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호연(孟浩然)
江上別流人 강가에서 유인과 이별하다
以我越鄕客 나 고향 떠난 나그네
逢君謫居者 귀양가 사는 그대를 만났다.
分飛黃鶴樓 나뉘어 황학루에 날아들 듯
流落蒼梧野 창오의 들판에 유락하였구나.
驛使乘云去 역사는 타고 떠나자 하는데
征帆沿溜下 떠나는 배는 물 따라 내려온다.
不知從此分 이곳에서부터 떠날 곳 모르니
還袂何時把 돌아와 소매를 언제나 잡아보나.
過故人莊 벗의 시골집에 들르다
故人具雞黍 벗이 닭과 기장밥을 마련해놓고
邀我至田家 나를 맞이하여 시골집에 이르렀다.
綠樹村邊合 초록빛 나무는 마을 주변을 둘렀고
青山郭外斜 푸른 산은 성곽 밖에 비껴 있구나.
開筵面場圃 창문 열어 채마밭을 마주하고
把酒話桑麻 술잔 잡으며 농사일 얘기한다네.
待到重陽日 중양절 기다렸다가
還來就菊花 다시 와 菊花에게 다가가리.
具鷄黍 - ‘具’는 준비한다는 뜻이고, ‘鷄黍’는 닭고기와 기장밥으로 손님을 대접하는 음식을 의미
話桑麻 - ‘桑麻’는 뽕나무와 삼인데, 넓은 의미로 농사 또는 농작물을 가리킨다
洛陽訪袁拾遺不遇 낙양에서 원겁유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고
洛陽訪才子 낙양성으로 재주 있는 원겁유를 찾으니
江嶺作流人 강령 땅의 귀양객이 되었다네.
聞道梅花早 그대 있는 곳은 매화꽃이 일찍 핀다는데
何如此地春 이곳의 봄을 어찌 혼자 보내리오.
南歸阻雪 남으로 돌아가다 눈에 길이 막혀
我行滯宛許 나의 여정은 완허쯤에서 막혀
日夕望京豫 해지는 저녁 경예를 바라본다.
曠野莽茫茫 휑한 들판에 풀 우거져 아득한데
鄕山在何處 고향 산은 어디에 있는가.
孤煙村際起 고을 끝에 외로운 연기 오르고
歸雁天邊去 돌아가는 기러기 하늘 끝으로 사라진다.
積雪覆平皐 쌓인 눈 평평한 언덕을 덮고
飢鷹捉寒兎 주린 매가 겨울 토끼를 잡는구나.
少年弄文墨 소년은 글 짓는 먹을 가지고 놀며
屬意在章句 문장에 그의 속뜻을 붙이는구나.
十上恥還家 십 년 넘어서야 돌아오니 부끄러워
徘徊守歸路 배회하면서 돌아가는 길목을 지키노라.
南山下與老圃期種瓜 남산 아래 오이를 심어 볼까
樵牧南山近 남산 근처에 나무하고 소 기르며
林廬北郭賖 숲속 오두막집은 저자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
先入留素業 조상이 남겨주신 가업을
老圃作隣家 늙은 농부와 이웃 되어 살고 있다.
不種千株橋 부자 되려고 천 그루의 귤나무도 심지 않고
唯資五色瓜 다만 오색 오이 심어
邵平能就我 소평이 나를 찾아오시길
開徑翦蓬麻 잡초 잘라내어 길 내놓고 기다리리.
踏雪尋梅 눈 밟으며 매화를 찾다
數九寒天雪花飄 아득한 겨울 하늘에 눈꽃 나부끼고
大雪紛飛似鵝毛 많은 눈 마치 거위 털처럼 흩날리네.
浩然不辭風霜苦 호연은 바람서리 추위를 무릅쓰고
踏雪尋梅樂逍遙 눈 밟으며 매화 찾아 떠돌며 즐기네.
大堤行寄萬七 만칠에게 주는 긴 방죽의 노래
大堤行樂處 대제행 악곡이 연주되는 곳
車馬相馳突 수레와 말들 서로 달려 부딪힌다.
歲歲春草生 해마다 봄풀은 자라고
踏靑二三月 답청하는 이삼월이로다.
王孫挾珠彈 왕손은 거문고 끼고 오고
游女矜羅襪 유녀는 비단버선 자랑한다.
攜手今莫同 마주 잡은 손, 오늘은 같지 않으니
江花爲誰發 강가의 꽃은 누굴 위해 피어나려나.
同儲十二洛陽道中作 저씨의 열두 번째와 함께 낙양 도중 짓다
珠彈繁華子 구슬 탄환 사용자는 번화한 집 자식들이요
金羈遊俠人 금장식 말굴레 잡은 자는 협객들이로구나.
酒酣白日暮 술에 취하여 있으려니 한낮이 저물어
走馬入紅塵 말을 달려 번화한 세상으로 들어가노라.
晩泊潯陽望廬山 늦게 심양에 배를 대며 여산을 바라보다
掛席幾千里 돛 올리고 수천리를 달려도
名山都未逢 이름난 산 하나도 못 만났는데
泊舟潯陽郭 심양성 밖에 배를 대고
始見香爐峰 처음으로 향로봉을 보았네
嘗讀遠公傳 일찍이 혜원전을 읽고는
永懷塵外蹤 세속을 벗어난 자취 늘 사모했지
東林精舍近 동림정사가 근처에 있나보네
日暮空聞鐘 날이 저무니 갑자기 종소리 들리니
潯陽 - 강서성 구강시에 있는 옛 도시이름 甘棠湖가 양자강으로 들어가는 지역에 있다.
려산 - 강서성에 있는 산
향로봉 - 려산의 가장 유명한 봉우리
원공 - 東晉高僧慧遠
동림정사 - 高僧 慧遠이 려산에 은거 수행할 때 당시 자사 桓伊가 지어준 수행처
望洞庭湖 贈張丞相 동정호를 보며 장구령 승상께 올리다
八月湖水平 팔월이라 호수 물이 언덕까지 넘실대고
涵虛混太清 허공을 머금어 하늘과 하나 됐네.
氣蒸雲夢澤 수증기는 운몽택에 자욱하고
波撼岳陽城 물결은 악양성을 흔드는데
欲濟無舟楫 물을 건너려 해도 배와 노가 없고
端居恥聖明 평소의 삶은 명철한 임금에 부끄럽구나.
坐觀垂釣者 낚시질하는 이를 앉아서 보니
空有羨魚情 공연히 고기잡이 부러워하는 마음 생기네.
雲夢澤 - 옛날 초나라의 못 이름이다. 동정호
岳陽城 - 호남성 악양시로 동정호의 동안에 있다
萬山潭作 만산담에서 짓다
垂釣坐盤石 낚시 드리우고 너럭바위에 앉으니
水清心亦閑 물 맑으니 마음 또한 한가하네.
魚行潭樹下 물고기는 못의 나무 그림자 아래로 지나가고
猿挂島藤間 원숭이는 섬의 등나무 사이에 매달렸네.
游女昔解佩 유녀가 옛날 패옥을 풀어준 곳이
傳聞於此山 이 산이었다고 전해 들었네.
求之不可得 패옥 구하려 해도 그 모습 볼 수 없어
沿月櫂歌還 달빛 좇아 뱃노래 부르며 돌아오네.
萬山 - 호북성 양양 서북쪽 한수 남쪽에 있는 산으로 한고산이라고도 한다
游女昔解佩 - 주 나라 鄭交甫가 남쪽 초나라 지방의 소상강 가를 거닐다가 신녀인 강비 두 사람을 만났는데 그 신녀가 차고 있던 패옥을 풀어 鄭交甫에게 신표로 주고 떠나갔다는 전설을 말하며 소상환패라고 한다
赴京途中遇雪 서울 가는 도중에 눈을 만나다
迢遞秦京道 멀고 먼 진경 길
蒼茫藏暮天 세모의 하늘을 아득히 품고 있네.
窮陰連晦朔 어두운 하늘은 그믐과 초하루에 연해 있고
積雪滿山川 눈 쌓여 산천에 가득하네.
落雁迷沙渚 떨어지는 기러기 모래톱에서 길을 잃고
饑烏集野田 굶주린 까마귀 들밭에 모이네.
客愁空佇立 나그네 시름에 부질없이 우두커니 서 있는데
不見有人煙 인가의 연기는 보이지 않네.
秦京 - 장안의 옛 이름
歲暮歸南山 세모에 남산으로 돌아가다
北闕休上書 대궐에 글 올리는 일 그만두고
南山歸弊廬 남산의 초라한 집으로 돌아왔네.
不才明主棄 재주 없어 현명한 군주에게 버림받고
多病故人疏 병이 많아 친구들도 멀어졌노라.
白髮催年老 흰 머리칼은 늙음을 재촉하고
靑陽逼歲除 봄날이 가까우니 한 해가 지나는구나.
永懷愁不寐 온갖 수심에 잠겨 잠 못 이루는데
松月夜窗虛 소나무에 걸린 달빛 빈 창에 젖어드네.
送杜十四之江南 두 십사를 강남으로 보내며
荊吳相接水爲鄕 형주와 오나라 땅 소주는 물의 고장
君去春江正渺茫 그대 봄 강으로 떠나니 물길 아득하여라.
日暮孤舟何處泊 날이 저물면 떠나는 저 배는 어디에 닿을까
天涯一望斷人腸 멀리 하늘 끝 바라보니 내 애간장 끊어진다.
送辛大不及 신대를 전송하려 했으나 그러지 못함
送君不相見 그대를 보내고 보이지 않는데
日暮獨愁余 날은 저물어 나를 슬퍼게 한다.
江上空徘徊 강상을 쓸쓸히 배회하노라니
天邊迷處所 하늘 가에서 갈 곳을 잃었구나.
郡邑經樊鄧 마을은 번성과 등주를 지나니
山河入嵩汝 산하는 숭여에 들었구나.
蒲輪去漸遙 손님 청하는 수레는 점점 멀어지고
石徑徒延佇 다만 돌길에 우두커니 서 있노라.
送友之京 서울 가는 벗을 보내며
君登靑雲去 그대는 청운의 꿈 앉고 떠나고
余望靑山歸 나는 청산을 바라보며 돌아온다.
雲山從此別 구름과 산이 여기서 떨어지니
淚濕薜蘿衣 눈물이 나의 벽나의를 적신다.
送朱大入秦 장안으로 들어가는 주대를 보내며
遊人五陵去 유인은 오릉으로 떠나려 하나니
寶劍値千金 내 보검은 천 금의 값이라
分手脫相贈 손으로 풀어서 그대에게 주노니
平生一片心 이는 평생 우정의 한 조각 마음이라네.
宿建德江 건덕강에서 잠자며
移舟泊煙渚 배를 옮겨 안개 물가에 정박하니
日暮客愁新 날은 저물고 나그네 근심 더하네
野曠天低樹 들은 비어 하늘이 나무에 걸리고
江淸月近人 강은 맑아 달이 사람에게 다가왔네
건덕강 - 절강성 항주 전당강 상류 지금의 이름은 新安江 建德市를 지나는 강
宿桐廬江寄廣陵舊遊 / 宿廬江寄廣陵舊游
동로강에서 머물며 광릉의 옛 친구에게 부치다
山暝聽猿愁 산은 어둡고 원숭이 소리 슬프게 들리는데
滄江急夜流 푸른 강은 밤 물살이 빠르게 흐른다.
風鳴兩岸葉 바람은 양쪽 언덕 잎사귀를 울리고
月照一孤舟 달은 외로운 배 한 척을 비추네.
建德非吾土 건덕은 나의 고향이 아니라
維揚憶舊遊 유양의 옛 친구 그리워하네.
還將兩行淚 이에 두 줄기의 눈물을
遙寄海西頭 멀리 바다 서쪽 양주로 부치노라.
桐廬江 - 동강으로 칭해지기도 하는데, 절강성 동로현 경내로 흐르는 강이다. 광릉은 군명으로, 치소가 지금의 강소성 양주시에 있다
非吾土 - 나의 고향이 아니라는 뜻
海西頭 - 양주가 동해의 서쪽에 있으므로, ‘海西頭’라 칭한 것
建德 - 절강성 건덕현 일대로, 동강 부근
維揚 - 강소성 양주
宿業師山房 待丁大 不至 / 宿業公山房待丁大不至
업사산방에 묵으며 정대를 기다렸으나 오지 않다
夕陽度西嶺 석양이 서쪽 고개를 넘자
群壑倏已暝 계곡마다 금방 어둠이 내렸다.
松月生夜涼 소나무와 달빛엔 상쾌한 밤 기운 일고
風泉滿淸聽 바람 소리 샘물 소리 맑게 귀에 가득하다.
樵人歸欲盡 나무하던 사람들 다 돌아가 버리고
煙鳥棲初定 저녁 안개 속에 날아간 새는 막 둥지에 깃들었다.
之子期宿來 그대 묵으러 온다고 약속했기에
孤琴候蘿徑 홀로 거문고 안고 여라 드리운 길에서 기다린다.
業師의 뜻은 自身의 스승, 或은 스승에 對한 謙稱이다. 丁大는 丁氏 一門의 맏이를 말하는데 正確히는 丁鳳을 가리킨다
女蘿 - 식물로 소나무에 엉켜 자라므로 송라라고도 한다
尋菊花潭主人 국화담 주인을 찾아가다
行至菊花潭 걸어서 국화담에 이르니
村西日已斜 고을 서편에 해가 이미 저문다.
主人登高去 주인은 높은 곳에 올라가고
鷄犬空在家 닭과 개만 공허하게 집을 지킨다.
夜歸鹿門山歌 밤에 녹문산으로 돌아가며 부른 노래
山寺鍾鳴晝已昏 산사에 종이 울리니 날은 이미 어둑해지고
漁梁渡頭爭渡喧 어량나루에선 서로 건너려 떠들썩하네.
人隨沙路向江村 사람들 모랫길 따라 강촌으로 향하고
余亦乘舟歸鹿門 나 역시 배에 올라 녹문으로 돌아간다.
鹿門月照開煙樹 녹문산에 달이 비춰 안개 낀 나무 드러나고
忽到龐公棲隱處 어느덧 방덕공이 머물던 은거처에 이르렀네.
岩扉松徑長寂寥 바위 문 솔숲 길은 늘 적막한데
惟有幽人自來去 오직 숨어 사는 사람만이 홀로 오가는구나.
鹿門山 - 맹호연이 은거했던 곳으로, 호북성 양양현, 지금의 양번시 동남쪽에 있다
漁梁 - 어양주로, 양번시의 東쪽에 있었다
龐德公 - 녹문산에 은거했던 동한의 은사
幽人 - 은사인데, 방덕공과 맹호연 자신
夜渡湘水 밤에 상수를 건너며
客行貪利涉 나그네 길이라 건너가기 탐하여
夜裏渡湘川 밤사이에 상수를 다 건너려 한다.
露氣聞芳杜 이슬 가운데 두약 향기 맡고
歌聲識采蓮 노랫소리에 연 캐는 줄 안다.
榜人投岸火 뱃사공은 언덕의 불을 보고 배를 대고
漁子宿潭煙 어부는 강의 안개 속에 잔다.
行旅時相間 나그네들 때때로 물어보나니
涔陽何處邊 어디쯤에 배 대는 잠양이 있는 가고.
與諸子登峴首 아이들과 현수산에 오르다
人事有代謝 인간사 교체하고 물러나고
往來成古今 오고 가고 하는 일은 옛부터 있던 일
江山留勝跡 강산은 멋진 풍경 남겨주어
我輩復登臨 우리들은 다시 오르고 머문다
水落魚梁淺 물이 떨어지니 어량이 얕아지고
天寒夢澤深 하늘이 차지니 몽택은 깊어진다
羊公碑尙在 양호의 비가 아직 있어
讀罷淚沾襟 비문을 읽고 나니 옷깃이 눈물에 젖네
양공 - 羊祜(양호) 晉나라 사람으로 襄陽 鎭守. 선정으로 칭송받음
峴山 - 맹호연의 고향인 지금의 호북성 양양현 남쪽 9리 지점에 있는데, 일명 현수산이라고 한다
魚梁洲 - 양양 녹문산 부근의 면수 중간에 있는 모래섬, 魚梁洲. 한 대의 은사 龐德公의 거처
夢澤 - 운몽택으로 고대 초나라 땅에 있었던 큰 늪의 이름이다. 지금의 호남성 익양현과 상음현 이북, 호북성의 강릉현과 안육현 이남 및 무한시 이서의 넓은 지역을 가리킨다. 지금의 동정호 북안 일대의 지역으로 추정되는데, 여기서는 산 위에서 보이는 일반 소택을 가리킨다
留別王維 /留別王侍御維 왕유와 이별하며
寂寂竟何待 쓸쓸히 지내며 끝내 무엇을 기대하랴
朝朝空自歸 날마다 부질없이 홀로 돌아왔네.
欲尋芳草去 꽃다운 풀 찾아 떠나려 하니
惜與故人違 친구와 헤어짐이 안타깝구나.
當路誰相假 벼슬길에 있는 그 누가 도와줄꼬
知音世所稀 지음은 세상에 드문 것을.
秪應守索寞 다만 응당 삭막함을 지켜서
還掩故園扉 옛 집으로 돌아가 문을 닫으리.
知音 -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
義公禪房 의공의 선방에서
義公習禪寂 의공은 선적을 닦기 위해
結宇依空林 숲을 의지해 초막을 지었다네.
戶外一峯秀 지게문 밖으로 한 봉우리 빼어나고
階前重壑深 섬돌 앞에 첩첩 골짜기 깊었지.
夕陽連雨是 저녁 햇빛 빗발에 연해 비치고 있고
空翠落庭陰 푸른 기운은 뜰에 그늘이 되어 있었지.
看取蓮花淨 연꽃의 깨끗함 보고서야
方知不染心 비로소 물들지 아니한 마음 알겠네.
田家元日 농가 설날
昨夜斗回北 어젯밤 북두성 북쪽으로 돌아
今朝歲起東 오늘 아침 새해가 동쪽에서 시작되네
我年已強仕 나의 나이 이미 마흔 넘었으나
無祿尙憂農 녹봉 없으니 늘 농사 걱정하네
桑野就耕父 뽕나무 들판에는 벌써 농부
荷鋤隨牧童 호미 메고 목동을 따라가네
田家占氣候 농가에서는 올해 기후 점치는데
共說此年豐 모두 이 해는 풍년이라 하네
강사 - 나이 40을 말함. 나이 40이면 뜻이 강해져 벼슬을 할 수 있다는 예기 구절 四十曰強而仕에서 나온 말
濟江問舟子 강 건너며 사공에게 묻다
潮落江平未有風 조수 빠진 평평한 강에 바람은 일지 않아
扁舟共濟與君同 조각배 함께 타고 그대와 함께 강을 건넌다.
時時引領望天末 때때로 고개 들어 저 하늘 끝 바라보나니
何處靑山是越中 그 어느 푸른 산이 곧 월나라 땅이란 말인가.
題明禪師西山蘭若 서쪽 산야에 있는 명선사 절에 쓰다
西山多奇狀 서산에 기봉이 많은데
秀出倚前楹 빼어나게 솟아 앞 기둥에 기댄다.
停午收彩翠 낮에 머물러 비취빛을 거두고
夕陽照分明 석양 빛 훤히 비춰 밝구나.
吾師住其下 우리 대사님 그 아래 머무시어
禪坐證無生 좌선하며 무생의 진리 증득하신다.
結廬就嵌窟 초가 지어두고 골짜기 굴에 나시어
剪竹通徑行 대나무 잘라내어 작은 길 내시도다.
談空對樵叟 나무꾼 노인과 맑은 이야기 나누시며
授法與山精 불법의 진리와 산의 정기를 전하신다.
日暮方辭去 해 저물어서야 떠나는 인사하고
田園歸冶城 전원에서 야성으로 돌아가는구나.
早寒江上有懷 / 早寒有懷 / 江上思歸
새벽 추위에 강가에서
木落雁南渡 낙엽 지고 기러기 남쪽으로 건너가는 때
北風江上寒 북풍이 불어 江가 차갑구나.
我家襄水曲 내 집은 양수굽이
遙隔楚雲端 멀리 초나라 구름 너머에 있네.
鄕淚客中盡 고향 그리는 눈물 나그네 길에 다 말랐는데
孤帆天際看 하늘가엔 외로운 배만 보이네.
迷津欲有問 나루를 못 찾아 묻고자 하나
平海夕漫漫 바다 같은 강물은 날 저물어 아득하기만 하다.
襄水曲 - 양이 상으로, 혹은 강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으며, 곡이 상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양수’는 양하라고도 하며 양양을 경유해 흐르는 한수의 지류를 말한다. 이 강 언덕 굽이에 맹호연의 집이 있었다
舟中曉望
挂席東南望 돛을 달고 동남쪽 바라보니
靑山水國遙 푸른 산에 둘러싸인 섬들 아득하다.
舳艫爭利涉 배는 항해를 다투는데
來往任風潮 오고감을 조수에 맡겨둔다.
問我今何適 묻노라, 난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天臺訪石橋 천산대 돌다리를 찾아가며
坐看霞色曉 앉은 채로 노을 진 새벽을 바라보니
疑是赤城標 아마도 이곳이 적성산 표식이 아닐까.
秦中感秋 寄遠上人 진중에서 원상인에게 부치다
一丘常欲臥 한 언덕에 항상 눕고 싶었는데
三徑苦無資 세 오솔길 만들 돈이 없음이 괴롭다.
北土非吾願 이곳 북토는 내가 원하는 바 아니요
東林懷我師 동림사에 있는 우리 대사를 그리워하네.
黃金然桂盡 황금은 계수나무로 불 때는 데 다 썼고
壯志逐年衰 씩씩했던 마음은 해가 갈수록 쇠약해지니
日夕涼風至 해 질 무렵 서늘한 바람 불어오는데
聞蟬但益悲 매미 소리 들으니 슬픔만 더할 뿐이네.
北土 - 북지인데 진중을 가리키며, 여기서는 장안을 말한다
東林寺 - 진대 자사 환이가 고승 혜원을 위하여 여산 동쪽에 지어준 절이다. 여기서는 원상인이 살고 있는 절을 밀한다
集靈臺
虢國夫人承主恩 괵국부인 주상의 은혜 받아
平明騎馬入宮門 날이 밝아 말 타고 궁궐 문에 든다.
却嫌脂粉汚顔色 도리어 화장품이 얼굴 버릴까 싫어
淡掃蛾眉朝至尊 담담히 눈썹을 쓸며 지존을 조회한다.
淸明日宴梅道士房 청명일에 매도사의 방에서 연회를 열다
林臥愁春盡 숲속에 누워, 가는 봄에 시름겨워
開軒覽物華 난간의 창을 열고 풍광을 둘러본다.
忽逢青鳥使 홀연히 심부름하는 청조를 만나
邀入赤松家 적송자의 집으로 나를 맞는다.
丹竈初開火 단약의 화로에 첫 불을 지피고 있고
仙桃正落花 선도는 이제 막 꽃이 지고 있다.
童顏若可駐 젊음을 만약 멈추게 할 수 있다면
何惜醉流霞 유하주에 취한들 무엇이 아까울까.
靑鳥使 - 청조는 고대 신화와 전설에 서왕모를 모시는 새로서, 후대에 일반적으로 시종이나 편지를 전하는 심부름을 하는 사람을 지칭하였다
赤松子 - 신화와 전설 속의 신선으로 신농씨 때의 우사(雨師)
仙桃 - 신화와 전설 속에 서왕모가 키우는 복숭아
流霞酒 - 신선이 마시는 술
初秋 / 秋夜
不覺初秋夜漸長 어느새 초가을 밤은 길어지고
淸風習習重淒凉 소슬바람 불어오니 쓸쓸함이 더하는데
炎炎暑退茅齊靜 매서운 더위 물러가 초가는 적막하고
階下叢莎有露光 섬돌 아래 풀섶에는 이슬만이 반짝이네.
秋登 蘭山 寄張五 / 九月九日峴山寄張子容 / 秋登萬山寄張五儃
가을 난산에 올라 장오에게 부치다
北山白云裏 북산 흰 구름 속
隱者自怡悅 은자는 스스로 즐거워하리.
相望試登高 그곳을 바라보려 높은 곳에 올라보니
心飛逐鳥滅 마음은 하늘 끝으로 사라지는 새를 따라간다.
愁因薄暮起 해질 무렵이라 수심도 생겨나고
興是淸秋發 맑은 가을이라 흥취도 일어나는데
時見歸村人 때때로 보이는, 귀가하는 마을 사람들
沙行渡頭歇 강가 길을 가거나 나루터에서 쉬고 있다.
天邊樹若薺 하늘가에 나무들은 냉이와 같고
江畔舟如月 강가의 배는 달과 같구나.
何當載酒來 어떡하면 술을 싣고 찾아가
共醉重陽節 다 함께 중양절에 취해볼 건가.
蘭山 - 만산으로 되어 있는 本도 있다. 호북성 양번시 서북쪽 십리 밖에 있다)
張五 - 張子容이다. 그는 당시 양양의 현산 부근 백학산에 은거하고 있었다. ‘五’는 배행, 형제 사이의 항렬
秋宵月下有懷/月下有懷 가을밤 달 아래의 회포
秋空明月懸 가을 하늘에 밝은 달 걸려 있고
光彩露霑濕 밝은 빛 이슬에 젖어 든다오.
驚鵲棲未定 놀란 까치 아직 깃들지 못하고
飛螢捲簾入 반딧불 날아 걷어 올린 발에 들어오네.
庭槐寒影疎 뜰의 홰나무 찬 그림자 성기고
鄰杵夜聲急 밤중에 이웃집 다듬이 소리 급하네.
佳期曠何許 그대를 만날 날 어느 때나 되려는지
望望空佇立 간절히 바라며 부질없이 우투커니 서 있다오.
春曉
春眠不覺曉 봄 잠에 취해 날 밝은 줄 몰랐더니
處處聞啼鳥 여기저기 들리는 새우는 소리
夜來風雨聲 간밤에 비바람 소리 거세더니
花樂知多少 꽃은 또 얼마나 떨어졌을까.
夏日南亭懷辛大 여름 남쪽 정자에서 신대를 추억하며
山光忽西落 해가 순식간에 지고 나니
池月漸東上 연못가 동쪽에 달이 떠오른다
散發乘夕涼 머리 풀어 저녁 바람 쐬고
開軒臥閑敞 다락을 열고 시원하게 누웠다
荷風送香氣 연꽃 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고
竹露滴清響 대나무 이슬 떨어지는 소리 맑다
欲取鳴琴彈 거문고를 타고 싶지만
恨無知音賞 들어줄 이 없음이 안타깝고
感此懷故人 옛사람을 추억하지만
中宵勞夢想 한밤중 꿈만 수고롭구나
辛大 - 盟浩然의 벗 辛諤으로 推定. 西山寻辛谔(서산에서 신악을 찾는다)라는 맹호연의 시가 전당시에 나타나지만 더 이상의 정보는 없다. 거문고를 잘 타고 낚시와 독서로 소일하는 낙향한 선비일 듯
知音 -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한 벗, 거문고의 명인 백아가 자기의 소리를 잘 이해해 준 벗 종자기가 죽자 자신의 거문고 소리를 알아줄 사람이 없다고 하여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데서 유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