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llnow 2024. 4. 13. 08:11

만드라

Anais Nin

 

조명을 받은 고층 빌딩들은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빛났다. 플라자의 돈 많은 친구들이 나더러 와서 같이 지내자고 초대하고는 했다. 사치스러운 안락이 나를 유혹하지만, 나는 온실 속의 꽃처럼 권태에 지쳐서 부드러운 침대에 누워있다. 발이 부드러운 양탄자 위에 닿는다. 뉴욕은 바빌로니아의 거대한 도시다. 그래서 뉴욕은 내게 열병을 일으킨다.

나는 릴리안을 만난다. 이제는 이 여자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무도곡에 맞추어 춤을 추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지칠 때까지 트위스트를 추는 사람들도 있다. 나로서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춤을 추는 사람들이 더 마음에 든다.

매리와 다시 만날 것이다. 아마 이번에는 내가 겁내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그 여자가 닝 트로페에 왔을 때 우연히 우리가 카페에서 마주친 일을 기억한다. 매리는 밤에 자기 방으로 오라고 나를 초대했다.

그날 밤 내 애인 마르셀은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마르셀의 집은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나는 혼자 살았다. 그래서 마르셀과 11시에 헤어지고는 매리를 만나러 갔다. 주름 장식이 달린 스페인 의상을 입고 머리에는 꽃 한 송이를 꽃았다. 온몸이 햇볕에 청동색으로 그슬렸고, 날아갈 듯한 기분이었다.

방에 들어서자 매리는 얼굴, 다리, 어깨에 콜드크림을 바르면서 침대에 누워있었다. 해수욕을 했기 때문이다. 목덜미 앞뒤를 크림으로 잔뜩 칠하고는 문질러댔다.

나는 그 꼴에 실망했지만 침대 발치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매리에게 키스해 줄 의욕도 사라졌다. 매리는 남편을 피해서 도망치는 중이었다. 남편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 결혼한 것뿐이었다. 매리는 남자들을 사랑한 적이 없고, 오직 여자들만 사랑했다.

결혼 초기에 매리는 남편에게 털어놓아서는 절대로 안 되는 이야기, 자기 자신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시시콜콜 해주었다. 브로드웨이에서 댄서로 일하던 시절의 이야기, 돈이 떨어져서 남자들과 동침하던 이야기, 사창가에 가서 돈을 벌던 이야기, 자기를 너무나 사랑해서 수년간 동거한 남자 이야기 등을 해 준 것이다. 남편은 그런 이야기를 끝까지 잊어버리지 못했다. 질투가 나고 의심을 하고, 그래서 둘이 같이 살아가기가 힘들게 되고 말았다.

우리가 만난 그다음 날 매리가 닝 트로페를 떠났다. 매리에게 첫날 키스해 주지 않은 것이 내 마음에 걸렸다. 그런데 이제 매리를 다시 만나려고 하는 것이다. 뉴욕에서 나는 허영과 교태의 날개를 마음껏 폈다. 매리는 여전히 아름답고, 또 여전히 내게 깊이 빠져 있는 모양이다. 온몸이 곡선이고 부드러운 여자다. 눈은 크고 축축하다. 두 뺨은 빛난다. 입은 크고 입술은 두툼하다. 금발머리는 풍성하다. 동작이 느리고 수동적이고 나른하다. 우리는 함께 영화를 보러 간다. 컴컴한 구석에서 매리는 내 손을 잡는다.

매리는 스스로 분석해 나가다가 내가 이미 오래전에 눈치챈 점을 발견했다. 34세인데도 아직 섹스의 절정을 한 번도 맛보지 못했던 것이다. 섹스의 전문가만이 추적할 수 있는 그런 섹스 생활을 해왔으면서도 말이다. 나는 매리의 구실들을 발견하는 중이다. 언제나 미소를 띄우고 명랑하지만, 매리는 꿈꾸는 듯한 느낌, 실제 체험과 멀리멀리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안에 품고 있다. 매리는 섹스를 할 때마다 잠이 든 척한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누구하고나 동침하면서 스스로 성적 흥분을 맛보려고 애쓴다.

"섹스에 관해서 말하기가 어려워. 난 너무 부끄럽거든." 하고 매리는 말한다. 그러나 무슨 짓을 하든지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여자다. 다만 섹스에 관해서 말을 할 수가 없을 뿐이다. 그러나 내게는 말할 수 있다. 우리는 향수를 뿌린 장소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여러 시간을 같이 지낸다. 매리는 배우들이 드나드는 곳을 좋아한다.

우리 사이에는 매력의 전류가 흐른다. 순전히 육체적인 매력이다. 우리는 언제나 침대에 같이 들어가기 직전까지 이른다. 그러나 매리는 밤에 혼자 있는 경우가 전혀 없다. 내가 자기 남편을 만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남편을 유혹할까 봐 겁내는 것이다

매리에게서 홀러넘치는 관능에 내가 매혹된다. 8세 때 매리는 이미 연상의 사촌과 레즈비언식 섹스를 체험했다.

우리는 둘 다 멋진 옷, 향수, 사치품을 좋아한다. 너무나도 게으르고 늘어진 매리는 식물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고분고분한 여자를 나는 본 적이 없다. 매리는 자기를 성적으로 흥분시켜 줄 남자를 언제까지나 기다린다고 말한다. 아무것도 못 느낀다고 해도 자기는 섹스 분위기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섹스 분위기는 매리에게 어울리는 것이다. 입만 벙긋하면, "그 시절에 난 누구하고나 같이 잤어."라고 말하고는 한다.

파리에 관해서, 그리고 우리가 아는 그곳 사람들에 관해서 화제가 나오면, "그 남자는 같이 자보지 않아서 몰라."라든가 ", 그래, 그 남자는 침대에서 정말 멋졌어."라고 언제나 말한다.

매리가 저항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더욱이 몸을 단단히 사려서 저항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매리는 자기 자신을 포함해서 모든 사람을 속인다. 너무나 잘 받아 주고 축축하게 젖어 있는 듯 보이기 때문에 남자들은 매리가 언제나 성적 흥분의 절정에 가까이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여배우처럼 연기하는 매리는 겉보기에 쾌활하고 침착하지만, 속으로는 산산이 부서지고 있다.

술을 마신다. 그리고 약을 먹어야만 잠이 든다. 여학생처럼 언제나 캔디를 입에 넣은 채 내게 온다. 스무 살가량으로 보인다. 코트 앞을 열어제치고 모자를 손에 든 채, 머리카락도 풀어 내린다.

하루는 내 침대에 걸터앉아서 자기 구두를 차서 벗는다. 그리고 다리를 내려다보면서 말한다.

"너무 살쪘어. 르누아르 그림에 나오는 다리 같대. 파리에서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

"괜찮아. 난 네 다리를 사랑해. 사랑한다구."

매리가 스커트 자락을 치켜올린다.

"새로 산 이 스타킹 어때?"

그리고 위스키를 달라고 한다. 한잔 마신 뒤에 목욕을 하겠다고 한다. 내 기모노를 빌려준다. 나를 유혹할 작정이라고 눈치채고 있다. 기모노 앞을 열어제친 채 매리가 물기에 젖은 몸으로 나온다. 두 다리는 언제나 약간 벌린 상태다. 당장이라도 섹스의 절정에 오를 것만 같아 보이는 매리라서 누구나 녹아 내린다.

슬쩍 한번 애무해 줘도 매리는 미칠 듯이 흥분할 것이다. 침대에 걸터앉아 스타킹을 신으려고 하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매리 앞에 무릎을 꿇고 두 다리 사이의 음모에 내 손을 댄다. 부드럽게,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 내가 말한다.

"작은 은여우, 작은 은여우. 너무나도 부드럽고 너무나도 아름다워. 아아, 매리, 저기 저 안에서 네가 아무것도 못 느낀다니 믿을 수가 없어."

살결의 상태로 보아, 꽃처럼 벌어지는 걸로 보아, 두 다리가 벌어진 것으로 보아, 매리는 쾌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듯 보인다. 입이 너무나 축축이 젖어 내 입술을 부른다. 아래쪽의 음순들도 저 입술과 틀림없이 같을 것이다. 매리가 다리를 더 벌려서 내가 성기를 볼 수 있게 한다. 나는 그것을 부드럽게 애무하면서 음순들이 촉촉이 젖었는지 보려고 벌린다. 내 손이 클리토리스에 닿자 매리가 쾌감을 느낀다. 그러나 나는 더 강한 섹스의 절정의 맛을 보여주고 싶다.

목욕 탓에 여전히 촉촉한 그 클리토리스에 내가 키스한다. 해초처럼 아직도 습기를 머금은 음모들에게도 키스한다. 매리의 그것은 조개 맛, 신선하고 풍만하고 짭짤한 조개 맛이다. 오오, 매리! 내 손가락들이 한층 빨리 움직인다. 매리가 침대에 벌렁 누운 채 자신의 섹스를 온통 내게 맡겨 버린다. 동백꽃처럼, 장미 꽃잎처럼, 벨벳처럼, 공단처럼, 촉촉하게 젖어서 벌어진 그것을 내맡긴다. 그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은 듯이 새로운 성기, 장밋빛의 싱싱한 소녀의 그것이다.

매리의 두 다리가 침대 옆으로 늘어진다. 그것은 활짝 열려 있다. 나는 잘근잘근 물어주거나 키스하거나 혀를 그 안으로 넣을 수가 있다. 매리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클리토리스가 젖꼭지처럼 단단해진다. 두 다리 사이에 끼인 나의 머리는 비단 같고 짭짤한 살로 된 가장 감미로운 집게에 물린 것이다.

내 손이 위로 올라가 매리의 풍만한 젖가슴에 닿고 이어서 애무한다. 매리가 약간 신음을 내기 시작한다. 드디어 매리도 손을 아래로 내려 나와 함께 자기 그것을 애무한다. 클리토리스 아래쪽인 성기의 입구에 애무받기를 좋아한다 매리는 그 부분을 나와 함께 쓰다듬는다.

나는 바로 거기다가 남자의 물건을 박고는 매리가 환희의 비명을 지를 때까지 앞뒤로 움직이고 싶다. 나는 혓바닥을 거기다가 집어넣고는 최대한으로 안으로 밀친다. 커다란 과일인 양 매리의 궁둥이를 두 손으로 잡고는 위로 밀쳐 올린다. 내 혓바닥이 매리의 그것 입구 부분에서 애무를 계속하는 동안, 내 손가락들이 궁등이 살 속으로 파고들고, 그 단단하게 긴장한 부분과 굴곡을 더듬다가, 둘째 손가락이 항문 입구에 이르러서는 부드럽게 안으로 침입한다.

내가 전기 스파크라도 일으켰다는 듯이 매리가 갑자기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리고 내 손가락을 놓치지 않으려고 몸을 꿈틀댄다. 나는 손가락을 더욱 깊이 찔러 넣는 한편, 그것의 속에 파고든 혓바닥의 운동을 멈추지 않는다. 매리가 몸을 떨면서 신음소리를 토하기 시작한다.

매리는 몸을 아래로 처지게 하면 내 손가락의 율동을 느끼고, 위로 올리면 내 혓바닥의 율동을 만난다. 그런 동작을 반복할수록 내 리듬이 빨라지는 것을 느끼고, 드디어 경련을 길게 끌면서 비둘기처럼 신음하기 시작한다. 한 번, 두 번, 세 번, 오르가슴이 황흘하게 팔딱이는 그 울림을 나는 손가락으로 느낀다.

숨을 헐떡이면서 매리가 늘어진다.

", 만드라! 얼마나 멋있는지 몰라! 얼마나 멋있는지 몰라!"

매리가 내게 키스하면서 내 입에서 짭짤한 즙을 받아 마신다. 나를 자기 품에 꼬옥 껴안으면서 다시금 말한다.

", 만드라! 얼마나 멋있는지... ."

어느 날 밤 나는 사교계에 속하는 젊은 부부 H씨네 아파트에 초대되었다. 이스트 리버(동쪽 강) 근처에 위치한 데다가 우리가 대화할 때 화물선들이 지나다니기 때문에 그 아파트에 들어서면 배를 탄 것 같다. 강은 살아 있다.

전설에 나오는 아이슬란드 여왕과 같은 미리암은 젖가슴이 풍만하고 윤기 나는 머리카락에 매혹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바라보기만 해도 즐거운 여자다. 남편 폴은 키가 작고 꼬마 도깨비 종족에 속하는 사람이다. 아니, 사람이 아니라 목신이다. 민첩하고 유머가 있는 목가적인 짐승이다.

폴은 나를 오브제 다르(움직이는 조각품)처럼 다룬다. 흑인 문지기가 문을 열어 준다. 폴은 고야의 그림에서 나오는 나의 두건, 그리고 머리카락에 꽂은 빨간 꽃에 큰 소리로 감탄하고는 서둘러 응접실로 데려가 전시한다. 미리암은 자주색 방석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 미리암이 타고난 미인인 데 비해 나는 배경과 온도가 있어야만 활짝 피는 인공적인 미인이다.

아파트가 온통 가구로 가득 차 있지만 내 눈에는 하나하나가 추하게 보인다. 은촛대, 구석마다 꽃으로 조각된 테이블, 딸기 무늬의 커다란 공단 방석, 로코코 장식품들, 유행에 따른 물건 등, 천한 취미와 장난기로 수집한 물건들이 "우린 유행이 만들어 낸 모든 것을 놀려댈 수가 있지. 우린 그런 것을 초월하거든."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물건마다 귀족적인 뻔뻔스러움이 배어 있고, 나는 그 물건들을 통해 남편이 로마와 플로렌스에서 보낸 사치와 방탕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샤넬 의상을 입고 미리암이 '보그' 잡지에 자주 등장한다는 점도 드러난다. 그 집안의 사치, 우아한 보헤미안이 되려는 부부의 노력, 사교계의 핵심 즉 모든 것이 '재미있는 것'이라야만 한다는 그 한마디 말에 대한 병적인 집착도 드러난다.

미리암은 나를 자기 침실로 불러들여 파리에서 사 온 새 목욕복을 보여준다. 그 목욕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미리암이 옷을 완전히 벗는다. 그리고 발리 사람들의 원시적 의상처럼 그 기다란 목욕복을 온몸에 감기 시작한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미리암에 나는 흠뻑 취한다. 미리암은 목욕복을 다시 풀어내고는 완전한 나체로 침실을 이리저리 거닌다. 그리고 내게 한마디 던진다.

"난 당신을 닮고 싶어요. 당신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우아하거든요. 그리고 난 몸집이 너무 크고요."

"그렇지만 미리암, 난 미리암의 있는 그대로가 좋아요."

"아아, 만드라, 그 향수 냄새!"

미리암은 머리카락에 덮인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살결의 향내를 맡는다.

내가 미리암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미리암, 당신은 내가 본 여자 가운데 가장 아름다워요."

폴이 우리 쪽으로 소리친다.

"도대체 언제까지 거기서 옷 이야기만 하고 있을 거야? 난 지루해 죽을 지경이라구!"

미리암이 "곧 가요."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재빨리 바지를 입는다. 미리암이 응접실로 들어가자 폴이 한마디 던진다.

"아니, 평상복으로 갈아입다니! 스트링 맨의 노래를 들려주려는데 말야. 그 친구는 스트링()에 관해서 가장 멋진 노래를 부르고 드디어는 그 끈에 매달리거든."

미리암이 ", 알았어요. 옷을 다시 갈아입겠어요."라고 대답한다. 그러고 나서 목욕실로 들어간다.

나는 폴과 함께 응접실에 남는다. 그러나 곧 미리암이 부른다.

"만드라, 이리 와 봐요. 할 얘기가 있어요."

그때쯤이면 옷을 절반 정도는 입었으리라 추측했지만, 천만에도 미리암은 발가벗은 몸으로 서서 분을 바르고 얼굴 화장에 열중하고 있다.

몸집이 큰 여왕처럼 풍만한 육체의 여자다. 발끝으로 서서 거울 쪽으로 몸을 기울인 채 눈썹을 좀더 짙게 그리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까, 어느덧 내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나는 등 뒤로 미리암에게 다가가 응시한다.

나는 약간 주저한다. 미리암은 매리처럼 그렇게 도발적인 것은 아니다. 자기네 나체에 대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바닷가의 여자들이나 터키 탕의 여자들처럼 미리암은 섹스와 무관하게 보인다. 나는 미리암의 어깨에 가벼운 키스를 한다. 미리암이 미소를 띄우면서 한마디 던진다.

"폴이 좀 짜증을 부리지 않으면 좋겠군요. 당신에게 목욕복을 입혀 보고 싶거든요. 새 목욕복을 입은 당신 모습을 보고 싶단 말예요."

미리암은 립스틱 선이 망가지든 말든 개의치 않은 채, 내 입술에 키스한다. 나는 그 다음에 어떡해야 좋을지 모른다. 미리암을 껴안고 싶다. 미리암 곁에 머물고 싶다.

그때 폴이 문을 두드리지도 않고 목욕실로 들어선다.

"미리암, 그런 꼴로 어기적거리면 어떡해? 만드라, 당신은 염려할 거 없어요. 미리암은 이런 버릇이 있으니까요. 발가벗은 채 돌아다니고 싶어서 늘 안달이니까요. 미리암, 옷을 입어."

미리암이 자기 방으로 가서는 안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드레스를 입고 여우 가죽 모자를 쓴다. 그리고 "난 준비 다 됐어요."라고 말한다.

자동차 안에서 미리암은 자기 손을 내 손에 얹는다. 그리고 모피 코트 밑의 드레스 호주머니 속으로 내 손을 찔러 넣는다. 나는 미리암의 은밀한 곳을 손으로 만진다. 자동차가 어둠 속을 달려간다.

미리암은 우선 공원을 통과하자고 말한다. 시원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는 것이다. 폴은 곧장 나이트클럽으로 가고 싶지만, 양보하고는 공원 안으로 차를 몰고 들어간다. 나는 미리암의 몸을 손으로 만지고 애무하면서 나 자신이 쾌감으로 점점 더 흥분하고 있어서 한마디도 대꾸하지 못한다.

미리암은 재치 있는 말을 계속한다. 나는 속으로 '조금만 있으면 넌 입을 다물고 말 거야.'라고 생각한다. 어둠 속에서 모피와 공단 아래 있는 미리암의 그것을 내가 계속 애무하는 동안, 미리암은 줄곧 지껄여댄다. 이윽고 미리암이 몸을 위로 추스린다. 두 다리를 좀더 벌린다. 그래서 나는 다리 사이로 손을 쑥 넣을 수가 있다. 드디어 미리암이 내 손가락들을 느끼고는 근육이 굳어지고 몸이 늘어진다. 쾌감의 절정에 도달한다. 쾌감은 전염성이 있다. 애무를 전혀 받지 않았지만, 나 자신마저도 오르가슴을 느낀다.

나는 거기가 너무 축축이 젖었기 때문에 젖은 부분이 드레스 밖으로 드러나 보일까 염려한다. 미리암도 외투를 벗으면 젖은 그 부분이 틀림없이 드러날 것이다. 우리 둘은 외투를 입은 채 나이트클럽에 들어간다.

미리암의 눈은 깊고 반짝거린다. 폴이 잠시 다른 데로 가고 우리만 남는다. 우리는 여자 화장실로 들어간다 그러자 미리암이 이번에는 대담하게 내 입술에 키스한다. 깊고 진한 키스다. 우리는 매무새를 가다듬은 뒤에 테이블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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