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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렘의 비극(Harlem tragedy)

Bollnow 2024. 4. 22. 05:58

할렘의 비극(Harlem tragedy)

O Henry

 

할렘핑크 부인은 아래층에 사는 캐시디 부인 방에 들렀다.

"어때, 내 얼굴, 굉장하지?"하고 캐시디 부인이 물었다. 그리고 핑크 부인에게 보여주려고 얼굴을 자랑스러운 듯이 그녀 쪽으로 돌렸다. 한쪽 눈이 자줏빛으로 커다랗게 부어올라 거의 감길 듯이 되어있었다. 입술은 터져서 아직도 약간 피가 번지고, 목 양쪽은 억센 손가락자국이 벌겋게 남아 있었다.

"우리 집 양반은, 나한테 그런 심한 짓을 할 엄두도 내본 적이 없어, "하고 핑크부인은 부러움을 감추면서 말했다.

"나는 적어도 한 주일에 한 번쯤은 마누라를 패주는 남편이 아니면 싫더라"하고 캐시디부인은 선언했다. "때리는 것도 애정이 있으니까 그러는 게 아니겠니? 이번에 잭이 준 것은, 내버려 두면 자연히 낫는 그런 것과는 좀 다르다구. 지금도 아픈걸. 하지만 우리 집 양반은, 때린 뒤엔 그 보상으로 얼마나 잘해 주는지 모른단다, . 이 눈으로 적어도 극장표와 본견 샤쓰 웨이스트쯤은 틀림없이 사줄 거야." "우리 집 그인 신사니까, 나한테 손 한번 쳐드는 일도 없단다"하고 핑크부인은 자못 자랑스러운 듯이 말했다.

"농담 말아, 매기"하고 캐시디부인은 비웃고 위치헤일즈 고약을 상처에 발랐다. "정말은 부럽지? 네 남편은 냉담하고 용기가 없어서 널 때리지도 못하는 거야, . 집에 돌아와서도 그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앉아서 신문이나 읽을 뿐이구. 어때, 내 말 틀리니?"

"물론 그이는 집에 돌아와서 신문을 읽지." 핑크부인은 고개를 뒤로 치켜들고 상대편의 말을 인정했다. "하지만 나를 장난삼아 권투선수처럼 온통 상처투성이로 만들지는 않는다구."

캐시디부인은 남편의 애호를 받고 있는 행복한 아낙네답게 만족스레 웃었다. 그리고 코델리아가 보석이라도 보이는 듯한 몸짓으로 옷깃을 들어 올리브빛과 오렌지빛으로 가장자리가 물든 암홍색의 묵은 상처를 보여주었다. 이제 거의 다 나아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리운 추억이 있는 옛 상처였다.

핑크부인도 그만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사납던 눈빛이 부드러워져서 찬양의 눈빛으로 변했다. 본시 핑크부인과 캐시디부인은 각각 1년 전에 결혼할 때까지는 번화가의 지함(紙函) 공장에서 의좋게 같이 일한 사이다. 그래서 지금도 그녀와 남편은 메임과 그 남편이 살고 있는 방 위층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상대가 메임이고 보면, 그저 뻐기고만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얻어맞을 때, 아프지 않던?"하고 핑크부인이 호기심을 보이면서 물었다.

"아프냐구?"하고 캐시디부인은 즐거운 듯이 소프라노의 환성을 질렀다. "글세,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넌 벽돌집에 깔려본 적 없니? 아마 그런 기분일 거야. 벽돌 밑에서 끌려 나올 때의 기분 말이야. 왼손에 맞으면, 극장의 주간공연 2회분과 새 옥스퍼드 신 한 켤레를 얻을 수 있지. 그리구, , 그 오른손! 그 보상은 코니아일란드 구경한 차례하구, 투명하게 짠 본견 리르 양말 여섯 켤레쯤 될까?"

"그런데, 네 남편은 왜 널 때리니?"하고 핑크부인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 물었다.

"바보야!"하고 캐시디부인은 가엾은 듯이 말했다. "술이 취했으니까 그렇지. 그러니까 대개 토요일 밤이란다, ."

"하지만 무슨 까닭이 있을 게 아냐?"하고 핑크부인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그야 있지, 난 그이의 아내잖아. 잭이 곤드레 만드레가 돼서 돌아오잖아? 그리구, 내가 여기 있잖아. 그이가 이 세상에서 마음 놓고 때릴 수 있는 건 나뿐이라구. 만일 그이가 나 이외의 다른 여잘 때리기만 해봐, 내가 그냥 두나! 어떤 때는 저녁 식사를 얼른 안 차린다구 때리구, 그런가 하면 저녁 식사를 차려낸다구 때리는 거야, 까닭이란 아무것도 아니지 뭐. 그저 마누라가 있다는 생각이 날 때까지 어디서 실컷 마시다가, 그 생각이 나면 돌아와서 나를 때리는 거야. 그래서 토요일 밤엔 모서리가 뾰족한 가구 같은 건 거추장스럽지 않게 치워두지. 그이한테 얻어맞았을 때, 머리라도 부딪쳐서 생채기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느라구 말야. 그이한테 왼손으로 한 대 얻어맞으면, 온몸에 충격이 온다구! 1라운드에 뻗어 버리는 수도 있어. 하지만 그 주일에 무언가 즐거운 일이 하구 싶다든가, 아니면 새 옷이라도 사주었으면 싶을 때는 다시 맞아주는 거야. 간밤에도 그랬지. 한 달 전부터 내가 검정색 본견 웨이스트를 갖고 싶어 하는 걸 잭도 알고 있지만, 한쪽 눈이 그저 멍드는 정도로는 사줄 것 같지 않았어. , 매기, 좋은 소식 하나 가르쳐줄게. 두고 봐, 오늘은 그이가 틀림없이 검정 웨이스트를 사 들고 올 테니까. 아이스크림 내기를 해도 좋아."

핑크부인은 그만 생각에 잠겨 버렸다.

"우리 집 마트는 한 번도 나를 때린 적이 없어. 네 말이 옳아, 메임. 시무룩한 얼굴로 돌아와서는 한마디의 말도 없어. 나를 어디 데려다준 적도 없구말야. 그런 사람을 아마 마음이 없다구 하나 봐, 뭔가 사주긴 하지만, 언제나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 조금도 고맙지 않지 뭐니."

캐시디부인은 친구의 어깨를 안고 말했다.

"아이구, 가엾어라! 하지만 누구나가 다 잭 같은 남편을 가질 순 없다구. 세상 남자가 모두 잭 같은 남자라면, 결혼생활의 실패가 어디 있겠니. 결혼 생할에 불만을 가진 여자들의 말을 흔히 듣지만, - 그런 사람들이 찾는 남자란, 한 주일에 한 번쯤은 갈빗대를 걷어차 주구, 나중에 키스와 초콜릿 크림으로 벌충을 해주는 그런 남자라구. 그러면 여자도 다소나마 생활에 흥미가 생기거든. 내가 좋아하는 건 억센 남자야. 취하면 두들겨 패주구, 안 취했을 때는 꼭 껴안아 주는 남자. 그 어느 쪽도 마음 놓고 못 하는 남잔, 난 싫더라!"

핑크부인은 한숨을 쉬었다.

별안간 복도가 어수선해졌다. 캐시디씨가 발로 문을 차서 열었다. 보니 두 팔에 가득 종이 꾸러미를 안고 있었다. 메임은 달려가서 그의 목에 매달렸다. 그녀의 성한 쪽 눈이 사랑의 빛으로 불탔다. 그것은 연인 때문에 까무러쳐서 끌려온 마리오족 처녀가, 오두막 안에서 정신을 차렸을 때 그 눈에 불태우는 사랑의 빛이었다.

"이제 돌아왔다!"하고 캐시디는 소리쳤다. 그리고 종이 꾸러미를 내던지고는 메임을 높다랗게 안아 올렸다. "버넘 베일리 극단의 표를 두 장 사 왔지. 그리구, 그 종이 꾸러미에는 본견 웨이스트가 들어있으니까, 끌러 보라구. 아 이거, 안녕하십니까, 핑크부인? 금방 깨닫지 못하구 그만...... 그런데 마트는 잘 있습니까?"

", 고마워요, 덕분에 잘 있어요, 캐시디씨"하고 핑크부인은 말했다. "그럼, 난 가 봐야지. 마트도 슬슬 저녁 먹으러 돌아올 시간이니까. 메임, 아까 네가 보고 싶다는 옷본은 내일 갖다줄게!"

핑크부인은 자기 셋방으로 올라가서 훌쩍거렸다. 그것은 아무 뜻도 없는 울음, 여자만이 알고 있는 울음, 별로 까닭도 없는 울음, 도무지 이치에도 안 맞는 울음, 한탄의 목록 중에서도 가장 덧없고 가장 가벼운 울음이었다. 어째서 마틴은 나를 때려주지 않을까? 몸도 잭 캐시디 못지않게 크고 힘도 센데?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일까? 그이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고, 집에 돌아와도 점잖은 얼굴로 묵묵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들거릴 뿐이다. 돈은 꽤 버는 편이지만, 인생의 향료(香料)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다.

핑크부인의 꿈을 실은 배는 간신히 진정했다. 선장인 그녀의 남편은 플럼더프와 해먹 사이를 왕복할 뿐이었다. 이따금 배의 널빤지라도 두들겨 부수든지, 아니면 하다못해 뒷갑판에서 발이라도 쾅쾅 구르며 설치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유쾌할까? 그녀는 재미있는 여러 섬에 들르면서 유쾌한 항해가 하고 싶은 희망으로, 배를 타고 떠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비유를 바꾸어 말한다면, 자기가 선택한 스파링 파트너와 남에게 보여 줄 찰과상 하나 입지 않는 무기력한 라운드를 몇 회나 계속한 끝에, 벌써 지쳐서 경기를 포기하고 싶은 기분이 되어있는 것이다. 한순간 메임이 밉다고 생각했다. 찢어진 상처며 타박상을 입고는, 남편이 사다 주는 온갖 물건과 남편의 키스를 즐기고 있는 메임, 싸움을 좋아하고 잔인하면서도 애정이 깊은 선장과 파란에 찬 항해를 계속하고 있는 메임을.

핑크는 7시에 돌아왔다. 그는 가정생활의 주문(呪文)에 옴짝달싹 못 하게 묶여있었다. 할 일없이 아늑한 가정 밖으로 나아가 헤매고 다닐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전차를 타고 다니며, 먹이를 삼킨 뱀처럼 흡족하고, 쓰러지면 그대로 꼼짝 않고 누워있는 수목이나 다름없었다.

"저녁은 드시는 거죠, 마트?"하고 핑크부인이 물었다. 그녀는 정성껏 저녁 식사를 마련해 두었다. "으음......"하고 핑크는 신음했다.

저녁 식사가 끝나자 그는 신문을 모아서 읽기 시작했다. 신발을 벗고 아예 의자 위에 올라앉아 버렸다.

새로운 단테여, 일어서라, 그리고 양말 바람으로 방 안에 주저앉아 있는 남자가 떨어질 지옥의 노래를 불러주라. 온갖 관계와 의무에 묶여서, 본견이나 마나 무명이나 레이스 실이나 털실의 양말을 신은 남편의 무례를 참고있는 참을성 많은 아낙네들이여, 새로운 지옥의 노래는 이런 사나이들에게 바쳐야 할 것이 아닌가!

다음날은 노동절이었다. 캐시디나 핑크는 일을 하루 쉰다. 노동자들은 승리를 자랑하며 시가행진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하루를 즐긴다.

핑크부인은 아침 일찍 캐시디부인의 본을 돌려주기 위해서 내려갔다. 메임은 본견 웨이스트를 입고 있었다. 부은 쪽의 눈까지 가늘기는 했지만 휴일의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잭은 매우 뉘우치고 있는 듯, 공원과 피크닉과 필스너 등 하루를 즐겁게 보낼 계획이 짜여 있었다.

자기 셋방으로 돌아갔을 때, 핑크부인의 가슴속에는 분노의 질투심이 훨훨 타올라 왔다. 언제나 타박상을 가진데다가 그 직후의 진통제를 갖고 있다니, 이 얼마나 행복한 메임인가? 그 행복을 메임만 독점해야 할 것인가? 확실히 남편 마틴핑크는 잭 캐시디 못지않을 만큼 훌륭한 남자이다. 그런데 나는 얻어맞지도 않고, 껴안기는 일도 없이 한평생을 이대로 보내야 한단 말인가? 갑자기, 숨이 콱 막힐 만한 빛나는 착상이 핑크부인의 머릿속에 번쩍였다. 잭처럼 맹렬히 주먹을 휘두르며, 그런 뒤 역시 잭처럼 애정이 깊어질 수 있는 남편이 세상에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어떻게든 메임에게 보여줘야 한다.

핑크네 집에서는, 휴일도 여느 때나 하등 다른 점 없이 지나갈 것 같았다. 제자리에 놓여있는 그녀의 빨래 그릇에는, 두 주일치의 빨랫감이 간밤부터 물에 담겨 있었다. 남편 핑크는 신발을 벗고 의자에 올라앉아 신문을 읽고 있었다. 이리하여 노동절도 달음박질쳐 지나갈 것처럼 보였다.

핑크부인의 마음속에서는 질투와 파도가 높이 일고, 그것이 다시 만만찮은 결의가 되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만일 남편이 자기를 때리려고 하지 않는다면, 만일 그가 남성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남편으로서의 특권과 결혼생활에 대한 흥미를 입증할 생각이 없다면, 남편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하도록 인도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핑크는 파이프에 불을 붙여 물고 자못 평화로운 듯이, 양말을 신은 발가락 끝으로 복사뼈를 문지르고 있었다. 그는 푸딩 속에서 채 녹지 못한 기름 덩어리처럼, 무기력하게 결혼생활 속에 들어박혀 있었다.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이, 다시 말해서, 편안히 앉아 마누라가 비눗물을 철벅거리는 소리를 듣고 치워진 아침 식사와 이윽고 식탁에 나올 점심 냄새 사이를 헤매면서, 신문을 통해 그 위에서 세계를 여행하고 다니는 것이 그에게는 최고의 즐거움이었다. 그에게는 생각지도 못할 일은 없었다.

핑크부인은 뜨거운 물을 빨래 그릇에 붓고, 비누거품 속에 빨래판을 찔러넣었다. 아래층에 셋방에서 캐시디부인의 명랑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아직 남편에게 얻어맞아 본 적이 없는 2층의 가엾은 여자에게는, 일부러 자기의 행복을 과시하려는 듯한 비웃음처럼 들렸다. 이제야말로 핑크부인의 차례다.

별안간 그녀는 분노의 여신처럼 신문을 읽고 있는 남편에게 덤볐다.

"이 게으른 건달아!"하고 그녀는 소리쳤다. "당신 같은 아무 쓸모 없는 인간을 위해서, 나는 왜 빨래나 하고 팔이 빠지도록 일해야 하는 거지? 그래도 당신은 남자야? 아니면 집 없는 개야?"

핑크는 깜짝 놀라 신문을 떨어뜨리고, 멍청히 앉아있었다. 그녀는, 이 정도로는 아직 남편이 자기를 때리지 않을 것이다, 이것만으로는 아직 도발이 불충분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덤벼들어 꼭 쥔 주먹으로 남편의 얼굴을 힘껏 때렸다. 그 순간, 그녀는 남편에게 대해서 오래 경험하지 못했던 억센 애정을 느꼈다. 분발하라, 마틴 핑크여, 지금이야말로 네가 천국에 들어갈 때다! 지금이야말로 아내는 틀림없이 남편의 주먹의 아픔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오직 그것만을 위해서.

핑크는 벌떡 일어났다. 매기는 한 손을 크게 휘둘러 또 한 번 남편의 턱을 갈겼다. 그리고 남편의 주먹이 날아오기를 기다렸다. 무섭고 행복한 순간, 눈을 감았다. 속으로 남편의 이름을 부르면서, 맹렬한 주먹이 떨어질 것을 고대하듯 앞으로 약간 몸을 굽혔다.

아래층 방에서는 캐시디가 후회로 겸연쩍은 얼굴을 하고 놀러 나갈 준비를 하기 위해 메임의 눈에 분을 발라주고 있었다. 그때 2층 방에서 여자가 악을 쓰는 소리와 무엇이 부딪치는 소리와 사람이 넘어지는 소리와 다리를 질질 끄는 소리와 의자가 뒤집히는 소리, 의심할 것도 없는 부부싸움의 소음이 들려왔다.

"아니, 마트와 매기가 싸우는 모양인데"하고 캐시디가 말했다. "참 별일도 다 있구나. 잠깐 올라가서 말려주고 올까."

캐시디부인의 한쪽 눈이 다이아몬드처럼 번쩍였다. 나머지 눈도 적어도 인조 보석만큼은 빛났다.

"오오!"하고 말한 그녀의 목소리는 여자가 외칠 때 내는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었다.

"어쩌면? 어쩌면...... , 잠깐 기다리세요, 올라가 보고 올 테니."

그녀는 층계를 달려 올라갔다. 그녀의 발이 2층 복도 끝을 밟았을 때, 핑크부인이 부엌문으로 뛰어나왔다.

"오오, 매기! 그 양반, 때렸니? 그 양반, 때렸어?"하고 캐시디부인은 즐거운 속삭임으로 물었다.

핑크부인은 달려와서 친구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서글픈 듯이 흐느껴 울었다.

캐시디부인은 매기의 얼굴을 두 손바닥 사이에 끼워 정답게 들어 올렸다. 눈물에 젖은 그녀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했지만, 그 빌러오도 같은 연분홍빛의, 그리고 적당히 주근깨가 박혀있는 얼굴 표면에는 긁힌 자국도 맞은 자국도, 남편의 겁 많은 주먹이 남긴 상처는 아무것도 눈에 띄지 않았다.

"매기, 어떻게 됐나 말해봐. 말 안 하면 내가 방에 들어가서 알아볼 테야. 대체 어떻게 됐어? 그 양반, 했니? , 대체, 어떻게 된 거야?"

핑크부인은 다시 친구의 가슴에 힘없이 얼굴을 묻었다.

"제발, 메임, 그 문 열지마" 하고 그녀는 흐느껴 울면서 말했다. "그리고,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마라, 너 혼자만 알고 있으란 말야. 실은 그이...... 나한테 손끝도 대지 않았어. 그리고...... 지금...... 아아, 이게 무슨 꼴이람. 자기가 빨래하고 있어, . 자기 손으로 빨래를 하고 있단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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