼십 리가 하루의 일정
若將一月能千里 한 달이 지나면 천리를 가나니
以老人行戒後生 노인의 걸음으로 후생들에게 경계하노라.
權學文
莫謂當年學日多 당년에 배운 날 많다고 하지마라
無情歲月若流波 무정세월은 흐르는 물결 같으니.
靑春不習詩書禮 젊어서 시서를 익히지 않으면
霜落頭邊恨奈何 백발되고 나서 후회한들 어찌하리.
梅花詩
1 江梅
大雪天地閉 대설이 천지를 닫아버렸는데
窮陰渺寒濱 찬 물가에도 겨울 끝자락이 아득하네.
誰知江南信 누가 알리오, 강남의 소식을
已作明年春 이미 명년 봄이 되었음을.
2 嶺梅
梅花破萼時 매화 꽃받침 터뜨릴 때
瘴雨吹成雪 습한 비 불어와 눈 되었다네.
驛使忽相逢 역의 관리 불현듯 서로 만났으나
無言似愁絶 말 없어 매우 근심스러운 것 같네.
3 野梅
野風吹孤芳 들판의 바람 외로운 꽃에 부는데
逈立正愁絶 멀리 서 있어 아주 근심스럽네.
皁蓋莫徘徊 검은 덮게 한 수레 서성거리지 말라
堪看不堪折 볼만은 해도 꺾을 만하지 않다네.
4 早梅
霜風殊未高 서리와 바람 아주 높지 않아
杖策荒園裏 지팡이 짚고 거친 동산 속 거니네.
仙子別經年 신선(매화)과 헤어지고 해 지나
相看共驚喜 서로 쳐다보며 함께 놀라 기뻐한다네.
5 寒梅
白玉堂前樹 백옥당 앞의 나무
風清月影殘 바람 맑은데 달 그림자 남아 있네.
無情三弄笛 무정한 삼롱곡(매화삼롱)피리 곡조
遙夜不勝寒 아득한 밤에 추위를 이기지 못하네.
6 小梅
且喜梅花開 잠시 매화 핌 기뻐하였으니
莫嗟梅花小 매화 작다고 탄식하지 말라.
花小風味深 꽃 작으나 풍미 깊으니
此意君已了 이 뜻 그대 이미 알리라.
7 疎梅
玉笛未黃昏 옥 피리 아직 황혼 아닌데
氷灘已清淺 얼음 여울 이미 맑고 얕아졌다네.
疎影不勝姸 성긴 그림자 고움 이기지 못하는데
愁心爲誰遠 근심스런 마음 누구 때문에 멀리 가는가?
8 枯梅
樛枝臥龍蛇 흰 가지에 용과 뱀 누워 있고
冷蘂綴氷雪 차가운 꽃술은 얼음과 눈 꿰었네.
千里古人心 천 리 먼 옛 친구의 마음
今年爲誰折 올해는 누가 꺾어 주겠는가?
9 落梅
花開已凄凉 꽃 필 때도 이미 처량했는데
花落更愁寂 꽃 지니 더욱 슬프고 쓸쓸하네.
來歲烟雨時 내년 안개비 내릴 무렵에는
爲君和鼎實 그대 위해 솥에 매실로 간 맞추리.
10 賦梅
君欲賦梅花 그대 매화 읊고 싶어 하나
梅花若爲賦 매화를 읊겠는가?
繞樹百千回 매화나무 백 번 천 번 맴돌아도
句在無言處 시구는 말 없는 곳에 있다네.
皁蓋 - 사군(使君)이 수레에 장식하는 검은빛의 휘장
武夷山溪谷
山無水不秀 산은 물이 없으면 수려하지 않고
水無山不淸 물은 산이 없으면 맑지를 않다.
曲曲山回轉 골골이 산이 돌아가고
峯峯水抱類 모든 봉우리엔 물이 감도는 구나.
武夷山九曲歌 (序)
武夷山上有仙靈 무이산 위에 신선영혼 있어
山下寒流曲曲淸 산 아래 한류가 굽이굽이 맑고 맑단다.
欲識箇中奇絶處 이곳에 절승지를 알고자 한다면
櫂歌閑聽兩三聲 조용히 뱃노래를 두서너 번 들어보게나.
武夷九曲
一曲
一曲溪邊上釣船 첫째 굽이 시냇가를 낚싯배에 오르니
幔亭峰影蘸晴川 만정봉 그림자 맑은 냇물에 잠겼네
虹橋一斷無消息 홍교가 한 번 끊어진 뒤로 소식이 없으니
萬壑千巖鎭翠煙 만학천봉이 푸른 안개 속에 잠겼구나.
虹橋 - 진시황2년 도가의 신선 무이군(武夷君)이 허공에 홍교(虹橋)를 놓고 신선을 초대해 연회를 베푼 곳
二曲
二曲停停玉女峯 둘째 굽이에 우뚝 솟은 아름다운 옥녀봉
揷花臨水爲誰容 꽃처럼 예쁜 단장은 누굴 위한 꾸밈인고.
道人不複荒臺夢 도인은 황대 꿈을 다시 꾸지 않는데
興入前山翠幾重 흥에 겨워 앞산으로 드니 푸르름은 첩첩이로다.
玉女峯 - 옥황상제 두 딸이 옥녀경치에 취해 귀환하지 않음)
荒臺 - 폐허가 된 옛 누대
荒臺夢 - 꿈속에 무산에서 신녀와 만나는 것을 말함
三曲
三曲君看架壑船 셋째 굽이에서 그대 보았던 가학선은
不知停棹幾何年 노 젖지 않은 지 몇 해인지 모르겠소.
桑田海水今如許 바다가 지금 이처럼 뽕밭이 되었으니
泡沫風燈敢自憐 포말과 풍등 같은 인생 가련하다 하리라.
架壑船 - 가학선관(架壑船棺)으로 무이산 일대에서 행하던 시신을 배에 담아 바위 벼랑에 매달아 장사지내던 풍습
四曲
四曲東西兩石巖 넷째 굽이 동서로 마주선 두 바위山에
巖花垂露碧㲯毿 꽃은 이슬 맺혀 바위는 푸른 모포로다.
金鷄叫罷無人見 새벽닭 울었건만 인적은 보이지 않고
月滿空山水滿潭 빈산에 뜬 둥근달이 못에도 가득하오.
五曲
五曲山高雲氣深 다섯째 굽이 山 높고 운무 두터워
長時烟雨暗平林 언제나 안개비가 평림에 자욱하네.
林間有客無人識 숲속의 나그네 알아보는 사람 없고
欸乃聲中萬古心 뱃노래 소리에 만고의 마음 담겼네.
六曲
六曲蒼屛繞碧灣 여섯째 푸른 물굽이 푸른 병풍 둘러쳤고
茅茨終日掩柴關 초가는 하루 종일 사립문이 닫혔도다.
客來倚棹巖花落 객이 와 배를 띄우니 산꽃만 떨어질 뿐
猿鳥不驚春意閑 원숭이 새 놀라지 않고 봄기운 고요하네.
七曲
七曲移船上碧灘 일곱째 굽이에서 배 몰아 푸른 여울에 가서
隱屛仙掌更回看 대은병이며 선장봉을 다시금 돌아보네.
却憐昨夜峯頭雨 어여뻐라 지난밤 山꼭대기에 뿌린 비여
添得飛泉幾度寒 불어난 비천의 물 그 얼마나 차가울까.
大隱屛 - 오곡에 있는 봉우리로 무이정사가 그 아래에 있었고, 선장봉은 육곡에 있는 봉우리
八曲
八曲風烟勢欲開 여덟째 굽이에 바람 불어 연무가 걷히려하고
鼓樓巖下水縈廻 고루암 아래로는 물이 소용돌이치네.
莫言此處無佳景 이곳에 멋진 경치 없다고 하지 마오
自是遊人不上來 단지 유람객이 올라오지 않아서라오.
九曲
九曲將窮眼豁然 아홉 굽이 끝나려하니 눈앞이 탁 트이고
桑麻雨露見平川 비와 이슬 젖은 뽕밭 삼밭 평천에 보인다.
漁郞更覓桃源路 젊은 어부 다시 무릉도원 길을 찾지만
除是人間別有天 이곳 말고 인간세상에 별천지 있을까.
四季詩
曉起坐書齋 새벽에 일어나 서재에 앉으니
落花推滿俓 떨어진 꽃 무더기 오솔길에 가득하다.
只此是文章 다만 이것이 문장이니
揮毫有餘興 붓을 휘두름에 흥취가 남아 도노라.
古木被高陰 고목이 높이 솟아 그늘에 덮여 있으니
晝坐不知暑 한낮에 앉아 있어도 더위를 모르겠네.
會得古人心 이에 옛사람의 마음 알겠으니
開襟靜無語 옷깃을 열고 말없이 고요히 있노라.
悉率鳴床頭 귀뚜라미 침상머리에서 우니
夜眠不成寐 깊은 밤 잠을 이루지 못하노라.
起閱案前書 일어나 책상 앞에서 책을 펼치니
西風拂庭桂 서풍이 뜨락의 계수나무를 스치누나.
瑞雪飛瓊瑤 서설이 옥구슬처럼 나르는데
梅花靜相倚 매화 고요히 서로 의지하였도다.
獨占三春魁 홀로 봄 세 달의 우두머리 되어
深涵太極理 태극의 이치를 깊이 머금었구나.
水口行舟 샛강에 배 띄우고
昨夜扁舟雨一簑 어젯밤 조각배에서 도롱이에 비 맞는데
滿江風浪夜如何 강에 가득한 풍랑에 밤새기를 걱정했다.
曉來試揭孤篷看 새벽이 되자 봉창문 열고 밖을 보니
依舊靑山綠樹多 청산은 전과 같고 푸른나무 무성하였다.
詩之所以作 시가 지어지는 까닭
人生而靜天之性也 사람이 태어나서 고요함은 하늘이 부여한 성품이다.
感於物而動性之欲也 성품이 사물에 느끼어 일어나는 것은 성품의 욕망이다.
夫旣有欲矣則不能無思 대개 성품에서 욕망이 일어나면 생각이 없을 수 없게 된다.
旣有思矣則不能無言 생각이 있게 되면 말이 없을 수 없다.
旣有言矣則言之所不能盡 말하고서 말로서 다하지 못한 것이 있어
而發於咨嗟歎之餘者 한숨 짓거나 탄식의 결과물로 나타나게 되니
必有自然音響節奏而不能已焉 거기에는 자연히 음향과 절주(節奏)가 생기어 억제할 수 없게 된다.
此詩之所以作也 이것이 시가 지어지는 까닭이다.
偶成
少年易老學難成 소년은 쉬 늙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一寸光陰不可輕 일촌광음도 가벼이 여기지 마라.
未覺池塘春草夢 련못의 풀은 봄꿈에서 깨어나지 않았는데
階前梧葉已秋聲 섬돌 앞 오동잎은 이미 가을 소리를 내는구나.
雲谷雜詠 운곡에서의 여러 가지 생각
野人載酒來 농사꾼이 술을 가지고 와서는
農談日西夕 농사얘기 하다 해는 저물도다.
此意良已勤 찾아준 뜻은 정말로 고마우니
感歎情何極 마음에 스미는 정 가이 없도다
歸去莫頻來 돌아가거들랑 자주 오진 마오
林深山路黑 깊은 숲속 산길은 어두워요.
遊南康景德觀詩
飛泉天上來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포소리는
一落散不收 한 번 흩어지면 모을 수 없고
披崖日璀瓚 벼랑에 부서지며 햇빛에 찬란히 빛나는데
噴壑風䬒䬀 골짜기에서는 실바람이 내뿜네.
隱求齊
晨窓林影開 새벽 창에 숲 그림자 열리고
夜枕山泉響 밤중 베개 머리로 샘물소리 들려온다.
隱居復何求 은거함에 다시 무엇을 구하랴
無言道心長 말없는 가운데 도심이 자라네.
送林熙之詩
古鏡重磨要古方 옛 거울을 닦음엔 옛 방식이 필요하고
眼明偏與日爭光 눈 밝으면 오로지 해와 빛 다툰다네.
明明直照吾家路 밝음 밝혀 우리 집 길 곧장 비추고 있으니
莫指幷州作故鄕 병주 가리켜 고향으로 삼지 말게나.
林熙之 - 주자의 문인
幷州 - 우임금이 수치(水治)를 완성하고 중국 전역을 구주로 나뉜 그 한 주
殘臘 세모
殘臘生春序 겨울의 끝자락에 봄볕이 생겨나고
愁霖逼歲昏 지루한 궂은비 세밑이 다해간다.
小紅敷艶萼 꽃망울 곱고도 산뜻한 꽃 피우고
衆綠被陳根 갖가지 신록이 해묵은 풀 덮도다
陰壑泉方注 깊은 골짝 샘물이 졸졸 흘러오니
原田水欲渾 들판 물은 콸콸 흐르는구나.
農家向東作 농가에서는 봄농사 때 닥쳐오니
百事集柴門 온갖 일들이 사립문에 모여드네.
(37) 朱子家訓
1
黎明即起 새벽이면 곧장 일어나
灑掃庭除 물 뿌려 마당을 쓸고
要內外整潔 집 안팎을 치우고 깨끗이 한다.
黎昏便息 어두워지면 휴식해야 하니
關鎖門戶 대문과 방문을 닫아 잠그되
必親自檢點 반드시 직접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一粥一飯 한 그릇 죽과 한 그릇 밥도
當思來處不易 이곳까지 와서 먹게 되기가 쉽지 않음을 생각하고
半絲半縷 절반 끊어진 실이나 절반 풀어진 옷이라도
恒念物力爲艱 항상 물건에 들인 노력이 어려움을 생각해야 한다.
宜未雨而綢繆 비 오기 전에 주도면밀하게 준비해야 하고
毋臨渴而掘井 목마를 때 임해서야 우물을 파서는 안 된다.
自奉必須儉約 스스로 모름지기 검약하여야 하며
宴客切勿留連 잔치 손님이 되면 오래도록 머물지 말라.
器具質而潔 기구가 질박하지만 깨끗이만 쓰면
瓦缶勝金玉 옹기그릇도 보석그릇보다 낫다.
飮食約而精 음식을 절약하되 정갈히 하면
園蔬愈珍饈 울타리의 푸성귀도 진수성찬보다 낫다.
勿營華屋 화려한 집을 지으려 하지 말고
勿謀良田 좋은 농토만 도모하지 말라.
三姑六婆 삼고육파의 여인네들은
實淫盜之媒 실로 음란함을 도적질하는 매개요
婢美妾嬌 아름다운 여자 시종과 교태로운 첩은
非閨房之福 안방의 복이 아니다.
奴僕勿用俊美 사내종은 준수하고 아름다운 이를 쓰지 말고
妻妾切忌艶裝 처첩이 요염하게 꾸미는 것을 꺼려해라.
祖宗雖遠 비록 먼 조상이라도
祭祀不可不誠 제사는 정성스럽게 하지 않을 수 없으며
子孫雖愚 비록 어리석은 자손이라도
經書不可不讀 경서를 소리 내어 읽게 하지 않을 수 없다.
居身務其質樸 몸가짐은 질박하도록 힘써야 하며
敎子要有義方 자녀교육은 의협심과 몸을 단정히 하는 것이 요구된다.
勿貪意外之財 뜻밖의 재물을 탐하지 않으며
勿飮過量之酒 술은 너무 지나치게 마셔서는 안 된다.
2
與肩挑貿易 어깨에 짊어지고 장사하는 행상인과 무역 함에는
勿佔便宜 잇속만을 챙기지 말고
見貧若親鄰 가난한 이를 보면 친지나 이웃 보듯
須加溫恤 모름지기 따뜻하게 구휼하여야 한다.
刻薄成家 인정이 각박하게 집안을 이루면
理無久享 오래 누릴 리가 없으며
倫常乖舛 윤리도덕에 어긋나 온당하지 않은 집은
立見消亡 곧바로 소멸하여 亡하는 것을 보게 된다.
兄弟叔侄 형제 숙질 간에는
須多分潤寡 모름지기 나눔은 많아야 하고 윤택함은 적어야 하며
長幼內外 어른과 어린이 남편과 아내 간에는
宜法肅嚴詞 마땅히 법도는 정중해야하며 말은 엄숙해야 한다.
聽婦言 부인의 말을 듣고
乖骨肉 혈통이 같은 부자형제를 배반하면
豈是丈夫 어찌 丈夫라 하겠는가.
重資財 재물을 중히 여겨
薄父母 부모를 가볍게 여기면
不成人子 사람의 자식이 될 수 없다.
嫁女擇佳婿 딸을 시집보내면서 훌륭한 사위를 택하되
毋索重聘 무거운 예를 갖춤을 다그치지 말며
娶媳求淑女 며느리를 들임에 정숙한 여자를 구하되
勿計厚奩 과중한 혼수를 꾀하지 말아야 한다.
見富貴而生餡容者 부귀한 자를 볼 때 아첨하는 얼굴을 하는 것은
最可恥 가장 수치스러울 수 있고
遇貧窮而作驕態者 빈궁한 자를 만날 때, 교만한 태도를 짓는 것은
賤莫甚 가장 천박한 것이다.
居家戒爭訟 집에 있으면서 송사를 일으키는 것을 경계하고
訟則終凶 송사는 곧 재앙으로 끝이 날것이다.
處世戒多言 처세에서는 말 많은 것을 경계하고
言多必失 말이 많은 것은 반드시 실언을 하게 된다.
毋持勢力而凌逼孤寡 세력을 믿고 고아나 과부를 능멸하거나 핍박하지 말고
勿貪口腹而恣殺生禽 먹고 살려고 탐내어 짐승을 함부로 죽이지 말아야 한다.
乖僻自是 괴벽스러움을 스스로 옳다고 하면
悔誤必多 유감스럽게도 잘못됨이 반드시 많아지며
頹情自甘 게으른 본성을 스스로 달갑게 여기면
家道難成 집안의 법도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3
狎昵惡少 고약하고 못된 짓 하는 아이들과 지나치게 친하면
久必受其累 오랜 뒤에는 반드시 누를 받아들이게 되고
屈志老成 경험을 쌓아 익숙한 자에게 뜻을 굽히면
急則可相依 위급해질 때에 서로 의지할 수 있다.
輕聽發言 가벼이 듣고 쉽게 말을 하면
安知非人之請願譖訴 그릇된 사람이 참소를 청할 줄을 어찌 알겠는가.
當忍耐三思 마땅히 인내하면서 세 번을 생각하라.
因事相爭 일로 서로 다투면
安知非我之不是 그릇된 내가 부족함을 어찌 알겠는가.
須平心遭暗想 모름지기 마음을 평정하고 곰곰이 생각하라.
施惠勿念 은혜를 베풀었다고 마음에 두지 말고
受恩莫忘 은혜를 받았다면 잊지를 말아야 한다.
凡事當留余餘地 모든 일에는 가능성을 두어야 하며
得意不宜再往 뜻을 이룸을 자랑하면 다시 오지 않는다.
人有喜慶 남에게 기쁜 경사가 있으면
不可生妒忌心 시기하고 투기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한다.
人有禍患 남에게 재난과 근심이 있으면
不可生喜幸心 기뻐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한다.
善欲人見 착함을 남에게 보이려고 하면
不是真善 참된 착함이 아니요
惡恐人知 악함을 남이 알까 두려워하면
便是大惡 이것이 바로 큰 악이 된다고 한다.
見色而起淫心 여색을 보고 음심을 일으키면
報在妻女 그 응보는 아내와 딸에게도 있을 것이다.
匿怨而用暗箭 원망을 숨기고 몰래 화살을 쏘면
禍延子孫 그 화가 자손에게 이어진다.
家門和順 가문이 온화하고 순하면
雖饔飱不繼 비록 끼니를 못 잇더라도
亦有余歡 뒷날 그의 자손들에게 기쁨이 있을 것이다.
國課早完 국가 세금을 일찍 완결하면
即囊橐無余 주머니와 전대가 비어 여유가 없더라도
自得至樂 스스로 지극한 즐거움을 얻는다.
讀書志在聖賢 책을 읽음에 뜻은 성현에게 두고
爲官心存君國 벼슬을 하면 마음은 임금과 나라에 두어야한다.
守分安命 분수를 지키면 운명도 편안한 것이니
順時聽天 때를 좇아 하늘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爲人若此 만약 사람됨이 이와 같다면
庶乎近焉 거의 성현(道人)에 가까운 것이다.
朱子家訓 - 명나라 때의 백려 주용순(朱用純, 1620~1690)이 주자의 거가격언(居家格言)을 가지고 만든 것으로 朱柏廬治家格言 또는 朱子治家格言이라고도 한다.
三姑六婆 - 여러 가지 천한 직업에 종사하는 부녀자들. 또는 감언이설로 나쁜 짓을 일삼는 여편네들
朱子十悔
不孝父母死後悔 부모에 불효하면 돌아가신 다음 후회하고
不親家族疎後悔 가족에 불친하면 소원해진 다음에야 후회한다.
少不勤學老後悔 젊어 열심히 배우지 않으면 늙어가면서 후회하고
安不思難敗後悔 편안할 때도 어려울 때를 생각 않으면 어려운 다음 후회한다.
富不儉用貧後悔 부유할때 아끼지 않으면 가난해지고 후회하며
春不耕種秋後悔 봄에 씨 뿌리지 않으면 가을되어 후회한다.
不治壇墻盜後悔 허물어진 담장 고치지 않으면 도둑맞고서 후회하고
色不謹愼病後悔 근신치 못하고 색에 빠지면 병들고서 후회한다.
醉中妄言醒後悔 술 취해 망언하면 술 깬 다음 후회하고
不接賓客去後懷 손님 맞아 소홀히 접대하면 떠나간 다음 후회한다.
次鵝湖韻 아호의 운을 빌어
德氣風流夙所欽 그 덕망, 기상 그리고 풍류를 흠모하였는데
別離三載更關心 이별한지 삼 년이 되니 다시 보고 싶어라.
偶扶藜杖出塞谷 우연히 지팡이 짚고 골짜기를 나와
又枉藍輿度遠岑 또 굽히어 수레 타고 먼 언덕을 건너간다.
舊學商量加邃密 옛 학문을 깊이 생각하여 정밀을 더하고
新知培養轉深沉 발전시킬 줄을 새로 안다면 깊이는 더욱 깊어지리라.
却須說到無言處 문득 설명을 할 필요가 없는 곳에 이르러서는
不信人間有古今 세상일에 옛 사람의 생각 따로 있다고 믿지 말아라.
春日
勝日尋芳泗水濱 맑은 날 꽃 찾아 사수 강가에 왔더니
無邊光景一時新 끝없는 광경이 새롭기만 하구나.
等閑識得東風面 한가로이 거닐다 봄바람이 얼굴에 닿자 알았네.
萬紫千紅總是春 백화가 만발하니 필경 봄이라는 것을.
醉下祝融峰 취하여 축융봉에서 내려오다
我來萬里駕長風 내가 만 리길을 걸어 바람 받으며 서있으니
絶壑層雲許盪胸 골짜기에서 피는 구름은 내 가슴속을 씻어준다.
濁酒三盃豪氣發 막걸리 석 잔을 마시니 호기가 솟아
朗吟飛下祝融峰 낭랑하게 시를 읊으며 축융봉을 날 듯이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