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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라베라스의 고명(高名)한 뛰는 개구리

Bollnow 2024. 4. 20. 05:28

캘라베라스의 고명(高名)한 뛰는 개구리(The Celebrated Jumping Frog of Calaveras County)

Mark Twain

 

동부로부터 편지를 보내온 어느 친구의 청에 따라 나는 마음씨 좋고 수다스러운 사이몬 위일러를 찾아가, 나의 친구의 친구가 되는 리오나이다스 W 스마일리의 안부를 물은 적이 있었는데, 그 결과를 아래에 적어 보겠다. 지금 생각하여 보면 리오나이다스 W 스마일리란 인물은 순전한 가공의 인물이 아니었던가 하는 의심이 자꾸 들게 된다. 즉 나의 친구가 그런 이름을 가진 인물과 안면이 있던 것은 결코 아니고, 다만 그 이름을 늙은 위일러에게 전하면 위일러로 하여금 그 악명 높은 짐 스마일리의 행적을 연상케 하여, 따라서 그 수다스러운 늙은이가 내게는 하등의 소용도 닿지 않을 뿐더러 길고도 지루한 짐 스마일리의 행적을 밑도 끝도 없이 늘어 놓음으로써 나를 괴롭히리라는 것을 미리 알고 꾸며낸 수작이 아니었던가 하고 의심한다는 말이다. 만일 내 친구의 계교가 그런 것이었다면 그의 의도한 바는 적중하고도 남음이 있다.

내가 이제는 폐촌이 되다시피 한 에인절 광산촌으로 사이몬 위일러를 찾아갔을 때에 그는 다 쓰러져 가는 어느 주막집의 난롯가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는 뚱뚱하게 살이 찌고 대머리가 벗겨진데다가 그 조용한 얼굴에는 그지없는 부드러움과 소박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후닥닥 잠이 깬 그는 내게다 인사를 하였다. 나는 그에게 내 친구의 한 사람이, 그의 소시적의 다정한 친구였던 리오나이다스 W 스마일리라는 젊은 교직자인 목사님이 이 에인절 광산촌에 산 일이 있다 하며, 그의 안부를 묻는 일을 내게 위촉하였노라고 말했다. 나는 위일러 씨가 이 리오나이다스 W 스마일리의 근황에 관하여 무엇이든 말씀하여 주시면 그 은혜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이몬 위일러는 방 구석으로 나를 몰더니 자기의 의자로 나의 퇴로를 막다시피 하고 그 의자에 걸터앉자 다음과 같은 지루한 얘기를 하는 동안, 그는 한 번도 웃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한 번도 눈살을 찌푸리지도 않았고, 그의 목소리는 처음에 얘기를 시작할 때와 조금도 다름없이 술술 풀려나오는 억양을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그렇다고 제 얘기에 제물로 신이 나서 하는 일도 한 번도 없었으며, 그 밑도 끝도 없는 얘기를 그는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지껄일 따름이었는데, 이것은 그의 얘기에 무슨 우스운 점이 있다면 그것이 중요한 일이며, 또 그의 얘기의 주인공 2명이 정말로 절세의 천재였다고 그가 경의를 표하고 있는 증좌라고 나는 느꼈다. 나는 그가 지껄이는 대로 내버려 두고 한 번도 그의 얘기를 가로막지 않았다.

"리오나이다스 W 목사라구요? , 리오나이다스라. 글쎄 그런 양반은 모르지만 짐 스마일리라는 이름의 사나이가 이 광산촌에 있었던 것은 사실입죠. 가만 있자, 그게 그러니까 천팔백사십구 년의 겨울이 아니면 오십 년의 봄이 틀림없습니다. 왜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고 하면 그가 처음 이 촌에 왔을 때엔 선광용의 큰 물홈통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을 무렵이었으니까요. 좌우간 그는 세상에도 야릇한 버릇이 있는 친구였죠. 어느 때나, 또 누구하고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돈을 걸게만 할 수 있다면 무엇에든 돈을 거는 버릇이 있었단 말씀이야. 상대방이 싫다고 하면 입장을 바꾸어 반대로 걸어도 좋다는 거지. 돈 걸기 내기를 하는 한 상대방만 만족하면 자기는 어느 쪽에 걸던 무방하다는 뱃심이죠. 한데 이상하지, 언제나 재수가 좋았단 말씀이야 십중팔구 이겼으니까. 누가 뭐라고 얼씬거리기만 하면 벌써 이 친구는 내기를 하자고 덤벼들고, 방금 얘기한 대로 상대방이 어느 쪽에 걸건 자기는 그 반대편에다 돈을 걸겠다고 나서는 것이죠. 경마가 있던 날, 경마가 끝나고 보면 그 친구는 돈이 득실득실하거나 아니면 동전 한푼 없게 된단 말야. 개싸움이 있으면 거기에 돈을 걸고, 고양이 싸움이 있으면 고양이에 돈을 걸고, 닭싸움이 있으면 닭에다 돈을 걸고 하는 식이란 말씀이야. 더 말할 것 없이 새 두 마리가 울타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면 어느 쪽 새가 먼저 날 것이라는 데다 돈을 걸어 내기를 하는 친구란 말씀이야. 또 야외에서 부흥전도회가 있을 땐 빼놓지 않고 나타나서 누가 설교를 제일 잘 하느냐에 내기를 거는데 꼭 워커 목사한테 돈을 걸었단 말씀이야. 하긴 그분이 정말로 설교를 제일 잘 하시고 또 사람도 좋은 분이었어. 심지어 쇠똥구리가 꾸물거리기 시작하는 것만 보아도 그 놈이 어디로 가는지 내기를 하자는 거지. 그래서 상대방이 내기를 응하기만 한다면 그 놈이 멕시코까지 가는 한이 있어도 어디로 가는 것인가, 또 얼마나 시간이 걸리나를 보려고 그 뒤를 밟는단 말씀이야. 이 동리에 사는 친구들 가운데에 스마일리를 본 친구들이 많으니까 그 친구들한테 물어 보면 알아요. 하여간 괴상한 친구였습죠. 무엇에건 내기를 걸지 않고는 못 배기는 친구였으니까. 워커 목사님의 부인이 한번은 대단히 편치 못하여 오랫동안 누워 있어서 아마 이번엔 회춘하시기 힘들다고 생각들을 한 일이 있었죠. 한데 어느 날 아침에 목사님이 들어오시는데 스마일리가 일어나 부인의 병세가 좀 어떠냐고 묻자 목사님이 오늘은 훨씬 나아졌다고 말하고 이대로만 믿고 나아가면 하나님의 은총과 섭리의 도움으로 병이 완쾌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대답하자, 마치 그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스마일리는 자기의 말끝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생각지도 않고, '난 부인이 절대로 낫지 않는다고 이 달러 오십 센트를 걸 테니 내기합시다'라고 불쑥 말했습죠.

바로 스마일리가 말씀이야, 암놈의 말을 한 마리 갖고 있었는데- 동리의 입이 건 친구들은 한 바퀴에 십오 분 걸리는 몹쓸 말이라고 했지만 물론 그것은 농담이었죠. 왜냐하면 그 말은 그보다는 빨리 뛰는 말이었으니까요- 여하간에 그놈의 말이 언제나 해수병이 아니면, 디스템퍼에 걸려 있거나 아니면 폐병이라든가, 아니면, 이와 비슷한 다른 병에 걸려 있어, 뛰는 속도가 느렸음에도 불구하고 경마에서 주인한테 돈을 벌게 해 주는 말이었습죠. 사람들은 그 말을 이삼백 야드 가량 앞세워 놓고 경주를 시작하여도 도중에서 따라잡아 오히려 앞서곤 했습죠만. 웬일인지 그 말은 언제나 끝판에 가선 막바지 고비에 흥분하고 기를 쓰며 깡충깡충 뛰고, 다리를 사방팔방으로 내흔들었죠. 어떤 때는 도랑 쪽으로, 또 어떤 때는 하늘 쪽으로, 또 어떤 때는 울타리 쪽으로 다리를 내저으며 씩씩거리는 숨결과 콧김과 기침으로 온통 먼지와 야단법석을 피우면서, 결승점에 이르러서는 언제나 자로 잰 듯이 목 하나의 길이만큼 앞서서 골인을 했단 말씀이거든. 한데 그 친구는 또 수캉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있었죠. 겉보기에는 언제나 나자빠져 지저분한 꼴을 하고 있거나 뭣을 훔쳐 먹을 궁리만 하지만, 일단 개싸움의 돈내기만 걸리면 단연코 개의 성질이 돌변한단 말씀이야. 그놈 아래턱이 마치 기선의 앞갑판처럼 내밀고 드러낸 이빨은 보일러의 아궁이처럼 번쩍번쩍 빛나는 것이었죠. 그래서 상대방의 개가 앤드루 잭슨, 이것이 그 강아지의 이름이었답니다- 앤드루 잭슨에게 덤벼들어 메어치고 물어뜯고 어깨 너머로 두어 서너 번 메어꽂아도 속으로는 끄덕없지만 겉으로는 죽어가는 시늉을 하면 내기의 돈이 두 배, 세 배로 뛰어 올라 드디어 있는 돈이 몽땅 걸렸을 때 느닷없이 그놈은 상대방 개의 뒷다리의 관절을 물고 늘어진단 말씀이야. 물어뜯는 것이 아니야. 알아들어요, 그냥 잠자코 상대방이 항복할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거란 말이야. 일 년이 걸리는 한이 있더라도. 스마일리는 이 개 때문에 언제나 돈을 벌었는데 단 한 번 실수한 일이 있었습죠. 제재소의 동그란 톱을 갖고 뒷다리를 잘랐기 때문에 뒷다리가 없는 개하고 맞붙었을 때입니다. 싸움에 한창 열이 올라 이젠 돈도 걸대로 걸었고 그의 장기를 발휘할 시기가 되었을 때, 그만 뒷다리가 없는 것이 알려지자 당황하고 아차 하는 표정을 짓더니 만사를 체념하는 빛이 돌고, 그 이상 싸움엔 이기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그만 져버리고 말았습죠. 개는 가슴 아픈 표정으로 스마일리를 쳐다보며 도대체 개싸움에서 자기의 장기는 뒷다리를 물고 늘어지는 것인데, 뒷다리가 없는 개하고 싸움을 붙여준 것은 주인의 잘못이라는 듯이 원망스럽게 보더니 저만큼 비실비실 걸어가 주저앉더니 그만 죽어 버리고 말았습죠. 그놈은 참 좋은 개였습죠. 앤드루 잭슨 말씀입니다. 오래 살았더면 꼭 한번은 이름을 올리고 출세할 놈이었는데- 그럴 소질과 재간이 충분히 있었단 말씀이야. 도대체 그놈의 환경이 좋은 것도 아니었는데 그만한 싸움을 벌이는 개라면 소질 없이는 안 되는 노릇이란 말씀이야. 그 마지막 싸움과 결과를 되생각할 때마다 참 마음에 안 됐다고 지금도 난 느끼지요.

이 스마일리는 강아지랑 투계랑 고양이랑 하여튼 돈 내기 싸움을 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갖고 있었습죠. 그래서 우리가 시합을 하자고 덤벼들어 물건이 없어 시합에 응하지 못하겠다고 해 본 일이 한 번도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는 어느 날 개구리를 한 마리 잡아 집으로 갖고 가 그놈을 교육하겠다고 말했답니다. 그래서 그날부터 석 달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뒷마당에 앉아 그 개구리한테 높이뛰기 공부를 배워줬더란 말씀이야. 한데 놀랍게도 성공을 했더란 말이지. 그놈의 꽁무니를 한 번 줴지르면 마치 도우넛 덩어리가 하늘로 치솟듯이 껑충 뛰어 올라 한 번 아니면 두 번 재주를 넘고 날씬하게 고양이처럼 땅 위에 내려 앉는단 말씀이야. 처음에는 파리를 잡아먹는 것으로 높이뛰기를 시작하여 늘 훈련을 계속하다 보니 눈에 띄는 파리는 아무리 먼 곳에 있어도 영락없이 잡아먹게 됐거든. 보통 개구리도 교육시킬 나름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스마일리가 늘 말했는데, 나 역시 그 말을 믿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 스마일리가 대늘 웹스터- 대늘 웹스터란 그 개구리의 이름이었습니다-란 놈을 여기 이 마룻바닥에 놓고 '파리다, 대늘, 파리야!' 하고 소리만 치면 번개같이 곧장 뛰어 올라 저기 저 카운터에서 파리 한 마리를 잡아먹고 철썩하고 다시 내려앉아 진흙 덩어리처럼 육중하게 자리잡고, 마치 보통 개구리가 하는 짓 이상으로 특별한 짓을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태연하게 드러누워, 뒷다리로 머리를 슬슬 긁는 꼴을 내 눈으로 본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니까 말씀이지. 그렇게 재주가 있으면서도 겸손하고 솔직담백한 개구리는 처음 봤죠. 평지에서 뛰기 시합을 하면 그 족속 중의 어느 놈보다도 한 번에 멀리 뛰었단 말입니다. 즉 넓이뛰기가 그놈의 장기였단 말씀입니다. 알아들으세요? 그래서 넓이뛰기 시합이라면 스마일리는 귀 떨어진 동전 한 푼이라도 있으면 내기를 걸었단 말씀이야. 스마일리는 되게 그 개구리를 자랑 삼았는데, 그도 그럴 법한 것이 세상 각처 안 다녀 본 곳이 없는 친구들도, 그렇게 잘 뛰는 개구리는 처음 보았다고 감탄하는 판이었으니까요.

여하튼 스마일리는 이 개구리를 조그만 격자 상자에다 놓아두고 이따금 그 상자를 거리고 들고 나와 돈내기를 하곤 했습죠. 어느 날 이 마을에는 처음 오는 낯선 친구가 상자를 들고 오는 그 친구를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상자에 든 것이 뭐요?'

그러니까 스마일리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듯이

'글쎄올시다. 앵무새일 수도 있고 카나리아일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 개구리 한 마리요'

하고 대답했습죠.

그러니까 그 친구가 상자를 받아 들고 이리저리로 한참 동안 구경하더니

', 정말 그렇군. 한데 이 개구리 장기는 뭐죠?'

하고 물었습니다. 스마일리는 아주 천연스럽게,

'이놈이 장기는 꼭 한 가지 있습니다. 이놈은 캘라베라스군의 어떤 개구리보다도 높이 뛴답니다'

라고 하니까, 그 친구는 다시 한 번 상자를 받아 들고 오랫동안 유심히 보고 나서 상자를 스마일리에게 돌려주면서

'글쎄 이 개구리가 다른 개구리보다 잘났다는 건 난 통 이해 못하겠는데'

하고 남의 비위를 긁듯이 말했죠.

그러니까 스마일리는

'당신이 개구리를 잘 알지도 모르고, 모를지도 모르고, 경험이 있을지라도 모르고, 풋내기 아마투어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난 나대로 의견이 있으니까, 캘라베라스군의 어떤 개구리보다도 이 개구리가 더 잘 뛴다고 생각하니 사십 달러를 걸겠슈다.'

라고 말했죠.

그러니까 그 낯선 친구는 잠시 동안 곰곰이 생각하다가 슬픈 듯이

'난 낯선 고장에 혼자 와서 개구리 한 마리도 없는 몸이오. 하지만 개구리 한 마리만 있으면 당장에라도 돈을 걸겠소.'

라고 대답했죠. 그러니까 스마일리는

'염려 마슈, 염려 마슈, 이 상자를 잠깐 들고 있으면 내가 가서 개구리 한 마리를 잡아다 드리리다'

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스마일리가 건 돈 곁에다 자기도 돈 사십 달러를 내놓고 상자를 들고 앉아, 스마일리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게 됐습죠.

그래서 그 친구는 거기 앉아 오랫동안 곰곰이 생각하다가 드디어 개구리를 꺼내고 호주머니에서 숟갈을 꺼내 개구리의 입을 벌리고 메추리 잡는 납덩어리 산탄알을 잔뜩 쑤셔 넣어 턱까지 채워 마루 위에 내려놓았죠. 그 동안 스마일리는 늪으로 가서 진흙탕 속에서 철벅거리고 다니면서 드디어 개구리 한 마리를 잡아 가지고 돌아와 그 친구에게 주면서,

'자 준비가 됐으면 그놈을 대늘 곁에 앞발을 가지런히 맞추어 놓으시오. 내가 신호를 할 테니'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하나---가라!'

하고 악을 쓰니 두 사람이 각기 자기 개구리의 꽁무니를 건드렸습니다. 그러니까 새로 잡아온 개구리는 신이 나서 뛰어갔지만 대늘이란 놈은 숨을 크게 몰아쉬고 양쪽 어깨를 이렇게 프랑스 사람처럼 움츠릴 뿐 꼼짝도 못했습니다. 그는 교회당 건물처럼 육중하게 주저앉아 마치 닻을 내린 것 모양으로 꼼짝을 못했단 말씀이야. 스마일리는 놀라고 당황하고 분통이 터졌지만 물론 그 까닭을 알 도리는 없었단 말씀이지.

그 친구는 돈을 집어들고 가 버리는데 문간을 나가면서 이렇게 엄지손가락으로 대늘을 가리키며 다시 한 번

'글쎄, 저 개구리가 다른 개구리보다 잘났다는 건 난 통 이해 못하겠는데'

하고 남의 비위를 긁듯이 말했습죠.

스마일리는 오랫동안 머리를 긁적거리며 대늘을 내려다보고 섰다가 '도대체 웬일로 이 개구리가 그 짓을 하였을까- 뭣 잘못된 점이 있는 것 같다- 아니, 웬일인지 몸이 부풀어 보이는데' 하면서 개구리의 목덜미를 잡아 올리면서 '아니 이놈의 개구리 무게가 오 파운드는 실하니, 웬일일까?' 하고 개구리를 거꾸로 잡아 흔드니까 산탄 두 줌을 토해 냈단 말씀입죠. 어찌된 영문인가를 그제서야 알고 스마일리는 펄쩍 뛰고 그 친구의 뒤를 쫓아 나갔지만 결국 잡지 못하고 말았습죠. 그래서 말씀이야-"

 

바로 이때에 밖에서 사이몬 위일러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나 그는 뭣 때문에 그러나 하고 일어섰다.

그는 걸어가면서 내 쪽을 돌아보고,

'잠깐만 그대로 앉아 계슈. 내 금방 돌아올 테니'

하였다.

그러나 이 이상 더 기업정신이 왕성한 부랑자인 짐 스마일리의 얘기를 계속 들어 보았댔자 리오나이다스 W 스마일리 목사의 안부에 관하여 하등의 소식을 들을 것 같지 않아 나는 자리를 떴다.

문간에서 나는 이 붙임성 많은 위일러가 되돌아오는 것과 맞닥뜨렸다. 그는 나를 몰아세워 놓고 다시 얘기를 계속했다.

"이 스마일리라는 친구가 말씀이야, 언젠가 한번은 꼬리가 없는 노란색의 애꾸눈의 암소를 한 마리 갖고 있었는데, 꼬리가 없어 그냥 바나나 같은 몽땅한 밑둥만 남은 놈이란 말씀이야-"

그러나 시간도 없으려니와 들을 기분도 나지 않은 나는 병신이 된 암소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작별을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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