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과 찬송가(The Cop and the Anthem)
경관과 찬송가(The Cop and the Anthem)
O Henry
매디슨 스퀘어에 있는 여느 때의 벤치에서, 소피는 불안스럽게 몸을 움직거리고 있었다.
기러기가 밤하늘에 소리 높이 울고, 바다표범 외투를 안 가진 아낙네들이 남편에게 상냥해지며 소피가 공원 벤치에서 불안스레 몸을 움직거리고 있으면, 겨울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마른 잎 하나가 소피의 무릎에 떨어졌다. 그것은 잭 프로스트의 명함이었다.
잭은 매디슨 스퀘어의 단골 주민들에게 친절해서 해마다 찾아올 때는 떳떳이 경고를 해준다.
네거리 모퉁이에서 그는 <떠돌이 저택>의 문지기인 북풍에서 명함을 준다. 그러면 저택 주민들도 겨울 채비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소피의 마음은 다가오는 엄동에 대비해서, 자기도 세입 위원회의 단독 위원이 되어야 할 때가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여느 때의 벤치에 앉아 불안스럽게 몸을 움직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겨울을 나고 싶은 소피의 소망이라고 해야 그리 사치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지중해를 유람하고 싶다든가, 졸리는 듯한 남쪽 하늘 아래서 지내고 싶다든가, 베수비어스 만에 배를 띄우고 싶다든가 하는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섬(뉴욕 이스트리버에 있는 섬. 전에 형무소가 있었다. 형무소라는 뜻)에서의 석 달이 그가 진정으로 바라는 염원이었다.
북풍과 경관 걱정도 없고, 식사와 침대와 마음 맞는 친구가 보장되는 석 달이 소피에게는 바람직스러운 노른자위로 여겨졌다.
지난 몇 해 동안, 그 대우 좋은 블랙월즈 섬이 그가 겨울을 나는 집이 되었다.
같은 뉴욕에 살면서도 더 운이 좋은 삶들은 겨울마다 팜비치와 리비에라로 가는 표를 끊었지만 그와 똑같이 소피도 해마다 섬으로 달아나기 위해 조촐한 준비를 해왔다.
지금 그떄가 온 것이다. 간밤에는 일요신문 석 장을 웃옷의 밑에 깔고 발목에 두르고 무릎위에 덮고 해서 잤지만 그런 것으로는 이 오랜 공원의 분숫가에 있는 벤치 위에서 추위를 물리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 섬이 때맞추어 소피의 마음에 커다랗게 떠올랐던 것이다. 그는 이 거리의 식객들을 위해서 자선이라는 이름 아래 마련된 시설을 비웃고 있었다.
소피의 의견으로는 법률이 박애보다 친절했다.
시나 자선단체에서 경영하는 시설은 한없이 많았으며 거기만 찾아가면, 간단한 생활에 알맞은 숙박과 음식을 얻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소피처럼 자존심이 강한 인간에게는 자선의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비록 돈으로 치르지는 않더라도 박애의 손에서 은혜를 받을 때마다 정신적 굴욕이라는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시저에게 브루투스가 있었듯이, 자선의 침대에는 꼭 모욕이라는 세금이 붙게 마련이고,
한 덩어리의 빵을 얻어먹으려면 사사로운 일에까지 개인적인 심문을 받는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에 규칙에 따라 움직여지고는 있다지만, 신사의 사사로운 일에 부당한 참견을 하지 않으니 오히려 법률의 신세를 지는 편이 나은 것이다.
섬으로 갈 결심을 한 소피는 당장 그 소망을 이루는 일에 착수했다. 그러는 데에는 간단한 방법이 얼마든지 있었다.
제일 유쾌한 방법은, 값비싼 식당으로 들어가서 제일 호화로운 식사를 한 다음 한푼도 없다고 선언하고는 얌전히 떠들지 말고 경관에게 인도되는 것이다.
그 뒤로는 친절한 판사가 다 주선해 줄 것이다.
소피는 벤치를 떠나 어슬렁어슬렁 공원을 나가서 바다처럼 평평한 아스팔트를 가로질렀는데, 여기는 브로드웨이와 5번가가 합치는 곳이다.
그는 브로드웨이로 꺾어 눈부신 카페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이곳은 밤마다 최고급 포도주에다 비단옷으로 쓱 뽑은 세련된 인간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소피는 조끼의 제일 아랫단추 위로는 자신이 있었다.
수염도 깎았고, 웃옷도 괜찮았으며 말쑥하고 새까만 늘 매어 두는 넥타이는 감사절 날 어느 전도부인에게 얻은 것이다.
만일 이 식당 식탁에 의심을 받지 않고 가서 앉을 수만 있다면, 성공은 틀림없다. 테이블 위로 나오는 부분은 웨이터의 마음에 아무런 의혹도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물오리구이 정도가 적당하겠지, 하고 소피는 생각했다. 게다가 백포도주 한 병에 캐멈벨치즈에 블랙커피 한 잔에 엽권련이 한 개, 엽권련 값은 1달러로 보면 충분하겠지.
모두 합쳐 봐야 카페 주인한테 호되게 앙갚음을 당할 만큼 대단한 액수도 안 될 것 같다.
그러나 그 고기는 그의 배를 채워주고 행복한 기분으로 겨울의 피난처로 떠나가게 해 줄 것이다.
그러나 소피가 식당 문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을 때, 웨이터 장의 눈이 그의 닳아 떨어진 바지와 짜부라진 구두 위에 떨어졌다.
억세고 날쌘 손이 말없이 긔의 방향을 휙 돌리더니 재빨리 보도로 밀어내어 하마터면 공짜로 먹힐 뻔한 물오리의 불명예스러운 운명을 구해 주었다.
소피는 브로드웨이에서 옆으로 빠졌다. 동경의 섬으로 가는 길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가는 길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형무소로 들어가는 다른 길을 찾아야만 했다.
6번가 모퉁이에, 판유리 안의 전등 빛과 솜씨 있게 진열한 상품으로 진열장이 한결 두드러져 보이는 가게가 있었다.
소피는 돌멩이를 하나 집어 들어 그 유리창을 향하여 냅다 던졌다.
경관을 앞세우고 많은 사람들이 모퉁이를 돌아 달려왔다. 소피는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찌르고 가만히 서 있다가 경관의 모습을 보고 빙그레 웃었다.
"누구야! 놈은 어디로 달아났지?" 흥분한 경관이 물었다.
"내가 바로 그자라고 생각지 않으시나요?" 좀 놀리는 투가 없지도 않았으나 꼭 행운을 맞이하는 사람처럼 부드럽게 소피는 말했다.
경관의 마음은 소피의 말을 하나의 실마리로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리창을 깰 만한 인간은 법률의 신봉자인 경관과 말을 나누려고 현장에 남아 있지는 않는다.
그런 인간은 삼십육계를 놓는 법이다. 경관은 저만치 반 블록쯤 앞에서 전차를 타려고 달려가는 한 남자를 보았다.
경찰봉을 뽑아 들고 그는 사람들과 함께 그 남자를 쫓았다.
소피는 두 번이나 연거푸 실패하자 울적한 마음으로 힘없이 터덜거리며 걷기 시작했다.
길 맞은편에 그리 신통해 보이지 않는 식당이 한 집 있었다. 식욕은 대단하나 주머니 사정이 시원찮은 사람에게 밥을 먹여주는 식당이었다.
식기류와 분위기는 두툼했지만 수프와 테이블보는 얇았다. 소피는 이 식당 안으로는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꺼림칙한 신발과 감출길 없는 바지의 모습으로 들어갔다.
식탁에 앉아 비프스테이크와 큼직한 핫케이크와 도넛과 파이를 먹어 치웠다. 그런 다음, 웨이터에게 자기는 돈과는 한 푼도 연인이 없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자, 어서 경관을 불러오시오. 신사를 기다리게 하면 못써요."
"너 같은 놈에겐 경관이 필요 없지." 웨이터는 버터 케이크 같은 들큼한 목소리와 맨해턴 칵테일 속의 버찌처럼 번들거리는 눈으로 말했다.
"야, 콘!"
두 웨이터는 소피를 딱딱한 포도 위에다 내동댕이쳤다. 그는 목수의 접는 자를 펴듯이 관절을 하나하나 펴고 일어나 옷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붙잡혀 가는 일은 장밋빛 꿈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여겨졌다. 섬은 아득히 먼 저편에 있는 것 같았다. 두 집 건너 약국 앞에 서 있던 경관이 웃으면서 저리로 걸어갔다.
다섯 블록쯤 걸어가니 다시 체포를 자청할 용기가 솟았다. 이번에는 철딱서니 없게도 그가 <누워서 떡먹기>라고 제멋대로 생각한 기외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얌전하고 말쑥하게 차려입은 젊은 여자가 진열장 앞에 서서 그 안에 늘어놓은 면도용 컴이며 잉크 스탠드 같은 것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고, 그 유리창에서 2야드쯤 떨어진 곳에는 몸집이 큰 무서워 보이는 경관이 소화전에 비스듬히 기대어 서 있었다.
비열하고 천한 <난봉꾼> 역할을 하자는 것이 소피의 계획이었다.
고상하고 우아한 희생자의 모습과 근엄해 보이는 경관을 눈앞에 두고 그는 이제 아늑하고 조그마한 섬에서의 겨우살이를 보장해 주는 기분 좋은 관리의 손이 덥석 자기 팔을 움켜쥐는 것을 느끼는 것도 머지않았다는 확신을 가졌던 것이다.
소피는 전도부인한테서 얻은 기성품 넥타이를 매만지고 자꾸 말려 들어가는 와이셔츠 소매 끝을 꺼내고 모자를 아주 멋을 부려 삐딱하게 쓰고는 젊은 여자 곁으로 슬금슬금 다가갔다.
여자에게 추파를 던지면서 갑자기 헛기침을 하며 에헴 소리도 내보고 싱글벙글 히죽히죽 웃으면서 난봉꾼의 그 뻔뻔스럽고 야비한 상투 수단을 거침없이 해냈다.
경관이 가만히 자기를 지켜보고 있는 것을 소피는 곁눈으로 보았다.
젊은 여자는 두어 걸음 물러서더니 다시 면도용 컵을 정신없이 들여다보았다. 소피는 대담하게 그녀 곁에 다가서며 모자를 벗고 말했다.
"아니, 버델리어잖아! 우리 집에 가서 놀지 않겠어?"
경관은 아직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성가시게 된 젊은 여자가 손가락으로 신화만 하면 소피는 사실상 섬의 피난처로 가는 도상에 있게 된다.
벌써 그는 경찰서의 아늑한 훈기를 느낄 수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젊은 여자는 그를 돌아보더니, 한쪽 손을 내밀어 소피의 옷소매를 잡았다.
"그래, 마이크." 그녀는 기쁜 듯이 말했다.
"맥주나 한잔 사준다면 갈게. 진작 말을 걸고 싶었지만, 저 경관이 지켜보고 있잖아?"
떡갈나무에 엉겨 붙은 덩굴 같은 젊은 여자를 데리고 소피는 그만 우울해져 경관 앞을 지나갔다.
다음 모퉁이에서 그는 여자를 뿌리치고 내달렸다. 밤이 되면 가장 밝은 거리와 사랑과 맹세와 달콤한 말이 쏟아지는 곳으로 와서 그는 걸음을 멈추었다.
모피에 싸인 여자들과 외투를 입은 남자들이 겨울의 대기 속을 즐거운 듯이 오가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자기는 웬지 무서운 마술에라도 걸려서 체포를 당하지 않게끔 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이 소피를 휘어잡았다. 그렇게 생각하자 덜컥 겁이 났다.
그래서 찬란한 극장 앞을 거드름을 피우며 왔다 갔다 하고 있는 경관을 보았을 때 그는 <치안 방해 행위>라는 눈앞의 지푸라기에 매달렸던 것이다.
보도에서 소피는 목청껏 쉰 소리를 지르며 주정뱅이의 넋두리를 외치기 시작했다. 춤추고, 부르짖고, 고함치고, 그 밖의 온갖 방법으로 주위가 떠나가도록 떠들어 댔다.
경찰은 경찰봉을 빙빙 돌리면서 소피에게 등을 돌리고 한 시민에게 설명했다
"예일 대학 학생이 하트 퍼드 대학을 영패시켰다고 해서 축하소동을 벌이고 있는 중이지요. 시끄럽지만 위험하진 않습니다. 그냥 내버려 두라는 명령을 받고 있지요."
서글픈 기분으로 수피는 소용없는 짓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경관은 절대로 나를 체포해 주지 않는단 말인가?
그의 마음속에서 섬은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 같은 기분이 들었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 그는 얇은 웃옷 단추를 끼웠다.
담뱃가게에서 잘 차려입은 한 남자가 매달려 있는 점화기로 엽궐련에 불을 붙이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는 걸어가면서 명주 우산을 문간에 세워 놓았다. 소피는 안으로 들어가서 그 우산을 집어들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
엽권련에 불을 붙이고 있던 사나이가 부랴부랴 쫓아나왔다.
"이봐, 그건 내 우산이야!"하고 그는 엄하게 말했다.
"아, 그래요?" 도둑질에다 모욕까지 덧붙여서 소피는 비웃었다. "그렇다면, 경관을 부르시지 그래요. 내가 훔쳤단 말입니다. 당신 우산을요!
경관을 불러와요. 저 모퉁이에 한 사람 서 있네요."
우산 주인은 걸음을 멈추었다. 소피는 행운이 다시 달아나 버릴 듯 한 예감을 느끼면서 걸음을 멈췄다. 경관이 두 사람을 이상한 듯이 바라보았다.
"물론, 말하자면 저어, 이런 잘못은 흔히 있는 일이지요. 난... 만일 그게 선생 우산이라면, 용서해 주십시오. 실은 오늘 아침 어느 식당에서 주었는데...
선생 우산이 틀림없다면야 선생이... 그야..."
"물론, 내 거라구." 소피는 짓궂게 말했다.
우산 주인은 물러갔다.
경관은 야회용 외투를 입은 늘씬하게 키가 큰 금발 부인이 두 블록쯤 저편에서 다가오고 있는 전차 앞에서 길을 가로질러 가는 것을 부축해 주려고 얼른 달려갔다.
소피는 도로공사로 마구 파헤친 길을 동쪽으로 걸어갔다. 홧김에 우산을 공사 중인 구덩이 속에다 던져 넣었다. 헬멧을 쓰고 경찰봉을 든 사나이들에게 마구 투덜거렸다.
이쪽에서는 잡아가 주었으면 하고 있으므로 저쪽에서는 오히려 그를 무슨 짓을 해도 죄가 안 되는 임금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마침내 소피는 밝은 불빛도 소음도 거의 다 끊어진 희미한 동쪽의 큰길에 나와 있었다. 여기서 그는 매디슨 스퀘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자기 집으로 돌아가려는 본능은 설령 그 집이 공원의 벤치라 하더라도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느 때 없이 적막한 길모퉁이에서 소피는 우뚝 걸음을 멈추었다.
그곳에는 좀 색다르고, 불규칙적으로 증축된 박공이 있는 해묵은 교회가 서 있었다. 짙은 보랏빛으로 착색한 유리창 너머로 부드러운 불빛이 반짝이고,
그곳에서는 분명히 오르간 주자가 다음 일요일의 찬송가를 익숙하게 칠 수 있도록 건반을 훑어나가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달콤한 음악 소리가 소피의 귀에 흘러들어와서 그를 휘어잡아 소용돌이무늬의 철책 앞에 못박아 버렸기 때문이다.
달은 하늘 한복판에서 맑게 빛나고 있었다. 자동차도 길 가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참새가 처마 끝에서 졸린 듯이 짹쨱거렸다.
잠시 동안 주위의 풍경은 시골 교회의 경내 그대로였다. 그리고 오르간 주자가 치는 찬송가는 소피를 쇠울타리에 교착시켜 버렸다.
그의 생활 속에 어머니와 장미꽃과 야심과 친구와 더러움을 모르는 생각과 컬러같은 것이 있던 시절에 그도 잘 알고 있던 노래였기 때문이다.
소피의 마음이 순순히 무엇을 받아들이려는 상태에 있는 데다가 해묵은 교회의 감화력이 하나가 되어 갑자기 놀라운 변화를 그의 정신에 가져왔다.
그는 갑자기 굴러떨어져 있는 깊은 구덩이와 가기의 생활을 구성하고 있는 타락된 나날과 천한 욕망과 죽은 희망과 못 쓰게 된 재능과 야비한 동기 같은 것을 겁에 질린 마음으로 재빨리 살펴보았다.
그러자 또 한순간에 그의 마음은 이 새로운 기분에 감격하며 호응한 것이다. 억센 충동이 금방 그를 절망적인 운명과 싸우자고 마음먹게 했다.
내 자신을 진창에서 끌어내자, 다시 한번 참된 인간이 되자. 내게 들러붙은 악을 이겨내자. 아직 늦지 않았다. 아직도 비교적 젊다.
지난날의 진지한 포부를 되살려서 꾸준히 추구했다. 그 엄숙하고 아름다운 오르간의 가락이 그의 마음에 혁명을 일으켰다.
내일은 소란한 번화가에 나가서 일자리를 찾자, 언젠가 모피 수입 상인이 운전사가 되지 않겠냐고 권한 적이 있었다.
내일 그 사람을 만나서 일자리를 부탁해 보자, 나도 이제 떳떳한 인간이 되자.
나는, 소피는 누군가의 손이 자기 팔을 잡는 것을 느꼈다. 얼른 돌아다 보니, 어김없는 경관의 얼굴이 눈앞에 있었다.
"여기서 뭘 하고 있지?" 경관이 물었다.
"아무것도요." 소피는 대답했다.
"그럼, 가자." 경관이 말했다.
"섬에서 금고 3개월." 이튿날 아침 경범 재판소에서 치안 판사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